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제대로 싱거운 수수께끼
"엄마, 사람들의 머리카락 개수를 곱해봐?"
"뜬끔없이?"
기말고사가 끝난 막내는 오늘 친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한다며 이것저것 챙기느라 분주했는데, 들뜬 나머지 희한한 수수께끼를 냈다.
"난센스야?"
"아니야, 한 번 곱해보래도!"
"엉켜!"
"땡!"
"곱하면... 파마가 되니?"
"땡, 땡!"
"머리카락은 빠지고 새로 나잖아! 경도 넘을 걸. 셀 수 없어!"
"땡, 땡, 땡! 엄마, 바보!"
"그럼 뭐야!"
.
.
.
.
.
.
.
.
.
.
.
.
.
.
"0 이야!"
"왜?"
"대머리인 사람도 있거든. 그러니까 곱하면 '0'이지. 아무리 곱해도 영이야!"
오늘 막내의 싱거운 수수께끼는 제대로 소금칠 감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생각은 왜 한 거야?"
"그냥!"
사춘기 막내는 스스로 낸 문제가 만족스러운지, 혼자 '깔깔깔'이다.
방바닥에는 요란하게 옷들이 널브러져 있고, 막내는 거울에 제 모습 보느라 삼매경이다. 거울도 막내를 이쁘게 보이게 하려고 무지 애쓰는 것 같다.
막내의 엉뚱한 상상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받아주는 엄마가 있어서 가능한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