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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TS Nov 03. 2022

AI의 그림은 '예술의 죽음' 인가?

AI 그림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최근 콜로라도주립 박람회에서 주최한 미술전에서 1등을 차지한 그림이 논란이 됐다.

AI가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사람이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춰 그림을 그려주는 방식이다.

작품을 출품한 앨런은 붓을 만지지도 않았다. 누군가는 ‘예술의 죽음’ 이란 강한 비판을 했고,

“AI를 예술로 인정해야 하냐?” 는 목소리가 나왔다.  AI는 예술이 될 수 없는가?

AI가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우승 그림 (제이슨 엘런 디스코드 캡처)



새로운 예술


현재와 같은 ‘이것도 예술인가?’ 같은 논쟁은 이전에도 있었다.

사진의 등장이 그 예시다. 예술의 표본은 종이 위 그림이던 시절, 사진기의 등장은

당시 예술가들의 많은 반발을 불러 모았다. 자신의 창작품이 사진 때문에 가치를 잃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어도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실적인 작품은 예술적이라며 찬사를 받고 고가에 경매되기도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는 사진기는 그림이 가진 예술적인 가치를 잃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도 사진과 그림은 예술계에서 각각의 예술 분야로서 공존 중이다.

사진의 등장은 그림을 후퇴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예술이 한층 세련되게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사진이라는 예술분야를 탄생시켰다. AI또한 마찬가지다.

 AI의 작품은 예술성에 해를 주긴 커녕,  새로운 예술분야의 탄생이 될것이다.




그림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허나 긍정적인 면만 있는 화제인건 아니다.

이런 종류의 AI 프로그램들은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AI는 타 창작품들을 학습하여 결과물을 내기에 창작이 없고 도용만 하는거아니냐는 것

두번째는 AI가 그린 그림인데 왜 인간이 작품의 주인이 되냐는 질문이다.


합치면 "AI 그림은 창작이 없으며, 왜 그림의 주인이 AI가 아닌 인간인가?" 는 질문이다.


두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을, 한번에 엮어 풀어나가 보겠다.  



먼저 창작이 없다는 질문으로 시작해보자. AI 는 창작의 반대인 모방만을 하는걸까?

한 가지 알아야 할점은, 모방과 창작은 사실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이다.

즉, 모방 없는 창작은 없다. 이미 모든 그림은 모방을 사용하고 있다.


타 화가의 작품을 단 한개도 안본 이름난 화가가 있을까? 한명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 도용은 아니다.

모방만 한다면 도용과 다를바 없다. 단순히 흉내내는것과 영감을 받는 것은 다르다.

그들은 흉내에 그치지않고 자신의 뜻을 더함으로서 그것을 창작으로 인정받는다.


두번째 그림은 첫번째 그림의 모방작이지만 피카소만의 색깔을 입혀 다른 느낌을 준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피카소의 '시녀들'

허나 AI의 경우 자신의 뜻을 입힌다는 느낌이 없다.

자신의 뜻? 기계에게 안어울리는 말이다.

그렇다면 AI 프로그램은 흉내내기만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잠시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에 대해 그림작품의 경우로 간략히 알아보자.

모든 예술은 처음에 구상의 단계를 거친다.


 


그림은 생각(구상 단계) → 그리기 → 탄생의 세가지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AI는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그리기’ 를 생략한다. 즉, 생각 → 탄생으로 한단계를 줄여준다.

중요한건 AI를 쓴다한들 창작의 시작인 '생각' 은 사람이 하고 있다. '생각'은 자신의 뜻을 반영한다.

AI의 역할은 창작품의 과정 전부가 아닌 창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리기'를 담당할 뿐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름난 화가는 모방에서 자신의 뜻을 더해 창작이 되듯이

AI로 그린 그림은 사람의 '뜻'을 분명 더하고 있다.

분명 창작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두번째 질문을 기억하는가? 그림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는 질문이였다.

'뜻'으로 기획한 사람을 우리는 주인이라 부른다.

따라서 작품의 주인도 분명 인간이다.


따라서 그림 AI를 쓰더라도 사람에 의한 창작이며, 그 주인은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예술은 변화하고 있다.


예술은 AI그림의 탄생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무언가가 되고 있다.

예술은 ‘전문적인 자가 목표를 가지고 하는 행위’ 같은 어려운 느낌을 주는 분야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번 AI 사태를 보고 누군가는 ‘예술의 죽음’이라 평가했지만 나에게 현재 예술은 <개척> 중이라 보인다.

그림의 중간 과정인 그리기가 생략됨으로서 사람들은 토대가 되는 ‘생각’ 단계에서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이 예술의 큰 패러다임을 바꿀지도 모른다.



예술은 죽지 않았다. 형태가 변화할 뿐,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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