영국에 살다 보면, 한국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하지만, 그 열기가 점점 식어가고 있다는 것 역시 함께 느끼고 있다. 데이터도 그것을 말해주고 있고,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더 큰 체감을 할 수 있다. BTS의 입대, 경제 불황, 정치적인 이슈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몇 년 전 세계인들이 열광했던 킬러 콘텐츠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 생각한다.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 BTS의 노래 가사 같이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도전적인 콘텐츠들이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에 앞서 언급한 도전적인 창작물이 태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멀리서 조심스럽지만, 본 한국 문화는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홍콩영화 길을 갈 것인가, 아닌 꾸준히 사랑받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길을 갈 것인가. 그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