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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봉이 Apr 10. 2023

백만 파운드의 메뉴, 영국판 골목식당

투자자의 시선, 장사의 꿀팁을 알려주다

몇 년 전 두 가지 시즌으로 나뉘어있던, 굉장히 재밌게 본 티비프로그램이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만 파운드의 메뉴’이다.


메뉴가 백만 파운드? 무슨 뜻이야?


바로 레스토랑 운영 경험이 전무후무한 몇몇의 요식업 장사 꿈나무들이 자신의 메뉴를 선보이고 그 메뉴의 가치에 따라 투자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출처 : 구글


그들의 메뉴를 먹고 이 음식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얼만큼의 수익을 가져올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가능한 투자액을 산정해서 레스토랑을 개업해 주는 것이다.


호주와 영국에서 정말 유명한 난도스의 디렉터,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오너, 저명한 f&b 산업의 투자자들이 평가자로 참여한다.


출처  Bbc


푸드트럭을 운영하던 사람들 몇 명이 모여 음식을 소개하는데, 그 음식들이 맛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업의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참여자들을 인터뷰하며 얼마만큼의 투자금을 원하는지, 재료비는 얼마가 드는지,  얼마만큼의 수익성을 기대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물어보며 까다롭게 선별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별된 단 하나의 메뉴는 맨체스터에서 가오픈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 단계는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보는 것이다. 앞서 대화와 음식을 통해 사업을 포괄적으로 구상했다면 이제는 사람을 통해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정신없이 밀려드는 손님들, 적은 실전 경험으로 인해 생기는 돌발 상황, 깜짝 방문으로 그 모습들을 평가하는 투자자들. 정말이지 혼란스럽고 긴장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가오픈 매장의 운영 상황을 지켜본 후 투자자들은 투자 계획을 그대로 실천할지 아니면 중도포기할지 결정한다.


투자자들이 현장에서 주는 피드백들은 다음과 같았다.


“테이블당 60파운드 이상을 먹어야 수익이 나오는데, 접시당 음식양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목표액만큼 주문하지 않을 거예요. “


“음식의 퀄리티가 균일하지 않아요. 식은 음식은 저에게 투자가치가 없어요. “


“매장 운영이 너무 어수선해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손님들이 다 떠날 거예요”.


오직 투자가치로서의 평가를 하는데, 실제로 단 한 명의 투자자도 잡지 못해 실패한 참가자들도 있고,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구현해 본인이 원하는 투자금을 얻어 멋진 레스토랑을 창업한 참가자들도 있다.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포인트들은 다음과 같다.

사람의 흥미를 자극하는 메뉴 ( 서양인의 입맛에 초점을 맞춘 한식)

한 테이블당 수익을 낼 체계적 전략 (무조건 술을 주문할 수 밖에 없는 메뉴 혹은 세트메뉴)

발전 가능성이 있는 콘셉트 (요즘 뜨는 베지테리언 식단과 같이)

사업이라는 건 참 어렵다. 완벽한 재료가 있어도 자본금이 없다면, 자본금이 있어도 운영능력이 없다면, 운영능력을 갖춰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터진다면 모두 말짱 도루묵이 되니까.


그런데 별 수 있나. 실패를 통해서 성장해야지!


사실 푸드트럭만 운영하던 사람이 큰 레스토랑 총괄을 처음 하면 심장이 터져버릴 정도로 긴장될 것이다. 침착하게 해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게 준비된 상황에서 필요한 마지막 1퍼센트는 바로 ‘운’ 일 것이다. 이 운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나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를 배우는 중이다. 이미 유명한 말이지만, 골목식당이나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최선을 다한 사람을 배신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운’ 일 것이다. 제 아무리 열심히 요리하고, 손님 응대를 하고, 메뉴를 개발한다 한들 갑자기 임대료를 올려버리거나, 상권이 죽어버리거나, 사회적 이슈로 타격을 받게 되면 내가 어떻게 손댈 수가 없으니까.


그렇지만 희망적은 소식은 운은 단 한 번만 오지는 않는다는 사실!  삶 속에서 운은 우리를 몇 번 찾아온다. 수능에서, 취업에서, 주식에서, 청약에서, 직장에서…

중요한 건 그걸 온몸으로 받아낼 준비와 연습을 하는 것이다. 제일 억울한 건 준비되지 않아 기회조차 잃는 것 아닐까?


일반인 출연자가 사업구상을 하며 열심히 꿈을 좇는 모습이 참 좋아 이런 경연 프로그램, 컨설팅 프로그램을 많이 보게 된다. 백만 파운드의 메뉴도 그런 프로그램이다.

준비된 사람의 노력을 투자금으로 환산하고 마지막 레스토랑 개업으로 인생에 방점을 찍어주는. 게다가 맛있고 흥미로운 메뉴들, 요식업 콘셉트들도 볼 수 있다!


투자자의 시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프로그램


하루빨리 준비된 사람이 돼서 운을 두 팔 벌려 맞이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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