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mongTV Apr 08. 2024

1. 코로나에 훅! 건강에 적신호, 그리고 한방 더

1부 : 코로나 그리고 뇌경*

여행업을 시작하고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그래도 강력한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 정상이 보이는 듯하였다. 하지만 가시권에 들어온 정상의 깃발은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엄청난 복병 코로나에 난도질 당하고 말았다. 2019년도에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한국에서도 2020년 1월 19일에 정식으로 코로나 발병을 선언하였다. 이렇듯 4년 전, 지금 즈음엔 전 세계적으로 발병한 코로나가 뉴스를 도배하는 시기였다. 언제 잠잠해지려나? 세상 모든 이에게 공포와 격정적 시기였다. 당시에 회사도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주문이 들어올 시기였기에 누구보다도 가슴 졸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나마 확정되었던 팀들마저 하나둘 취소가 줄줄이 이어졌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팀이 있었다. 모 기업의 초럭셔리! vip팀이었다. 포상 여행으로 수백 명이 조를 나누어 몽골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다른 팀은 다 포기하더라도 규모가 큰 이 팀들만은 반드시 지켜내야 했다. 하지만 나의 희망과는 달리 코로나는 더욱 심화되어 갔고 급기야 의뢰인과 토론 끝에 다음을 기약하며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아... 마지막 보류였는데 이마저도 무너지는구나... 당시에 엄습해오는 허탈감은 그 무엇에 비견할 수 없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결국은 회사도 코로나에 버티지 못하고 모든 사업을 접게 되었고 직원들에게도 사정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며 정리를 하였다. 주몽투어는 오로지 여름 한철 장사만을 위한 비즈니스인데 코로나로 완벽하게 매출 제로가 확정되었다. 그동안 1년여간 투자만 하고 투자의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홍보비와 인건비만 낭비한 셈이다. 그래도 어찌하리오 나만이 이러한 지경이면 능력이 모자란다고도 할 수 있으련만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을... 억울하지만 하소연할 곳 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일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완벽한 포기라기보다는 명목상 사업자만 유지한 채로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그동안 주몽은 무엇을 한들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앞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납득할 수 없는 전염병 앞에 다들 무너지는데 주몽 홀로 버틸 수가 없었다..... 아.. 아아.. 그래 이제는 털자! 다 털어 버리자! 미래를 위한 준비나 하자! 하면서 당시 매일 마신 술로 비대해진 몸매도 바로 잡을 겸 다이어트와 인터넷으로 러시아어 공부를 시작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러시아어를 독학하는데.. 오잉...~ 이건 뭐야... 영어보다 수배 난해했다. 그래도 꿋꿋이 장시간 컴퓨터에 집중하며 러시아어 학습에 몰입하였다. 그러다 어느 날 후배와 약속시간이 되어 자리를 일어서는데 약간 현기증 비슷한 것이 느껴졌다. 별것이 아니려니 하고 후배와 만나고 함께 걸어가는데 후배가 자꾸 내가 걷는 것이 이상하다고 하였다. 나는 다이어트를 해서 그렇다고 둘러댔다. 사실 기운 없음이 다이어트 효과라고 나도 그렇게 믿었다. 그러다 다음날에 또 다른 지인과 약속을 하고 만났다. 역시 걷는 것이 이상하다며 나의 걷는 모습을 뒤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하여 그 영상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내가 보기에도 걷는 모습이 이상하였다. 매가리가 풀린 모습이었다. 마치 굶주린 듯한 자세로 힘없이 터벅터벅 걷는 것이었다. 지인 왈, 병원에 가봐라 뇌경색이 아닐까 싶다 하였다. 그렇게 그날도 술을 마시고 귀가를 하였고 병원을 갈까도 하였는데 당시 추석 연휴였던지라 일주일여 후에 가기로 하였다. 그때까지 청계천을 걸으며 마비된 한쪽 다리를 단련시키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여 매일 청계천을 걸었다. 걸으면서 인간의 신체 구조에 대하여 생각도 하여 보았다. 인간의 신체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신체의 모든 부위 부위는 각기 나름대로의 존재의 이유가 있음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사색에 사색을 거듭하며 걷고 또 걸었다. 체중이 오로지 왼쪽 다리에만 실린 채로 매일 걸었다. 몸 반쪽은 완벽하게 힘을 쓸 수 없었고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정신 상태는 매우 멀쩡하였다. 그렇게 며칠을 걷자 약간 상태가 호전되는 듯도 하였다. 그러다 병원에 갔다. 몇 가지 검사를 한 뒤, 바로 입원당했다. 뇌경색 판정이 나왔다. 뇌.. 뇌.. 뇌경색이란다... 당시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지금껏 하고 싶은 것은 다하고 살아왔고 미래에 대한 포부 역시 창창했던 그래서 항상 당당하기만 하였던 나였는데 뇌경색이라니..??...아... 


뇌경색 진단을 받고 처음 접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약봉지에 놀랐다. 이걸 내가 다 먹는다고?? ㅎㅎ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이것저것 겹친 정신적 충격으로 일년 여는 약과 함께 두문불출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술도 끊었다.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 독서도 한동안 하지 않았다. 무기력한 생활에 무념무상의 시간이었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로 인하여 상처 받았을 이들을 생각하니 마음도 아려왔다. 무엇을 하든 안 하든 시간은 총알처럼 지나갔다. 이런저런 생각에 많은 것들이 정리되면서 1년여의 시간이 지난 듯하였다. 역시 코로나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전 세계는 교역이 끊기고 도처에서는 아수라장의 상태가 지속되었다. 생각하여 보았다. 지금까지는 인생 전반전을 살아왔다. 그동안 잔병 치레하지 않고 지금껏 건강히 올 수 있었음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건강한 유전자 덕분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인생 후반전을 대비하자! 이렇게 전반과 후반을 나누니, 이제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죽음이 보이는 것도 같기도 하고, 죽음을 향하여 가는 것 같기도 하는 애매한 포지션이되었다. 그래도 당장에 죽을 수는 없으니 살아야 한다. 목표의식을 다시 세워 스스로 정신 무장을 하였다. 코로나 발병 1년 반여가 지났건만 잠잠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연일 전 세계적으로 재앙의 뉴스뿐이었다. 당시에 딱히 들어오는 수입이라곤 간간이 들어오는 코로나 지원금 외에는 없었다. 다른 무언가 일을 하고 싶어도 갈 곳이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와 뇌경색 후유증으로 둔해진 균형감각과 느려진 행동으로 막일도 쉽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결심을 하였다. 책을 보자! 약해진 의지도 다잡을 겸 다시 독서나 하자!라고 결정하였다.  뇌경색 이전에는 역사서를 주로 읽었고 그래서 과거를 보았다면 이제는 미래를 느껴보기 위하여 미래 지향서 위주의 독서를 하기로 하였다. 인터넷 서점에서  10여 권을 주문하였다. 그런데 아뿔싸... 뇌경색으로 인한 뇌세포에 충격이 가해진 탓일까? 시력 저하의 탓일까? 마음은 급해졌고 집중력은 예전 같지가 않았다. 책을 읽어도 무엇을 읽었는지 리마인드가 되지 않는 듯 하였다. 주변인에게 증상 말하니 뇌경색 영향도 있을 수 있고 나이 탓도 있을 수 있다 하였다. 그래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자! 나이는 누구나 다 먹는다. 나이 탓으로 받아들이자. 코로나 시기에 특별한 일정이 있을 리 만무하고 하여 틈이 나는 대로 청계천 산책과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백수된 무기력한 나 자신을 흠뻑 느낄 수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2022년에 서광이 비춰왔다. 코로나가 잡힐 기세가 보인 것이다. 그러던 2022년 말, 우체통에서 한 우편물을 보았다. 평소 같으면 광고성 우편물은 버리고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할 일이 없어진 탓이었을까? 이상하게 그날따라 한 우편물을 들고 올라왔다. 열어보니 한국 정부 모 부처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사업 지원 관련 자료가 있었다. 뭐지? 홈페이지 제작 기획안을 제출하고 선정되면 2000만원 상당의 금액으로 지원하여 준다는 내용이었다. 생각을 하였다. 설마 내가 응모를 한다고 한들 당선이 될까? 그래도 해봐? 그래 밑져야 본전이다! 남아도는 것이 시간인데...라는 생각으로 응모를 결심하였다. 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기획하였던바가 있었다. 당시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유명무실해진 나만의 의지 속에 존재하는 사업 기획안이다. 그것을 이번기회에서 되살려보자는 심정으로 도전을 결심하였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