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훈동 Jul 07. 2023

레스토랑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소담소담게하의 사장님은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뿐만 아니라 내가 일하고 있던 카페와 향수공방, 사진 포토샵 그리고 앞으로 내가 일하게 될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계셨다. 그런데 카페를 다니고 있다가 사장님이 말을 건넸다. "동훈아 혹시 너 레스토랑 운영해보지 않을래? 지금 내가 너무 바빠서 네가 해보는 게 어떴니?" 처음에 들었을 때는 당황하기도 했고 설레는 감정도 생겼다. 내가 식당을 운영한다니? 예전부터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좋은 기회를 갖게 될지 몰랐다. 사장님이 임대료와 재료비용 모두를 지불하니 나는 인스타와 네이버를 통해서 홍보하고 이전에는 예약제로 운영했지만 이제는 가게에 10시부터 17시까지 오픈을 하면서 'APIRO' 라는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다.

 


여기는 원래 밤에는 와인 바로 운영하였고 낮에는 게하 사장님이 파스타와 커피 술까지 판매하는 낮술카페였다. 레시피를 배운 후 손님들에게 내드릴 수 있는 퀄리티가 될 정도로 연습을 했고 평소에도 요리를 좋아했던 나는 꽤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 수 있었다. 토마토소스도 직접 만들어보고 공부를 한 후 더 맛있는 레시피를 연구하기도 하면서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고 나 스스로도 떳떳하게 팔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샌드위치 또한 빵을 구워보기도 하고 양파를 곁들이거나 치즈를 뿌리기도 하면서 어떤 게 더 맛있을까 먹어보면서 고민하는 재미가 있었다. 


식전빵과 하몽 샌드위치
토마토 라구 파스타와 앤초비 파스타


군대에서 만난 한국 라떼아트 챔피언십 13등까지 했던 동생이 있어서 아인슈패너 크림 레시피를 전수받아서 더 좋은 맛을 찾기 위해 매일매일 출근하면서 크림을 만들었고 나도 나만의 크림 레시피를 만들게 되었다. 점점 이 요식업에 흥미가 생기고 커피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은 시간 내에 크게 매료되었다.

특히 아인슈패너는 평소에도 좋아하던 커피 메뉴라서 만들어서 계속 먹다 보니 더 행복했다. 다양한 커피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또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현실은 냉랭했다. 당연 수입이 없으면 게하 사장님도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운영하게 될 수 없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 이에 대해 수긍하고 이해했다. 잠깐이나마 좋았지만 그래도 커피 몇 잔과 저녁때 와인 바 사장님과 협업을 통해서 나의 파스타를 손님들에게 내드린 적도 있고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레스토랑 운영을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보이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많이 배웠다. 


안녕 APIRO


그리고 레스토랑을 계속 운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17시에 끝나니깐 그 이후로는 다른 알바를 구했다. 계속 지출만 늘어가는 상황 속에서 수입이 필요했다. 다시 게하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다른 카페스텝이 있었고 게하에서 일하면 아르바이트에 지장이 생기니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제2의 제주살이가 시작되었다. 




글을 쓸 때마다 누군가 떠나간다. 다들 각자의 자리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들은 떠나가지만 나는 제주에 남아 함께했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계속 머물 예정이다. 이번에는 내가 있는 동안에 소담 게하에서 제일 오래 있었던 현덕이가 떠나간다. 처음 왔을 때부터 어색하지 않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었고 동갑이어서 더 정이 들었던 것 같다. 항상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서 처음 왔을 때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곧 보자 안녕 "



매거진의 이전글 우연히 인연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