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도 사람이다 Dec 21. 2024

얼어 죽어도 아이스티?!!

엄마의 샤우팅

이 겨울에!!!!!!!!!!!!!!!!!

허 참, 내 자식이지만 저걸 확.

앉았다가 가자니까 말 되게 안 듣더니 자신 있게 들고 나왔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이 날씨에 무슨 얼죽아야.

얼어 죽어도 아이스티?

확 진짜.

겨우겨우 양손을 이용해서 번갈아 들어가며 한 손은 주머니 속으로 쏙 넣어보지만 시리다.

춥다.

진짜 손가락이 얼어버리는 줄 알았다.






엄마 손가락이 얼고 있는 줄도 모르고 웃어?

웃으면 풀리는 줄 아직도 착각하네.

찬바람 맞으며 추위 앞에서 자식이고 뭐고 없다.

엄마는 지금 대단히 예민해졌다.

아이스티? 그냥 내팽개치고 싶다.

빨리 가고 싶다.

순간 이동이라도 하고 싶다.

엄마는 단지 너의 그 작은 손가락이 얼까 봐 대신 들어주는 거다.

엄마 손가락은 지금 얼음장 같은데, 네가 아니?

아주 얇은 유리 같기도 하. 유리..

아주 조금만 까딱해도 깨질 것 같은 유리.

치사하게 엄마의 따듯한 커피는 자기가 들고 가면서 들어준다고 생색이다.






뻔뻔한 뒤태를 보고 있으니 콧평수만 넓어진다.

귀여우니까 봐주지, 내년에도 네가 귀여울 것 같으냐!!

엄마 손가락은 깨질 듯 얼고 있는데 좋다고 숨어대면 귀여워서 사진 찍어야지, 참 나.

아직도 세상 자기가 제일 빠른 줄 착각하는 녀석을 뒤따라 잽싸게 뛰었더니 빼꼼히 엄마가 어디쯤 왔나 확인하는 뒤태가 가소롭다.

"엄마 여기 있거덩?"

아직도 눈만 가리면 숨어진 줄 착각하는 것도 코미디다.

바쁘다 바빠.

엄마만 바빠.

순간 장난이 발동 걸렸다.

들고 있던 아이스티를 잠깐만 들고 있어 보라며 건넸다. 

따듯한 아메리카노와 바꾸고 냅다 뛰었다.

"아~~! 엄마~~!!!!!!!!!!!!!"

"푸하하하, 그래, 너도 아이스티에 차가운 맛 좀 봐라!!!"






아들 녀석 앞에서 오두방정, 방정 떨며 깐족됐더니 들고 있던 아이스티를 맨땅에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ㅇ..ㅇ;;;

하....

"야 인마? 가져가야지, 아들? 이거 니꼬쟈나~! 아들?!!"

듣는 척도 안 하고 도망가듯 뛴다.

하....

얼죽아, 그놈의 얼죽아.

야이 얼죽아!!!!!!!!!!!!!!!!!!!!!!!!!!!

"버리고 간다? 버려도 되지? 알겠어, 진짜 버리고 간다~?"

아무리 호박고구마 샤우팅을 해봐도 엔간해서 안 통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나는 졸지에 커피와 아이스티 둘 다 들고 들어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