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페이지에서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엔텔로프 캐니언'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 Subway 햄버거로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엔텔로프 캐니언은 인디언 보호구역 내 나바호 원주민 마을이 있는 지역이다. 나바호족은 백인과의 오랜 전쟁 끝에 패배해 척박한 땅으로 쫓겨났다. 이후 미국 정부가 생활여건이 좋은 지역으로의 이주를 권했지만, 이곳에 남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나바호족 보호구역으로 해발 1,800미터의 고원 지대다. 시작점에서 끝까지 약 80~100km에 이르는 광활한 사막이다.
여기에 엔텔로프 캐니언과 나바호족의 성지인 모뉴먼트 밸리 등 서부지역의 중요한 관광지가 자리하고 있다. 관광지는 여러 마을 주민들이 추장의 지휘 아래 관리, 운영하고 있다.
서부지역 원주민 보호구역 전체는 차로 가로질러 약 다섯 시간이 걸릴 정도로 광대하게 펼쳐져있다.
나바호족 보호구역 경고
출입 게이트에서 엔텔로프 캐니언까지는 약 15분간 지프차로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천혜의 경관이 펼쳐졌다, 이곳은 전 세계 사진작가들이 가장 찍고 싶어 하는 풍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사막 한가운데 지면 아래로 내려앉은 협곡은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독특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협곡에서 지면으로 솟아오른 10~80m 높이의 작은 언덕들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협곡은 수천 년 동안 물과 바람에 깎여 형성된 자연의 걸작품이다.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현실을 벗어난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엔텔로프 캐니언
협곡의 벽면에는 나이테처럼 1cm 간격의 선이 새겨져 있는데, 원주민가이드말에 따르면, 나이테 하나가 형성되는 데 천 년이 걸린다고 했다. 햇빛이 협곡 내부에 비치며 사암이 화려한 색으로 반사되어 장관을 이루었다. 약 50여 분 동안 상부와 하부 협곡을 탐험하며 신비로운 풍경에 감탄했다.
그 후 버스로 약 2시간을 이동해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했다. 여기는 고대인디언의 영토이자원주민들의 성지로소중히 관리보존되고 있다.
모뉴먼트 밸리
이곳은 고전 서부 영화의 촬영지다. 존 웨인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는 약 1시간 동안 오픈 사파리카를 타고 드넓은 광야에 펼쳐진 붉은 사암 절경을 감상했다.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기묘한 바위들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코끼리 바위, 세 자매 바위, 낙타 바위, 성 마리아 바위, 그리고 불교 스투파 모양 등 다양한 바위 형상이 펼쳐졌다.
모뉴먼트 밸리
이 지역은 흙먼지가 심하게 일어나기로 유명하지만, 다행히 전날 비가 와 먼지가 거의 일지 않았다. 덕분에 쾌적하고 상쾌한 절경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이곳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유타, 멕시코의 4개 주 경계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마지막 지점에서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마을이 보존되어 있어 그들의 옛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해발 1,900m의 고원을 2시간 반 정도 달려 세도나에 도착했다. 11월 초순의 사막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도로 양옆의 카이밥(향나무과)과 주니퍼(억새풀과)는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였다.
세도나에 여장을 풀었다. 이 지역은강력한 볼텍스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고 알려진 신비로운 곳이다. 내일은 그랜드캐니언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