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턴 타운의 동화가 한 시즌만에 끝났다. 19/20 시즌 챔피언십에서 올라와 3번의 시도만에 프리미어리그까지 승격하며 새로운 기적을 써 내려간 루턴 타운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승격팀의 사정을 봐줄 만큼 따뜻한 무대가 아니었다. 루턴 타운의 시즌을 살펴보자.
19/20 - 챔피언십 19위
20/21 - 챔피언십 12위
21/22 - 챔피언십 6위 (프리미어리그 승격 실패)
22/23 - 챔피언십 3위 (프리미어리그 승격)
23/24 - 프리미어리그 18위 (챔피언십 강등)
순위 - 프리미어리그 18위 (승점 26점)
득점 - 52 (기대 득점 43.4)
실점 - 85 (기대 실점 79.8)
무실점 경기 - 2
최다 득점자 - 칼튼 모리스 (11골)
최다 도움자 - 알피 다우티 (8도움)
최다 출전자 - 알피 다우티, 칼튼 모리스 (43경기)
8월 - 1승 2패
9월 - 1승 1무 3패
10월 - 1무 3패
11월 - 1승 1무 1패
12월 - 2승 4패
1월 - 3승 2무
2월 - 1무 4패
3월 - 2무 3패
4월 - 1승 4패
5월 - 1무 2패
루턴 타운이 브라이튼을 자신들의 홈으로 불러들여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의 패배(당시 브라이튼 상대 1대4 패배)를 설욕했다. 일라이저 아데바요가 경기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던 루턴 타운은 아데바요의 해트트릭과 치에도지 오그베네의 득점을 묶어 브라이튼을 4대0으로 완파했다. 점유율은 41%에 불과했지만 18개의 슈팅을 날렸으며, 기대 득점 또한 3.21점으로 효율 높은 공격력을 보였다.
힘겨운 생존 경쟁을 하던 루턴 타운이 정말 뼈저린 패배를 당했다. 본머스 원정을 떠난 루턴 타운은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치며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승리가 절실했던 루턴 타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반전이었다. 하지만 절실한 것은 루턴 타운만이 아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루턴 타운은 본머스의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내리 4골을 실점하며 3대4 대역전패를 당했다.
09/10 시즌 세미 프로 리그인 내셔널 리그로 강등 이후 1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초고속 승격을 이루어낸 루턴 타운의 도전은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강등으로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하지만 루턴 타운의 미래는 밝다.
우선 루턴 타운은 프리미어리그 승격으로 얻은 재정적 이윤을 선수단 투자가 아닌 클럽의 내실을 다지는데 투자했다. 홈구장인 케닐워스 로드를 리모델링했으며 한동안 하부 리그를 전전하며 떠안았던 재정난을 해결하는데 대부분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루턴 타운은 27/28 시즌 개장을 목표로 새로운 구장의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불과 15년 전 세미 프로 리그에 있던 클럽은 미래를 바라보며 세계 최고의 리그 문을 두드리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주목할만한 새로운 영입이 없었음에도 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15위에 오른 득점력도 분명히 긍정적이다. 챔피언십의 수비력은 확실히 프리미어리그보다는 떨어진다. 프리미어리그의 녹록지 않은 수비력을 경험한 루턴 타운의 공격수들은 다시 한번 챔피언십을 폭격할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던 만큼 나빴던 부분은 별로 없었다. 다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실점(85 실점)을 기록한 수비진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루턴 타운이 구축한 밝은 미래는 성적이 동반되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성적 뒤에는 언제나 단단한 수비력이 뒷받침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강등 됐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희망찬 시즌이었다. 재정은 안정되었고, 새로운 구장은 이미 기초 공사를 시작했으며, 작은 도시였던 루턴의 인지도는 영국 전역에 급격히 상승했다. 팬들은 프리미어리그 생존에 실패했다고 클럽을 탓하지 않았다. 루턴 타운은 서포터즈가 주축을 이룬 컨소시엄이 운영하는, 사실상 시민 구단이다. 루턴 타운과 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즌 초반부터 추락했던 셰필드나 번리와는 달리 강등권을 넘나들며 시즌 막바지까지 생존 경쟁을 펼친 것은 루턴 타운에게는 귀중한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챔피언십에서만큼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번리의 뱅상 콤파니 감독이 떠난 것도 다음 시즌 재승격을 노리는 루턴 타운에게는 호재다. 번리와는 반대로 루턴 타운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끈질긴 모습을 보였던 롭 에드워즈 감독과 함께 한다. 루턴 타운의 새로운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