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말 피렌체 카메라타(Florentine Camerata) 운동에서 최초의 오페라 다프네(Daphne)가 초연되었지만 일부만 전해진다. 온전한 최초의 오페라는 오타비오 리누치니(Ottavio Rinuccini)의 대본에 야코피 페리(Jacopy Peri)와 귈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 )가 곡을 쓴 에우리디체(Euridice)이다. 신화를 주제로 한 두 소재는 여러 버전으로 후세의 많은 작곡가들의 단골 주제가 되었다.
1627년 독일 최초의 오페라도 다프네였고 1938년 드레스덴 슈타츠오퍼에서 초연된 R. 슈트라우스의 다프네는 지금까지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R. 슈트라우스의 다프네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와는 약간 다른 내용이다.
디오니소스와 아폴로의 전형적 대립보다 자연과 하나 된 듯한 자연 그 자체로서의 메타포로 다프네가 부각된다. 목관악기가 많이 쓰이고 서곡부터 매우 서정적이고 목가적이다.
이번 베를린 슈타츠오페라(Staatsoper Unter den Linden Berlin)프로덕션은 전에도 한번 봐서 두 번째다. 오페라 무대는 로메오 카스텔루치(Romeo Castellucci)의 연출로 시작부터 끝까지 눈이 내리는 설국이 펼쳐진다. 밖에도 추운데 보는 내내 더욱 춥다. 백색 배경이기에 다양한 빛을 보기에 수월해 신비감을 주고, 싱어들이 무대에 머무는 만큼 어깨에 눈이 쌓여 사실감도 더한다. 독일 소프라노 베라 로떼 뵈커( Vera-Lotte Boecker)는 처음 등장에 코트를 벗어던지고 내내 팬티와 런닝 속옷만 입고 다프네를 열연했다. 끝내 나무가 되며 노래하는 목소리조차 악기가 된 듯 절정으로 치닫으며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다. 다프네의 아버지 페네이소스(PENEIOS)를 연기한 세계적인 베이스 르네 파페(René Pape)는 명불허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