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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BUMA 요부마 Feb 06. 2024

당신 손에 아이들의 피가 묻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내 아이를 죽였다

2024년 1월 31일(미국 시간)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를 주제로 한 청문회가 열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 에번 스피겔, 틱톡 추쇼우즈, 엑스(X·옛 트위터) 린다 야카리노, 디스코드 제이슨 시트론 CEO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방청석에는 소셜미디어에 의해 목숨을 끊은 피해자 가족들이 자녀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전 세계 약 20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저커버그 CEO에게 질문과 질타가 쏟아졌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은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 CEO들에게 말했다.


 당신 손에 (아이들의 ) 피가 묻었습니다.
당신이 만든 제품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한 의원은 마크 저커버그에게 개인 재산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고, 저커버그는 "복잡한 일이라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소셜 미디어가 야기한 부정적인 결과에 책임을 묻는 질문에도 모호하게 답변을 했고, 그럴 때마다 방청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SNS는 20년 동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하나는 멀리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었다. 우리는 세계에 있는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언제든 관심을 주고받을 수 있다.

둘째, 좋은 아이디어와 제품을 더 쉽게, 빠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셋째, 유용한 정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채식 레시피' 태그를 검색하면 사진과 동영상까지 첨부한 레시피가 나온다. 

넓은 세계를 더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은 일찍부터 SNS를 접했다. 

예쁘고 잘 생긴 외모, 멋진 몸매, 재력을 갖은 사람들을 보며,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 같다.'는 비교 지옥에 빠지기 쉽다. 상대적 박탈감, 우울증, 고립감이 커진다.  때론 또래 집단의 따돌림에도 이용된다. 

그로 인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 아무리 노력해도 내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무력감이 심해지다 약물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자살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개개인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시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까지 빅테크 기업이 관리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그건 보호자와 본인이 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SNS에 유해한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은 빅테크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이다.

미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학대물 신고는 지난해 사상 최고(3600만여 건)를 기록했다. 이 중 페이스북에서만 2000만 건이 넘는 성(性) 학대물이 신고됐다.

'소아성애자(pedophile)'들은 SNS에서 아동 성착취 콘텐츠를 주고받는다. 성범죄자는 SNS를 통해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불법 약물 역시 상당수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거래된다.

최근에는 SNS 다이렉트 메시지를 이용해 개인적이고 성적인 사진을 주고받은 후에 협박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이 같은 범죄로 인해 16세 아들을 잃은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어느 날 조던(가명)은 매력적인 여성으로부터 인스타 다이렉트 메시지 하나를 받는다.

"안녕, 나는 베키(가명)이야."

"안녕, 나는 조던이야."

"너 너무 내 타입이다."

"정말?"

베키는 조던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둘은 한 시간 정도 대화를 주고받았다.

베키가 은밀한 제안을 건넨다.

"우리 서로의 몸 사진을 주고받지 않을래? 내가 먼저 보낼게. 너도 보내줘."

성에 호기심이 많은 16세 조던은 자신의 신체 부위를 찍어 베키에게 보냈다. 

그러자, 베키는 갑자기 돌변했다.

"나한테 천 불을 보내. 그렇지 않으면 네 사진을 너와 연결된 친구들에게 다 보낼 거야."

조던은 당황한다. 

"나 300불 밖에 없어."

"그거라도 보내."

조던은 300불을 베키에게 송금한다.

하지만 베키는 만족하지 않았다.

"나머지 700불도 보내."

"나 돈이 없어."

공포에 빠진 조던은 베키에게 애걸하지만, 베키는 당장 돈을 보내라고 압박했다.

자포자기한 조던이 말했다.

"네가 계속 이러면, 나 목숨을 끊을 거야."

"그래, 그렇게 해. 당장.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 테니까."

조던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인스타 DM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6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색종이 파는 사람 찾아요.' '은밀한 대화'라는 식의 성적이거나, 불법적인 성판매 다이렉트 메시지, 코멘트, 팔로워를 자주 받는다. 

프로필을 작성할 때 성적, 불법적인 내용을 담은 단어, 표현만 금지해도 상당수는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 

마케팅, 광고 이익을 높이기 위한 자본과 인력을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술을 위해 쓴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불확실합니다."

"대답하기 곤란합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매하고 무책임한 발언 대신, 자기 아이도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다면. 

소셜 미디어를 주도하는 테크 컴퍼니들이 사회적, 도덕적 책임감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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