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학기 소풍 떠났어요.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아이 표정이 밝아 다행입니다.
친구 관계로 마음이 쓰이는데 오늘 하루는 즐겁게 잘 지내다 오길..
다음주 대운동회까지 마치면 얼추 굵직한 행사는 마무리 되는 듯 싶습니다.
1학년 시작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가 아니라 하루가 1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로서는
아무탈 없이 학년 마치는 것이 목표이자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1학년이면 부모도 1학년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아이 취학 전에는 저 소리를 들으면 코웃음치곤 했습니다.
나름 아는 것도 들은 것도 본 것도 많다고 자부했으니 걱정은커녕 자신만만 그 자체였어요. 물론 그 자만은 3월 2주째에 처참히 무너졌지만요.
아이의 또래관계에서의 어려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상담은 상담대로 여기저기 다니며 호소하고 담임에게도 도움요청까지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선생님은 아이가 영재같다고 하셨고 조금 지켜보자하셨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이가 수업시간에는 제 세상마냥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활발했기에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성향도 전혀 아니었기에 선생님께는 아이의 상태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 듯 했습니다.
오랜 대기 끝에 소아정신과에 갔을 때도 담당의사 역시 오히려 저를 멀쩡한 애 가만안두는 극성 엄마로 보는 듯 했어요.
아이가 너무나 정상이고 오히려 또래 보다 성숙하다 전혀 이상한 점을 모르겠다는 관찰 소견.
부득불 우겨 종합검사 결과 아이는 고지능. 다른 기능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영재상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아이였기에 사실을 알고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얼마지 않아 곧 울렁이던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역시나 내가 뭘 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구나. 체념이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언제나 아침이 제일 힘든 아이를 매일 마주하며
신변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반복해서 알려주며
그렇게 내전을 치르듯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말그대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남은 두 달여의 시간이 더 깊은 상처가 되질 않길. 좀 더 아이가 단단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