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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몽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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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Feb 28. 2024

3. 말을타고 설산을 오르다.

몽골 늑대 사냥

3일째,

아침이 밝았다. 창문을 보니 설산 풍경이 한 폭의 멋진 설경화다. 저 멀리 설산에는 밝음의 강도가 강하다. 태양이 서서히 출현하며 설산 입체각 만들어낸다. 식당에 내려가 반가운 얼굴들과 화기애애한 대화에 조식을 먹었다. 오늘 오전은 천천히 움직이기로 하고 잠시 올라가 쉬기로 하였다. 창밖으로 부지런한 일행들 모습 들어온다.  그새를 못 참고 어디를 가는지 새하얀 설풍경 속으로 바둑이와 함께 녹아드는 모습 또한 멋지다. 오늘은 몇십 년 만에 찾아온 혹한에 폭설이라 한다. 영하 48도,, 흑흑.. 그래도 우리는 오늘 기필코 산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늑대가 안 보이면 토끼라도 주워와야 한다. 


본격 일정이 시작되었다. 11시가 되어 마부집으로 이동을 했다. 차창밖 풍경은 온통 눈천지다. 우리는 지금 백설 공주가 살고 있는 백설 공화국의 동화 속 나라를 달리고 있다. 공주님 어디 계세요~ ㅎㅎ 그러면 우리는 난쟁이인가??  ㅎㅎ 드디어 마부집 게르에 도착을 하고 준비된 게르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이곳 게르에서 원주민 체험 겸하여 몽골 전통 음식 소영(칼국수)이 점심으로 나온다.  게르 안에 도착하자 곧바로 준비된 소영이 나왔다. 우리의 칼국수와 양고기를 혼재한듯한 요리이다.  그런데 첫날 샤부샤부와 어제의 허르헉을 먹으면서 느낀 건데 양고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전혀 없다. 이번에 몽골에 처음 온 대원이 네 명이 있는데도 모두들 음식 가림이 없다.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니 고맙기 그지없다.


식사를 마치고 각기 배정된 말을 탔다. 이제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말을 타고 3-4시간 숲 속을 다녀와야 한다. 장총도 두 자루 준비 하였다. 늑대 잡기는 쉽지 않기에 산속에서 목표물 정해놓고 사격 한 번씩하고 오는 것이다. 출발이다~ 이두*을 선두로 길게 늘어지는 승마 군단의 모습이 마치 구국의 결단으로 굳게 뭉친 독립군과도 오버랩된다. 4륜구동 지프차 한대가 전후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호위를 한다. 정병*형은 행여 작품사진 하나 건질까 싶어 승마를 거부하고 지프차와 함께한다. 큰 형님도 급하강한 기온에 행여 뇌경색이라도 올까 봐 지프차와 함께하신다. 말의 무릎까지 쌓인 눈을 파헤치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에게는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든다. 급하강한 기온도 아랑곳하지 않고 각자 용맹한 기세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친구는 왜(??) 양발을 말 편좌에서 빼고 가지? 자갈에게 말해 바로 수정케 하였다. 백현* 아우는 어째 자세가 어설퍼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행군 중 갑자기 말이 주저앉아 버린다. 말안장을 너무 세게 조여 말이 호흡하는데 고통을 느꼈나 보다.  이렇게 우리는 쉬지 않고 설산 속으로 나아갔다. 얼마나 갔을까 가도 가도 쉬는 장소가 나오지 않는다. 이건 아닌데.. 위험한데.. 장시간 쉬지 않고 이동하는 것은 승마 초보자들에게 과한 코스다. 게다가 이번 여정은 생각보다 난 코스이다. 이러다 힘 빠지고 지치면 기수가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설로 인하여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낙마를 하더라도 눈이 완충 역할을 하기에 그리 위험할 것 같지는 않다. 말도 쌓인 눈 때문에 전력질주를 하지 못한다. 계속하여 산을 돌고 돌았다. 그런데 선두의 가이드 말이 길을 잘 모르는 듯하였다. 나도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나는 앞뒤를 왔다 갔다 하면서 대원들 표정 살피고 긴장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헤매었을까 앞에 언덕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자갈과 대화하여 보니 앞전에 왔던 그 언덕이란다. 나는 츄츄 하면서 처음으로 말을 달려 언덕 위에 올라가 보았다. 그렇다. 이곳이다. 이곳에서 쉬었다 내려가면 된다. 마부에게 이곳에서 쉬게 하라고 하고 말에서 내렸다. 모두 다 사고 없이 올라오고 말에서 내려 잠시 휴식하며 눈밭에서 사진을 찍고 흡족해하는 표정들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설경은 또 다른 멋스럼움을 향유케 한다. 너무  오래 쉬면 열기가 식기에 바로 출발하였다. 이제부터는 내리막 길이다. 승마는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위험하다. 자세 잡기도 그러하려니와 말이 기수 신경 안 쓰고  말이 자기 마음대로 가기 때문이다. 기수가 나무 가지에 걸리거니 말거나 말은 자기만 빠져나가면 된다.  역시나 나뭇가지가 걸리적 거린다. 숲을 지나자 내리막 설원 풍경 펼쳐진다. 뒤에서는 코털의 츄~츄! 소리 요란하다. 말들이 뛰기 시작한다. 아닌데... 이건 아닌데.. 통제가 안된다... 조금 더 가니 처음에 함께 출발한 지프차가 기다리고 있다. 원주민 게르까지 와서 쉬는 장소에 먼저 와있어야 하는데 차에 문제가 생겨 상층부에 있는 원주민 게르까지 도달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다행히(??) 대원들 휴식 없이 강행할 수 있었다. 적당한 지점에 자리를 잡고 모두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준비한 장총 2자루 꺼내어 사격을 하였다. 한국인들은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사격에 대하여 그다지 신비 스러워 하지 않는 듯하다. 군대 무용담이 항상 나온다. 정병*형 불만이 있다. 사진 찍기 위해서 지프차를 탔는데 차의 고장으로 제한된 움직임에서 사진을 못 찍었다 한다. 이를 어쩌라고 ㅎㅎ. 억울함 해소를 위하여 백현* 아우의 말을 타고 백 아우는 지프차로 본부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출발 원점 본부 가까워지자 대원들 마구 달린다. 말이 집이 가까워지면 본능적으로 쉬고 싶어 달리게 된다. 츄츄~ 휴휴.. 설산 승마가 무사히 끝났다. 오~ 신이시여!!  낙마 사고 없이 끝내 주신 텡그리신께 감사드립니다. 최고의 위험한 일정이 무사히 끝났다. 이제는 술을 마셔도 된다. 


늑대사냥! 아니 토끼 한 마리도 못 본 사냥이 무사히  끝났다. 취기에 캠프로 이동하고 술자리는 계속 이어졌다. 모두가 흡족해하는 모습이다. 숙소에서는 소고기 스테이크가 대기하고 있다. 웬 스테이크? 나는 원래 스테이크는 미디움 아니면 먹지 않는다. 사실 몽골에서는 소고기 스테이크에 대하여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들의 주된 주식은 양고기 관련 요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손님 입장에서 거부반응 없을 듯하여 소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하여 놓았다. 숙소에서 함박스테이크인지 아니면 소고기를 너무 다진 것인지 애매모호한 스테이크가 나왔다. 그래도 주문한 대로 만들려고 노력하여 준 캠프 사장의 노력이 기특하다. 참고로 함바그 스테이크의 원조도 몽골이다. 몽골 기병들이 세계를 정복할 때 독일 턱밑까지 갔는데 독일인들은 몽골 병사들이 말안장 밑에서 고기를 꺼내어 먹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몽골 기병들은 식사도 말 위에서 해결해야 하기에 소고기를 말안장 밑에 깔고 다녔다. 장시간 이동하다 보면은 말과 사람의 체온이 혼열되어 햄버거의 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을 독일의 함부르크 인들이 흉내 내어 먹어 보았지만 냄새가 심하여 도저히 그냥은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프라이팬에 살짝 데치게 되었는데 그것이 오늘날의 햄버거의 원조이다. 오늘날의 햄버거는 함부르크의 발음에서 파생된 것이다. 이처럼 정복 전쟁은 문화의 전파도 함께한다. 일행들 극도의 만족감으로 한잔 한잔 술에 즐거운 분위기 이어간다.


급격하게 취기 올라온다. 황홀한 밤이었다는 것 외에 더 이상 기억의 이어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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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승마는 사진과 동영상 자료가 없다. 급격한 추위에 휴대폰을 꺼내면 밧데리가 바로 방전되기에 사진을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이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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