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100일 달려볼까요?

20230522_작심 83일째_달리는 기분

by 나태리

4킬로미터 31분 39초

주말에 달리기를 쉬었다. 오히려... 토요일은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일요일은 이에 반동으로 테니스를 2시간 하면서 534킬로칼로리를 소모했고 계룡산자락을 3시간 동안 7킬로미터를 오르내렸기에 더 이상 뛸 힘이 없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한 바퀴 뛰고 싶었으나 밀린 일 생각을 하니 출근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회사에서 절대로 12시간을 있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일이 많아도 하루의 반 이상을 투자하지 않는다. 내가 요즈음 지켜야 할 또 하나의 행동 방침이다. 저녁에 돌아와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 호수 한 바퀴를 뛰었다. 초여름 아카시아 향기와 베어진 잡초의 진한 풀향기가 섞여 내 코로 밀려 들어왔다. 질긴 생명을 베어낸 후 초록 잔향이 아직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흰 향기를 압도했다.


1킬로미터를 8분 46초로 시작해서 4번째 구간을 달린 후 기록을 측정해 보니 6분 59초였다. 마지막 구간을 달릴 때 마치 관성이 나를 잡아 이끄는 것 같았다. 달리는 기분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마라토너들이 빠지는 달리기의 매력이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점에 거의 다다랐을 때 마른 건조더미를 베어 놓은 구간에서는 아무 냄새를 맡지 못했다. 생명이 다한 생명체는 누구의 눈길도 끌지 못한다. 오늘은 달리기를 하면서 밤의 야경보다 밤의 향기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달리는 기분까지 누렸다. 삼일 만에 사치를 부려보았다. 시간과 노력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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