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혹시 전업주부인 자신을 ‘잉여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전업주부는 가족을 돌보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동시에, 자기 계발이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내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부터 하나씩 짚어보겠다.
1. 전업주부는 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출퇴근이나 외부 업무에 얽매이지 않아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좋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거나 가족들이 잠든 시간 등을 활용해 공부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요즘처럼 기술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꾸준히 배우는 건 중요하다. 생존에 필수적이다. 전업주부는 여유 시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2. 전업주부는 가족의 필요를 직접 파악해 일상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육아와 가사에서 얻는 다양한 인사이트는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큰 자산이 된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5년>에서 앞으로 ‘아보하'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점점 특별한 이벤트 보다 일상을 평화롭고 만족스럽게 보내는 것을 원할 거라고 한다. 매일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우리가 이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집에서 사용하는 수건, 그릇, 베개 같은 작은 것들도 우리의 경험과 감각이 더해지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상품이 된다. 일상에서 찾은 작은 아이디어가 놀라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3. 전업주부는 남편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안정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안정적인 생활환경은 새로운 도전이나 자기 계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생계 부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면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시간적 자원을 갖고 있는 거다.
생활 속에서 나만의 아이디어를 찾고, 그것을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아이와 남편을 보살피는 일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관심사를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은 개인의 성장과 행복에 크게 기여하는 일이다.
결국 사업은 다른 사람의 불편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이다. 전업주부는 일상에서 경험한 문제를 창업의 아이디어로 삼아 이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니바이에린의 임이랑 대표는 첫째 아이를 출산한 후 기존 아기 띠의 불편함을 느끼고 이를 보완한 '코니아기띠'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160g의 초경량으로, 무게를 분산시켜 어깨와 허리의 부담을 줄여준다. 현재 코니아기띠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되며, 특히 일본에서는 '국민 아기띠'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업주부가 일상 속 불편함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타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경우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성공 스토리가 있다. 아밀리아 안토네티(Amilia Antonetti)는 자녀의 피부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천연 비누를 개발하고 '소프웍스(Soapworks)'를 창업했다. 아이를 돌보며 찾은 해결책이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했고, 이 회사는 연 매출 1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성공은 전업주부의 육아와 가사 관리 경험이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사람처럼 상품을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지식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내 주변에는 독서모임, 재테크 강의, 온라인 콘텐츠 강의를 활발하게 하는 주부들이 많다.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거나, 관심 가는 분야를 먼저 찾는다면,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고 공부하고, 운동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을 가꾼다면, 그 자체로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엄마'는 가정의 중심이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발전적이면, 거기서 얻는 행복이 자연스럽게 가족들에게 전해진다.
나 역시, 나와 가족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과 식비를 낭비하지 않고 그 돈을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 모으고 싶다는 생각에서 <미니멀쿡>이라는 책을 만들었다. 찾으려고만 한다면 누구에게나,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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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전업주부는 절대로 잉여인간이 아니다. 단,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전업주부가 가진 유연한 시간 관리, 경제적 안정, 세심한 관찰력은 자기 계발과 창업에 중요한 자산이다.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그냥 넘기지 말고 더 유심하게 관찰하고 해결법을 고심해 보자. 나만의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는 그 지점에 있다. 내가 머릿속에서 구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고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거다.
나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