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담긴 마음
외출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 아파트 입구에 화분이 곱게 놓여있다. 지난여름에도 예쁜 꽃 화분이 놓여있더니 또 화분이 놓여있다. 누가 이렇게 때마다 화분을 내어 놓을까?
집에 너무 많아서? 많다고 누군가에게 베푸는 마음은 또 다른 마음이라고 여겨진다. 다른 화분에 곱게 나누어 심어서 누군가에게 내놓는 마음은 넉넉하고 멋지다.
들어가면서 화분 하나를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일렁였다가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서 눈으로만 그 마음을 전해받았다. 화분에 심어진 고운 마음을 들고 입구를 지나쳤다. 내내 나는 화분을 한 아름 품에 안은 기분이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 그분에게 참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누군가를 위해 내가 뭔가를 베푼 적이 있었던가.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정성을 다했던 순간.
화분은 아니지만 정성을 다해 누군가를 위해 준비했던 적이 있긴 하다. 설레고 마음이 들떴던 기분. 전해받는 분들의 표정을 살피고 받을 때 만나는 행복한 얼굴에 나도 덩달아 기뻤던 순간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소소하게 마음을 전하고 행복을 나누는 삶.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미소가 번지고 가슴이 따끈하게 달아오른다.
달이 차오르고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으면서 서로에게 전하는 따스한 말 한마디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우리가 꼭 사야 하는 건 서로의 마음이 아닐까?
덧붙여,
오늘의 글감이 오늘 내가 산 것인데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써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