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엠보세리의 밀림은 뜨거운 열기와 함께 생존을 둘러싼 치열한 드라마가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오직 힘이 법칙이다. 약자는 도망치고, 강자는 추격한다. 약육강식이라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사자는 정점에 서 있는 왕으로 군림한다.
몇 해 전, 나는 엠보세리 국립공원에서 2박 3일간 캠핑 사파리를 경험했다. 밀림 한가운데서 텐트를 치고 밤을 보냈다. 밤마다 맹수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는 긴장을 더했다. 현지인 가이드들은 맹수와 뱀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밤새 보초를 섰다.
날이 밝자, 나는 자연의 생존 본능이 펼쳐지는 무대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사파리카를 타고 밀림을 누비던 중, 숲 속에 숨어 있던 사자를 발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 떼가 나타났고, 사자는 매복 자세를 취하며 몸을 낮췄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오직 한 목표에 고정돼 있었다. 순간, 사자는 번개처럼 달려들었다. 물소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사자의 이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쓰러진 물소는 가족 사자들의 먹잇감이 되었고, 내장은 가장 먼저 사라졌다. 사자가 떠난 뒤에는 하이에나와 독수리가 차례를 이어받았다. 피로 물든 대지는 생존을 둘러싼 싸움과 질서의 흔적으로 뒤덮였다.
이곳에서의 생존 경쟁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표범은 영양을 쫓았고, 기린은 치타의 속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대한 몸을 이끌고 달렸다. 지브라무리는 여유롭게 풀을 뜯으며 주위를 살피고 있다. 코끼리 떼는 느긋하게 이동했지만, 그들의 위엄은 바로 힘에서 비롯된 여유였다.
지브라무리/인터넷 다운
악어와 하마는 습지에서 먹잇감을 기다렸고, 새들은 끊임없이 땅과 나무를 파헤치며 먹이를 찾았다. 여기서는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단합하며, 움직여야만 했다.
이 밀림의 풍경은 곧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인간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힘없는 개인이나 국가는 외부의 위협에 쉽게 무너진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힘을 잃었을 때 수많은 침략과 고난을 겪었다. 병자호란, 임진왜란은 국가의 힘과 단합이 무너졌을 때 찾아온 비극이었다. 지금도 세상은 약자에게 관대하지 않다. 우리 역시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단합하고 협력해야 한다.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다.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기업들이 지금은 위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피나는 노력과 끊임없는 혁신 없이는 우리의 경제적 생존도 보장되지 않는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자연도 살아남는 자의 편이다. 경쟁의 세계에서도 오직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자연에서 왕좌를 차지했던 사자도 나이가 들고 힘을 잃으면 결국 쓰러진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힘을 잃으면 경쟁에서 밀리고, 끝내 도태된다. 그러나 끝없는 노력과 협력을 통해 우리는 이 도전을 넘어설 수 있다.
암보셀리의 밀림은 단순한 생존의 법칙만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 사회의 거울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무대였다. 강함과 단합.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고 번영하기 위해 붙잡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