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들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소화시키기
근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글을 쓰는 게 좋다. 하지만 글을 꾸준히 쓰지 않은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서 블로그를 여러 번 초기화시키기도 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좋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내 안에 축적되어 그리고 그것들이 내 삶에 녹아져 온전히 나의 것이 되어
글로 기고되며 나의 몸에 스미며 마침표를 찍는다.
어제 쓴 글이 어느 플랫폼의 상단이나 사람들이 보이기 쉬운 곳에 올라간 탓인지 갑자기 조회수가 늘어나버렸다. 그 수를 본 나는 황급히 휴게실을 찾았고, 물과 함께 안정제를 여러 개 복용했다. ‘나 이거 잘하고 있는 걸까? 나를 위해 쓰던 글들이 앞으로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글로 변질되면 어쩌지?‘
내가 삶에서 얻고 경험한 모든 인풋이 내 안에서 소화되어 글의 형태로 아웃풋을 내는 일을 앞으로도 하고 싶다. 며칠 엄청나게 많은 글들을 한번 쏟아내고 나면, 또 새로운 인풋을 찾아 여정한 시기가 온다. 그 시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꾸준하지 않으니 나는 나태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젠 안다. 나는 그저 더 깊은 곳을 향해 가려고 정보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란 걸. 또 어느새 내 안에 좋은 인풋들이 가득해지면 당연히 이곳으로 돌아와 신이 나게 모든 것들을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 소화시키며 글로 풀어내리란 걸 안다.
그래서 이젠 삭제하지 않고, 내가 나를 기다리려고 한다. 지금처럼 쏟아내는 기간도 있고, 다시 좋은 영양분을 찾아 떠나는 기간도 있을 테니 자연히 받아들이려 한다. 나의 내면의 바다를 더 깊고, 넓게 확장시키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