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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Dec 20. 2024

머리카락 개수를 곱하면?

막내의 제대로 싱거운 수수께끼

"엄마, 사람들의 머리카락 개수를 곱해봐?"

"뜬끔없이?"

기말고사가 끝난 막내는 오늘 친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한다며 이것저것 챙기느라 분주했는데, 들뜬 나머지 희한한 수수께끼를 냈다.

"난센스야?"

"아니야, 한 번 곱해보래도!"

"엉켜!"

"땡!"

"곱하면... 파마가 되니?"

"땡, 땡!"

"머리카락은 빠지고 새로 나잖아! 경도 넘을 걸. 셀 수 없어!"

"땡, 땡, 땡! 엄마, 바보!"

"그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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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야!"

"왜?"

"대머리인 사람도 있거든. 그러니까 곱하면 '0'이지. 아무리 곱해도 영이야!"

오늘 막내의 싱거운 수수께끼는 제대로 소금칠 감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생각은 왜 한 거야?"

"그냥!"

사춘기 막내는 스스로 낸 문제가 만족스러운지, 혼자 '깔깔깔'이다. 

방바닥에는 요란하게 옷들이 널브러져 있고, 막내는 거울에 제 모습 보느라 삼매경이다. 거울도 막내를 이쁘게 보이게 하려고 무지 애쓰는 것 같다. 

막내의 엉뚱한 상상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받아주는 엄마가 있어서 가능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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