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작가의 좌충우돌 방송기1
초짜작가의 방송입문기
방송을 구성하는 작가가 되다.
방송국 스크립터 알바
라디오 프로그램 리포팅
라디오 프로그램 리포터를 거쳐 드디어 저는 방송을 구성하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봄 개편으로 들어가는
데일리 라디오 프로그램의 구성을 맡으라는 PD님의 말에.. 저는 날아갈 듯 기뼜습니다.
드디어 직업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작가가 되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사실 저는 이제 방송국 말고는 어디 입사할 때도 마땅치 않았어요.
방송일을 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고,
이제는 방송일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는 비전도 생겼거든요.
방송국에서 신문을 보며 시야를 넓히는 법도 배웠고,
자료실에 파묻혀 음악을 들어가며~ 방송 곁곁에 들어갈 수 있는 코드음악을 선정할 수 있는 귀도 길렀습니다.
이렇게 방송일을 하면서~~ 앞으로 내가 작가가 된다면 방송을 통해서 선한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보겠다는 어떤 신념도 생겼거든요.
(하지만 초짜작가가 가지는 원대한 꿈이었음음..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ㅎㅎ)
제가 맡게 된 라디오 프로그램은..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었구요.
오전 11시 10분부터 11시 57분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하나 신설되면 개편 전부터.. 무척 분주합니다.
그렇잖아요.
전라북도만 해도 200만이 넘는 도민이 방송을 경청 하시는거고, 전북 이외의 지역에서도
전북권 라디오 프로그램이 빵빵하게 잘 들립니다.
그렇다면 200만 이상의 불특정 다수를 위한 방송이니만큼..
구성에 고민과 고민을 갈아넣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기획 회의만 몇 번을 하는지 모를만큼 합니다.
파일럿 프로그램
지금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파일럿 프로그램이란?
시험 삼아 프로그램을 제작해 내보내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템을 수정하고 또 수정해 정규방송으로 채택을 하거나 아예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버리기도 하는데요.
라떼는 말이죠.
그런게 없었답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 결정이 되면 실전인거죠. 그래서 더더욱 프로그램 기획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프로그램은.. 시사, 경제정보와 의학정보를 전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의학정보를 전해줄 의사 선생님들 섭외가 관건이었습니다.
PD님과 의사 선생님 섭외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PD님은 워낙 인맥이 뛰어나시니 지역사회의 유명한 의사 선생님을 기가막히게 섭외하시더라구요.
저는 어땠을까요??
초짜 작가가 섭외를 잘 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잡채였죠.
저는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어리버리한 말투의 어린 여자가
KBS라고 하고 방송 섭외건 때문에 전화를 드렸다고 하니까..
(그때 당시에는 보이스피싱이 많지 않았지만..)
내가 의사라도 보이스 피싱 아닌가?? 싶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섭외가 됐겠어요??? 한 건도 섭외를 하지 못했구요.
제가 섭외 못한 의사 선생님을 저희 PD님이 한번에 섭외하시는 모습을 보며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졌습니다.
그때마다 저를 다독여주었던 사람은.. 선배 작가님들이었습니다.
그당시 KBS전주방송총국에는 라디오, TV프로그램을 합쳐 10명정도 되는 선후배 작가들이 있었습니다.
작가님들도 초짜의 시절을 거쳤기 때문에 제가 어설퍼도 그럴 수 있다고 다독거려 주었습니다. 이런 동종업계의 작가님들이 계셨기에 15년을 버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의사 선생님의 섭외는 PD님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딱 한 시즌이었습니다.
봄 개편이 끝나고.. 가을 개편때에는~~ 저두 섭외을 곧잘 해 냈습니다.
(많이 발전했지요.
일단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높아져서 섭외의 어려움이 크지 않았구요.
프로그램의 성격을 설명하고, 인터뷰 질문들을 얘기하는 스킬이 하다보니 늘더라구요.)
라디오 프로그램 '정보큐'
의사 선생님을 섭외하고..
오프닝과 클로징, 코드 음악을 선정하고,
코드에 들어갈 멘트를 녹음해 음악과 함께 완작으로 만들어 놓고,
정보 아이템을 넉넉하게 스크랩 해놓고,
그렇게 준비해서 드디어 봄개편 데일리 라디오 프로그램 ‘정보큐’라는 프로그램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첫방이 있던 날...
오전 11시 10분 방송인데,
그 전날부터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생방이기도 하고, 저의 첫 데뷔가 아니겠습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 방송국으로 향했습니다.
매일 하던 일이지만 오늘은.. 오프닝이 더 특별했으면 좋겠어서
지역신문을 샅샅이 검토합니다.
오프닝의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날씨 이야기, 프로그램의 성격과 함께 앞으로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그널과 함께 아나운서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되는 나의 글이 내 귑가에 전달되었을 때의
전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초짜작가인 저는 그렇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