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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병걸 Aug 07. 2023

골프의 아이러니

골프 비기너의 삶

대학 시절 교양과목인 "골프의 이해" 수업을 듣고 아버지께서 연습용 채를 구입해 주시기에 20대의 비교적 빠른 나이에 골프를 접했으나, 또래 중에 하는 친구도 없고 해서 흥미를 잃고 필드에 나가보지 못한 채 첫 시도는 끝나버렸다.

30대 중반 같이 근무하던 대부계 선배들이 하나 둘 골프를 시작하시기에 따라서 연습하고 9홀 현장까지 갔었으나, 승진시험 및 아이들이 어리다는 나만의 핑계로 또 그만둬 버렸다.

40대가 되어 주변인들이 스크린에서 약속 잡고 어울리고, 필드를 나가는 게 부러워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골프채도 다시 구입하고 연습장에서 프로에게 다시 티칭도 받았다.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있는 연습장

그러나 몸치에 40대가 되어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티칭 받다가 바빠서 쉬었다를 반복하니 진도가 나가질 않아 혼자 아파트 지하에서 연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비기너가 혼자 하다 보니 지나가던 분들이 참견을 많이 해주신다. 세게 휘둘러서 진도를 빼라, 똑딱이부터 다시 해라, 골반을 돌려라, 초보이니 골반을 잡아놓고 정타에 집중해라, 등등 정말 선생님도 많고 다들 다르게 알려주신다.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있는 연습장

그중 고등학교 선배 중 싱글을 치는 형님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지하 연습장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그 형님이 정말 친절하게 하나하나 폼을 잡아 주는데, 나하고 맞다는 느낌이 들어 다른 분들의 말씀은 귀에 안 들어온다. 모두 고맙지만 속마음은 어쩔 수 없다.

지하에서 몇 개월째 연습하다 보니 약간 스스로 의문점이 든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골프를 하는데, 지하에서 혼자 뭐 하는 거지? 언제 가능할까?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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