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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Oct 14. 2024

60살 공부하기 좋은 나이이다.

60, 재밌을줄 알았다.

   

나이 들어서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닌 행복을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젊어서 공부는 입시와 취업을 위한 수단이므로 과정이 즐겁지 않다. 성적에 따라 등급이나 합격 여부가 정해진다. 따라서 아무리 노력하고, 심지어 점수가 오르더라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시험 쳤는가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경쟁과 압박에서 자유로운 공부를 할 수 있다. 나이들어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삶의 활력을 준다. 나이들어서 하는 공부는 외부적 요인이 아니고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부 과정이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고, 이전의 자신보다 더 많이 배워서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 배운 내용을 시험에 써먹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활용하므로 삶의 재미가 늘어난다. 새로운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은 삶의 활력과 최고의 행복이다.      

둘째,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나이 들면 육체의 노쇠는 당연하지만 정신은 다르다. 실제 노년기에 위대한 학문적 성과를 이룬 사람도 많다. 현대 배터리 기술의 기초를 마련한 존 굿이너프(John B. Goodenough)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을 두배 이상으로 늘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나이가 97세였다. 공부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뇌세포인 뉴런의 연결을 활성화하고 치매를 예방한다.     

셋째, 인간 관계가 확대된다. 공부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연결한다. 온라인 강의, 지역 도서관 강좌, 동호회 등은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 준다. 예를 들어, 어학이나 예술 분야에 대한 공부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배우는 과정이 즐거움이 되고, 배움의 동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같은 내용을 배우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배움이 깊어지고, 사람과의 친밀감이 깊어지면서 새로운 친구가 생기게 된다.     

넷째, 더 나은 어른이 된다. 공부하기 전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부 목적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서 비로소 입시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가 아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젊어서 공부는 남이 평가하지만, 나이 들어서 공부는 자신이 평가하게 되어 성취감이 더 크다. 배움의 자세만으로도 꼰대 취급이 아닌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생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시간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이 공부이다. 공부 과정이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하고,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고, 사회 연결망을 강화하며, 자기 계발과 성찰에도 도움을 준다.      

내가 30년이 넘는 교직 생활 중 제일 잘한 것이 쉰 살 무렵 젊은 교사에게 토론 수업을 배운 것이다. 그 선생님의 수업을 세 달 가까이 수시로 참관하면서 나의 수업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계속 배움을 거듭하여 수업 방법에 관한 책만 네 권을 출간하게 되었다. 어떤 책의 저자 소개란에 ‘배움이 재능인 교사’라고 쓰기도 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공부할 것이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한문 공부를 하면서 동양 고전들을 깊이 있게 공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또 새로운 책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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