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다운받은 앱들 그리고 회원가입
마트를 이용할 때 적립은 국룰!
호주의 물가는 예상했던 것보다 비쌌다. 3인 가족이 호주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햄버거나 샌드위치로 간단한 식사 한 끼를 해결하려면 기본 50불은 들었다. 물론, 요즘 우리나라 물가도 만만치 않게 비싸지만.
그래도 그나마 저렴한 것이 바로 고기였는데, 소고기가 특히 싼 편에 속했고, 돼지고기나 닭고기도 다른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었다.
그래서 취사가 가능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도, 그리고 계약한 집으로 들어오게 되어서도 하루의 한 끼 정도는 자연스럽게 마트에서 사 온 고기로 해결했다.
이렇게 마트를 매일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트 멤버십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는데 호주에는 콜스 Coles와 울월스 Woolworths(우리로 따지면 이마트, 홈플 정도!)라는 마켓이 제일 많고 유명해서 자주 가게 될 것 같아 마트별 리워드 앱을 다운로드하여 가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울월스 리워드 앱인 Everyday Rewards앱은 한국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는 검색이 안 된다. 해당 국가에서는 사용불가한 앱이기에, 핸드폰에 설정된 국가를 호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내가 사용하는 IOS의 경우, [설정]-[내 계정]-[미디어 및 구입 항목]-[Country/Region]을 Australia로 변경하면 된다.) 어차피 나는 1년 동안 호주에서 살게 될 예정이니 아예 앱스토어 호주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다행히 호주 전화번호가 생겨 쉽게 전화로 인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든 호주 앱스토어 계정으로 울월스 리워드 앱을 다운로드하였고, 쇼핑할 때마다 적립 중이다. 또, 울월스만 가는 게 아니라 가끔 콜스라는 마트도 가게 되므로 콜스 리워드 앱인 'Flybuys'를 다운로드하였다.
한국에서는 참 편하게 사용하던 카카오택시, 호주에는 '디디'와 '우버'가 있다!
멜버른에서 머물고 첫 주말을 맞이한 날, 호주에 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코알라와 캥거루를 보는 것이라는 딸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멜버른 동물원을 가보기로 했다. 때마침 주말엔 아이들의 입장료가 무료라고 해서 더 방문하기 좋았다.
우리가 있는 숙소는 무료 트램 존 구간 안 쪽이라 굳이 멜버른 교통카드인 '마이키 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어디든 무료 트램존 안을 쉽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멜버른 동물원은 트램으로 갈 수 있긴 했으나 무료 트램 존 구간을 벗어나는 곳에 있어서 마이키 카드를 발급받고 요금을 충전해야 했다. 금액을 계산해 보니 3인이 모두 카드를 발급받고 충전하는 비용이나 디디나 우버 같은 택시를 불러서 가는 비용이나 엇비슷해서 우리는 '디디'라는 앱을 다운로드하여 써 보기로 했다.
앱을 다운로드하여 실행한 다음, 회원가입을 하니 첫 10번의 탑승 동안은 요금의 25%를 할인해 주는 행사가 있었다. 내가 미리 발급받아 온 국내 하나은행의 해외여행전용카드를 등록하니 우리의 카카오택시처럼 손쉽게 앱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앱으로 미리 원하는 목적지인 '멜버른 동물원'을 입력한 후 기사를 호출했다. 실시간으로 주변의 있는 디디 기사분 중 한 분이 내 콜을 받아 이동하고 있다는 걸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했다. 그렇게 도착한 차량을 타고 원하는 목적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차량을 구입하면 함께 따라오는 보험, 그리고 Linkt링티 가입(우리의 하이패스)
중고차를 구입하고 차량등록을 했다고 무작정 운전을 할 수는 없다. 물론, 아주 아주 기본적인 보험은 들어있는 상태지만 당연히 많은 부분 적용받을 수 있는 Comprehensive Insurance를 가입해야 한다. 호주에도 여러 차량 보험업체가 있지만, 나는 AAMI라는 업체를 추천받았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나의 정보를 입력하여 계정을 새로 만들고 'Get a quote'(견적을 받는다는 뜻)로 들어가 Car Insurance라는 부분으로 견적을 받는다.
내가 호주 VicRoads에 등록한 대로 나의 인적사항을 넣으면 내가 등록한 차량이 뜨고, 그 차량의 연식과 나의 운전 계획에 맞게 보험이 설계된다. 견적 낸 보험료는 대략 1년 동안 1500불 정도.ㅠ 우리나라에 비하면 조금 비싼 편이긴 하지만, 몇 가지 특약들을 나의 상황에 맞게 약간씩 조절하여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고 나서는 호주 고속도로 사용을 위한 필수품인 Linkt에 가입했는데, 톨비를 계산할 수 있다. 우리처럼 하이패스 카드 같은 Tag를 배송받아 차량에 장착하면 자동으로 결제(Pre-paid와 Post-paid의 2가지 방법 중 선택)되기도 하고, Tag가 없으면 차량 번호를 인식하여 해당 운전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도 있다. Tag를 붙이고 다니는 게 편할 것 같아 배송을 신청했다.(물론, 배송은 아주 아주 느리다.)
역시 먹고살려면 온라인 쇼핑은 필수
자잘한 생필품들을 어느 정도 챙겨 온다고는 챙겨 왔는데, 어째 살림살이는 사도 사도 끝이 없이 필요한지. 정말 다행히도 집 근처 차로 10분 거리에 이케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집에 들어온 다음 날 바로 몇 가지 살림살이를 사러 이케아에 들렀다.
역시나 이케아도 자체 앱이 있어 미리 회원가입을 하면 푸드코트 음식을 할인받아먹을 수 있다. 내 이름과 주소, 핸드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니 계정을 만들고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라 안타깝게도 할인은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주방칼, 프라이팬, 식기건조대 등과 같은 주방용품부터 이불과 침대패드, 작은 스탠드 조명까지 구입하고 생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다.
나 같은 MBTI P족들은 평소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아 한국에서 쇼핑을 할 때는 쿠팡과 컬리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 편리한 시스템을 두고 이 먼 호주라는 나라에 오니 그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ㅎㅎ
아쉬운 대로 호주에는 아마존이 있다. 배송은 쿠팡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한 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면 1~2일의 짧은 배송기간을 가진 물건들도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역시 나의 정보를 입력하고 계정을 만든 후, 한 달 동안은 무료로 프라임 회원이 돼 보기로 한다.
이렇게 호주에 오자마자 다운로드한 앱만 해도 몇 개인지. 어떤 앱 계정의 비밀번호는 대문자를 꼭 넣어야 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무척 헷갈린다. 그래서 회원가입을 할 때마다 메모앱에 나의 계정 정보들을 기록해 두었다.
기록해 놓고 보니 꽤나 많다. 이렇게 여러 군데 나의 흔적들을 하나 둘 남기다 보니 조금씩 현지인이 되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