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둥둥이 Aug 09. 2023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전시회에 가면 무엇을 해야할까?



<초혼, 천경자>


정말 많은 전시회들이 곳곳에 열리고있고,

SNS를 통해 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작품 감상에 대해서 '어렵다' 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공감한다.

미술전공이 아닌 내가 처음 전시회를 보러갔을 때 느꼈던 감정 또한 그러하고,

현재까지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들이 참 많다.


전시 해설 양성교육을 받고,

몇 년 동안 꾸준히 전시장에 다니

내가 느꼈던 감상 팁들을 글로서 풀어보고자 한다.







1. '전시회'에 대한 사전정보
꼭 숙지하고 가기

- 전시장소, 전시기간, 작품 수, 작품 종류, 도슨트 여부


여기서 말하는 사전정보란

그 사조 (사조: 사상의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 '공부하라'는 뜻이 아니다.

'전시회'에 대한 기본정보를 꼭 숙지하고 가라는 뜻이다.


기본정보란

전시장소, 전시기간, 작품의 수, 작품 종류, 도슨트 여부를 의미한다.

기본정보를 알고 가냐 모르고 가냐에 따라 작품관람 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발생한다.


- 전시가 열리는 미술관은 어떤 미술관인지?

- 주로 어떤 작품을 전시해왔는지?

(홈페이지나 SNS사이트에 들어가면 이전 열렸던 전시회 정보들이 나와있다.)

- 전시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 작품의 수가 많은 전시인지, 적은 전시인지

(작품 수가 많고 카테고리가 많은 전시는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는게 좋다.)

- 작품의 종류는 무엇인지?

(회화인가, 조소인가, 설치인가?)

-작품해설이 제공되는지.

(제공된다면 도슨트 설명인가? 오디오가이드인가?)


이러한 기본정보들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략 어떠한 느낌의 전시이겠구나.

머릿 속에 큰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스케치를 한다면 큰 틀을 잡는 과정이 전시 사전정보 알아보기인 셈이다.








2. '이성'보다 '감성'으로 작품 느끼기

- 나만의 감상으로 작품 느끼기


<애도, 케테 콜비츠>


전시해설에는 정말이지 장황한 글들이 써있다.

이 단어가 무슨 의미였지? 검색을 해야하고, 작품을 받아들이기 전에 머리부터 아파진다.


물론 작가의 표현의도나 해석 또한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직감' 이다.


그래서 나는 전시장에 갈때 사전정보 외에 '작품'에 대한 후기나 해석들은 검색하지 않고 간다.

작품에 대한 다른사람들의 감상이나 후기를 읽고 가면,

'나만의 감상'을 만들어 내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작품 감상 순서 (참고)

1> 작품의 앞에 선다.


2>'직감적'으로 작품을 '느낀다'

- 형용사로 표현해본다.

"어떠한 느낌이 드는구나. 어떠한 분위기가 풍기는구나.

어둡다, 밝다, 추상적이다, 현실적이다, 슬프다, 기쁘다, 다채롭다, 암울하다."


3> 생각을 확장시킨다. 연관성을 만들어본다.

"이 작품을 보니 ( ) 이 떠오르네? 왼편에는 이게 배치되었고, 오른편에는 이게 배치되어있네? 두 사이엔 어떤 연관성이 있는걸까? "


4> 표현기법, 질감, 색 조합을 본다.

"유화물감을 두텁게 올렸구나. 보색을 사용해서 극적인 효과를 주었구나. 비슷한 색채들을 나열했구나. "


5> 그 후에야, 작품해설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확인한다.

"나는 ( ) 생각했는데 작가는 ( ) 이러한 의도로 작품을 표현했구나.

내 생각과 비슷하네? 내 생각과 다르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계속해서 나만의 감상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한다.

내가 별로인 작품은 별로인 것이다.

내가 좋다고 느끼는 작품은 좋은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가 없어도 괜찮다.


점차 나의 감상에 살을 붙여 나가는 연습을 한다.






3.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태도로 작품 받아들이기

관람객은 수동적 위치에 있는것이 아닌,

전시의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샘 Fountain, 마르셀 뒤샹>


'개념미술' 이라는 사조가 있다.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하나 가져온다.

누가봐도 화장실에 있는 변기인 것을 '이것은 샘(Fountain)이다.' 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갸우뚱한다.

작가가 그렇다고 했으니 저 변기는 샘인 것인가?

마르셀 뒤샹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미술사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전의 중세시대 미술에서 '작가'는 '예술가'의 위치가 아니었다.

작가는 그저 국가와 종교의 노예였으며,

예술가가 아닌 장인으로 취급되던 시기였다.


점차 르네상스 시기로 오게되어 '신'이 아닌 '인간'이 중심이 되며, 작가의 위치는 점점 예술가의 위치로 격상하기 시작한다.


더 가서 점차 현대미술로 오게되며,

아까 언급한 개념미술이라는 사조가 등장한다.




뒤샹은 자신의 변기가 당시 평론가들에게 거부당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뒤샹이 원했던 것은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보며,

'이것이 과연 예술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질문하며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현대미술로 오게되며 마냥 수동적으로 예술가의 의도를 받아들이던 관람객도

한 창조자의 역할로 격상하게 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마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또한 전시장에서의 역할에서 한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맡고있다.

그러니 조금 더 자신감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에 와닿은 작품은 더 적극적으로 감상하여도 좋다.





4. 관람 후, 나만의 '감상정리시간' 꼭 갖기



전시장에서는 처음보는 낯선 작품을 받아들이기에도 정신이 없다.

전시장을 나와 천천히 작품들을 상기시키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품감상은 늘기 시작한다.


작품에 대한 글을 작성해본다.

번거롭다면 다이어리에 짧게 기록해도 좋다.

그것도 번거롭다면 머릿속으로라도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본다.


- 어떤 작품이 가장 인상깊었나

- 왜 인상깊었나?

표현기법이, 색채가, 공간구성이, 직감적으로?

-그 인상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긍정적이라면 어떠한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느꼈나

" ( ) 작품은 참 좋았어. 나는 이 작품이 왜 좋았을까?

생각해보니 물감을 두텁게 올린 질감이 참 좋았어.

나는 이러한 임파스토 기법의 회화(painting)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회화작품 위주인 전시회를 더 찾아봐야겠다."

-부정적이라면 어떠한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느꼈나

"( ) 작품에서는 거부감이 들었어.

내가 이 작품의 어떤부분에서 거부감을 느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설치작품에 거부감을 느끼는구나.

다음에 이런작품의 전시회는 피해서 봐야겠다.

혹은 더 공부해봐야겠다."



'나의 취향' 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취향은 확고해지기 시작한다.



1> 전시회에 대한 사전정보 꼭 숙지하고 가기

2> 이성보다 감성으로 작품 느끼기

3>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태도로 작품 받아들이기

4> 관람 후, 나만의 '감상정리시간' 꼭 갖기



말도 계속해봐야 늘고, 글도 계속 써봐야 는다.

작품감상도 계속 해봐야 는다.

작품감상은 어렵지 않다.


모든 분들이 전시회를 어렵지 않게 느끼고,

본인만의 취향을 확립해 가시길 바라며

다른 좋은팁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시길


다음엔 미술역사와 사조에 대한 글을 하나씩 작성해보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즐거운 문화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작품을 감상하는 법에 대하여>  끝 :)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