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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진 Jan 02. 2023

생각을 바꿔야 수익이 보인다

주식 시장의 주체는 딱 두 개다

주식을 시작하면 제일 많이 보고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아무래도 차트일 것입니다. 저항, 지지, 추세, 패턴, 양봉, 음봉, 거래량, 이평선, MACD, 스토캐스틱 등.. 다양한 지표에 대한 이야기와 요소를 접하게 되고 거기에 비밀이라도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연구하는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제가 말하는 뉘앙스에서 이미 느끼신 분들도 있겠지만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차트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오랜 시간 했지만 뚜렷한 빛이 보이지 않는 분들이 넘어가는 분야가 바로 수급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국인, 기관, 개인에 대한 수급말이죠. 더 나아가서는 거래창구별 특징까지 알아야 한다며 각 거래주체별 증권사의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 연구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오늘은 그 여러 가지 내용 중 수급에 대한 이해를 바로잡아보려고 합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수급은 딱 두 가지 주체로 나뉩니다. 바로 "승자와 패자"입니다. 


주식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돈을 뺏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곤 하는 '제로섬게임(Zero Sum Game)'이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친구와 10만 원을 걸고 가위바위보를 이기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해서 이긴 사람이 가지고 진 사람은 잃는 것으로 한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식시장은 참가하고 있는 모두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싶어 합니다. 부득이하게도 누군가는 제일 비싸게 사게 되고, 계속 싸게 팔아야 하는 신세를 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이 시장의 규칙에 따른 결과는 두 부류를 만들어 냅니다. 이겨서 수익을 본 자와 져서 고가에 사서 물리게 되는 자죠. 즉, 승자와 패자입니다. 이는 세력과 개미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겠고, 부자와 서민으로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어떻게 부르면 나누셔도 좋습니다. 이 시장의 수급은 이분법으로만 나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이제 외국인과 기관, 개인으로 가보도록 하죠.


우리는 흔히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들어오면 좋다고 보고 개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과거 인터넷이 보급률이 높지 않고 24시간 뉴스채널이 없던 시절에서의 정보력은 기관과 외국인이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개인들은 아침 신문이나 공영방송에서 해주는 9시 뉴스와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죠. 그 당시에 매매하던 사람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느렸기 때문에 정보가 빠른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보는 시발점이 되었던 거죠. 


그렇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누구나 집에서, 길에서 HTS(Home Trading System)나 MTS(Mobile Trading System)을 통해서 주가를 확인하고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언제든 뉴스를 볼 수 있고 24시간 뉴스전문 채널을 통해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관과 외국인이 아무리 빨라봐야 몇 십분 정도 앞설 뿐이죠. 과거 맹목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을 추종하며 매매하던 시절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투자자들은 아주 오래전 매매하던 그들의 매매법을 맹신하고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지 어떤 특징을 가졌는 지도 살피지 않은 채 말이죠. 마치 원시인들이 나무를 깎아 만든 작살을 들고 사냥을 하는 방법이 좋다고 하는 것을 현대문명인들이 따라 하듯이 말입니다.


외국인 수급과 기관 수급은 잘하는 외국인 일수도 있고,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워런버핏과 같은 투자의 대가일 수도 있지만 캘리포니아 어느 지역의 농부가 투자한 것 일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걸까요?


또, 기관의 매수도 펀드가입자들이 맡긴 돈을 현금으로 마냥 들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가입자가 생기거나 납입금이 들어오게 되면 무조건 매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죠. 즉, 좋거나 나빠서가 아니라 정해져 있는 약정에 따라 그냥 매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시장이 일정 수준 빠지게 되거나 그들이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반드시 손절을 해야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매수와 매도를 보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그들의 순매수가 아예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 제쳐두고 순매수만 들어오면 무작정 따라붙을 만큼 정확한 매매신호가 되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개인의 경우에도 잘하는 개인과 못하는 개인은 모두 같은 개인 계좌이며 특히, 세력들은 차명계좌로 매매를 하기 때문에 개인 수급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을 아예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매도를 하는 건지, 주식을 잘하는 슈퍼고수들이 매도를 하는 것인지는 단순히 숫자만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순매수라는 말은 당일 매수한 양과 매도한 양을 계산해서 나오는 결괏값입니다. 즉, 순매수가 들어왔다고 무조건 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고 순매도가 나왔다고 무조건 팔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수급의 기본개념과 이해가 없이 맹목적으로 특정 수급의 형태를 무조건 좋다고 보거나 나쁘게 보곤 합니다. 외국인이나 기관이 5일 이상 사면 좋다는 둥.. 쌍끌이 순매수가 들어오면 좋다는 둥.. 개인이 사면 나쁘다는 둥 말이죠.


다시 말하지만 수급이 완전 엉터리이거나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뭔지도 모르고 보고 있고 공식을 만들어 좋네마네 하는 태도를 질타하는 것이죠.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수급은 단순히 승자와 패자로만 보는 것이 간결하고 좋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는 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외국인이고, 기관이고 부자고 외계인이 고는 상관없습니다. 잘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이며 못 하는 사람이라면 그들과는 반대로 해야 할 뿐이니까요.


즉, 눈에 보이는 수치나 지표를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와 그 주체가 누구이며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인 것이죠. 


오늘부터는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것과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승자와 패자개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주식을 분석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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