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디가꼬 Dec 30. 2023

자유여행의 시작, 두번째 튀르기예 페티예

잊지 못할 아름다운 도시 페티예


야간버스 



카파도키아를 떠나 우리는 다음 여행지로 떠났다

패티 예와 안탈리아를 두고 고민하다가

유럽의 유양리 월유데니즈 해변과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명소인 패티 예로 결정했다.

패티 예는 신의 한 수!였다. 여행 중 가장 잘한 선택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을 뽑으라면 의외로 카파도키아를 제치고 당연 페티 애였다~~

패티 예로 가는 길에 꼭 들여야 할 곳이 한군데 있다

바로 파묵칼레~~


클레오파트라가 온천을 즐겼다는 그곳

눈처럼  흰 석회층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그곳을 빼먹을 수는 없었다.

카파도키아에서 패티에로 가는 길에 파묵칼레를 경유하려면  시간상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바로 야간버스~~


젊어서도 안 탄 야간버스를 타야 한다니

왠지 버스 하면 더럽고, 힘들고, 위험할 것 같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밤 9시쯤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 후

파묵칼레를 구경하고, 근처에서 점심 식사 후

돌무 쉬라는 작은 밴을 타고 40분쯤 달려

데니즐리 터미널에서 패티 예로 가는 버스로  갈아탄 후

다시 패티 예로 3시간을 달리는 코스다

40대에 이런 코스로 여행이 가능할까?

일정을 짜면서도 걱정이 컸다


드디어 야간버스가 출발한다

버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속버스보다 크로 아늑했다

그리고 승객들을 위해 아주 천천히 달렸고

시간마다 꼭 휴게소에 들렸다.

덕분에 좌석을 완전히 뒤로 젖히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이것이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느껴졌다

우리는 별 불편함 없이 도착했고, 바로 여행을 즐기면서도 피로를 잊을 만큼 편안했다

내가 생각한 그런 야간버스가 아니었다

더 늦으면 경험해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야간버스였다


파묵칼레~



드디어 도착한 파묵칼레

파묵칼레는 작은 시골마을이었다.

사람들이 향하는 목적지는  한 곳뿐

그곳으로 따라 걸으면 잠시 후

관광지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부터는 관광지 보호 차원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봉투에 담아

오로지 맨발로 들어가야 했다

석회질의 부드러움과 따뜻한 온천수가

처음 발에 와닿았을 때 느낌은 피로가 절로 회복되는

편안함을 줬다.


걸어서 올라가면서 이곳만의 이국적인 경치에 매료되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중간중간 수영복 차림에 온천을 즐기는 유럽인들이 보인다. 무척 여유로워 보인다. 함께 온천수에 몸을 던지고 싶었지만 발목까지만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어느덧 관광지 끝까지 올라왔다

파묵칼레 전경이 내려다보이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만한 카페가 보인다. 우리는 커피 한 잔을 하며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





에너지 보충 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걸으니 고대 로마시대 유적지인 히에라폴리스가 보인다,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이곳은 그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이곳을 귀하게 여긴 탓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한국인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가까워졌다.

이들 부부는 특별한 목적지 없이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니던 중이었다. 우리는 패티 예로 떠난다는 말에 함께 동승하게 되었다.


남편은 말이 없었고, 아내는 타고난 친화력과 영어실력으로 패티 예로 가는 내내 쉬지 않고 난생처음 보는 버스 안의 승객들과 수다를 떨었다.  피곤해서 잠시 눈이라도 붙이는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도 했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영어실력이 부럽기도 했다.


무척 여유로운 부부는 북유럽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덕분에 나라마다 차이 나는 음식 맛에 대해서도 재미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무슨 일을 하길래 저렇게 한 달 동안이나

목적지 앖이 여유롭게 여행을 다닐까?

실례가 될까 봐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시간이 허락되는 자영업이나 교사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페티예 도착!!




패티 예는 조금 한 어촌마을과 욜루데니즈가 있는 해변 마을로  크게 나눴다.

우리는 두 곳이 지도상으로 아주 가깝게 느껴져

별 고민 없이 욜루데니즈 해변에서 내렸고 숙소를 찾지 못해 헤맸다.

자유여행은 이렇게 꼼꼼하게 계획을 잡고 떠나도 늘 변수가 생긴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피로와 배고픔이 몰려온다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해변을 헤매니 짜증이 난다

알고 보니 잘못 온 것이다. 더 이상 지체되면 내일 일정까지 망칠 것 같다


택시를 탔다


택시는 한참을 달렸고 미터기 속에 올라가는 리라를 보니 더욱 멀게 느껴졌다. 쓸데없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늦으면 패티 예에서 하기로 한 현지 투어 예약이 어려울 것 같아 가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숙소는 가성비를 생각해서 저렴하게 예약했다

여행 중 숙소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덕분에 직접 캐리어를 들고 가파르고 비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대충 짐을 플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지체되고 에너지가 소모되니 당황스럽다

잘 찾던 길도 헤매기 시작한다. 내려가는 길에 불 켜진 투어 회사가 보인다

혹시나 하는 맘에 안으로 들어가 낼 아침 투어가 가능하냐는 물음에 OK!!.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보트 투어가 아닌 패러글라이딩

으로 결정했다. 시간상 무조건이었다.


여유가 생겼다


천천히 불빛이 보이는 마을 시내로 향했다

첫 번째로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무조건 의자를 빼고 앉았다. 순간 메뉴나 가격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무엇이든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될 것 같았다.

아내나 나나 배가 고프면 말수가 갑자기 줄어들고 표정이 썩는다

주문한 음식을 먹고 맥주 한 잔씩 하며 잃었던 표정을 찾았다. 그 순간 파묵칼레에서 함께 왔던 부부가 지나간다. 늘 즐겁고 시끄러운 부부는 우리가 오늘 저녁 겪은 일들을 알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만큼 힘들었다.

마지막은 웃으며 마무리했지만 이후로 자유여행을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욜루데니즈 해변 & 패러글라이딩!!




아침에 일어나 조식 장소로 향했다

음식은 별것 없었지만, 야외에 마련된 조식은

숙소 가격에 비해 상당히 꺌끔하고, 분위기 있었다

식사 후 로비에서 기다리니 밴이 한대 멈춘다

기사가 우리와 눈이 마주치니 하얀 이빨을 사정없이 드러내며 양손으로 날갯짓을 한다

패러글라이딩 픽업을 왔다.


마을을 돌며 함께 투어할 사람들을 태워 욜루데니즈 해변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회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가졌던 튀르 기예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 도전한 패러글라이딩에

안전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지만 회사에 들어선 순간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만큼 회사 규모와 시스템이

관광대국 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순번 데로 회사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출발한다

차로 1시간을 계속 올라간다.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갈렸지? 높이 올라갈수록 덩달아 공포감도 커진다.

함께 타고 있던 직원들은 제비뽑기를 하더니 함께 뛰어내릴 파트너 손님을 정했다.

꼭대기에 다다르니 망설이거나 준비할 시간도 없이

1초 단위로 사람들이 계속 뛰어내린다

아내가 먼저 준비를 마쳤고, 계속 "여보~ 여보~"를 부른다.

그러더니 산 아래로 달리며 소리를 지른다. "아~ 아~"

말은 안 했지만 나도 많이 무서웠다.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하다가. 내 차례가 왔다

앞만 보고 달리자 잠시 후 발을 들었다

밑으로 푹 꺼질 것 같았지만 발이 뜨고 위로 올라간다

무섭기보단 편안하고 즐거웠다


하늘에는 순식간에 함께 뛰어내린 패러글라이더 들로

장관을 이룬다. 바람에 눈을 뜰 수 없어 자꾸 눈물이 난다

불안감에 다리를 너무 벌렸더니 사진이 이쁘게 안 나왔다

혹시 담번에 타게 된다면 다리를 모으고 선글라스를 착용할 것 같다.

구름 속을 지나갈 때는 시야를 가려 겁이 나기도 했지만

옆에서 웃으며 따라오는 이름 모를 새들과 함께 나르는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구름이 걷지 자 아름다운 욜루데니즈 해변과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바라본 해변은 정말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우리는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기로 했다






바닷물은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우리 부부를 물 위로 붕붕 떠오르게 할 만큼 염분이 풍부했다

질 것이 이게 내가 경험한 지중해 바다였다.






어느덧 저녁이 되니 욜루데니즈 해변은 다른 곳으로 변해있었다. 우리나라 해변과는 달리 파티복을 입고 해변으로 나온 유럽인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음악소리, 마을 전체를 아늑하게 만드는 은은한 조명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찾은 중국식당은 음식 맛도 천국이었다

그렇게 선택한 패티 예와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이후 계속 자유여행을 고집하게 된 아름답고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유여행의 시작! 에어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