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되었는가?
누구나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직장은 답답하며, 재정 상태는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과감히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한다. 말 그대로,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인생을 리셋한다고? 무슨 마법이라도 부리라는 건가?’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주변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영향은 강력하다.
예를 들어, 부모나 배우자, 친구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자존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의문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 '더 킹'에서 출세 가도를 달리던 조인성의 발목을 잡는 것도 가족이었다.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이 인생을 리셋하는 첫 번째 단계다.
갑자기 모든 연을 끊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계속해서 부정적인 환경에 머물면, 마치 미로에서 같은 자리만 맴돌듯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부정적인 에너지에 갇혀 있으면 긍정적인 사람과 기회는 가까이 오지 않는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기가 막히게 감지하고 멀리 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실천할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일주일간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지금 상황에서 일주일간의 여행이 도무지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직장은 어떻게 하고, 아이는 누가 돌보고, 남편은 뭐라고 할까?' 여러 가지 할 수 없는 이유들이 꼬리를 물고 떠오를 수 있다. 그럴 때 기억해야 할 점은, 인생을 바꿀 수는 있어도 그것이 쉽지는 않다는 거다.
인생을 바꾸는 데는 결단을 내리고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금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면,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 인생을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이라도 써서 자신과 주변을 분리시키는 시간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여행이 아니어도 괜찮다. 단 몇 시간이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자. 잠시 카페에 앉아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고, 아이를 다른 가족에게 맡기고 산책을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다.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오면, 당신의 삶을 갉아먹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명확히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없었을 때의 당신이 더 생산적이고 행복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거다. 바로 인생의 ‘리셋’ 버튼을 누른 결과다.
나에게는 중학교 때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친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우리는 입시와 사회에 적응하는 치열한 시기를 함께 겪으며 서로의 삶을 지켜보았다. 나는 그녀를 망설임 없이 ‘유일한 베프’라고 불렀다. 그녀에게는 어떤 비밀도 없었고, 힘들 때든 기쁠 때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이었다. 평소에 만나는 날은 물론이고, 생일 같은 중요한 날에도 계획을 세운 후 아무런 말 없이 며칠씩 잠수를 타곤 했다. 몇 주가 지나고 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타나, 집안에 일이 있었다거나 남자 친구의 양다리 현장을 급습했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처음에는 그녀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필요할 때만 도움을 요청하고 내가 그녀를 필요로 할 때는 없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졌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이 관계가 일방적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뉴욕으로 떠났을 때, 그녀와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그 과정에서 나는 놀랍게도 그녀가 내 삶에서 없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존중하지 않는 관계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그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마다 서운해했고, 그녀에게 나의 감정을 맞추려 애쓰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거리를 두고 나니 내가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욕에서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난 것은 내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집착하며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내 삶을 더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다. 어쩌면 나 역시 그녀에게 그런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힘든 상황을 이해해 주기보다 나의 목표와 난관에만 집중하는 친구였을 지도. 어쨌든 우리는 15년 동안 서로 볼꼴 못볼꼴 다 본 사이지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아니었던 거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스스로를 먼저 바꾸라고 배운다. 나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기 위해서라도 주변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깨끗한 물을 더러운 찻잔에 부어도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 결국 주변 환경, 즉 주변 사람들을 바꿔야 내 인생도 나아질 수 있다.
당신의 ‘리셋’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