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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봉이 May 14. 2023

음악과 클림트의 도시 비엔나에서의 삼시세끼 (2)

비엔나 대표 음식들의 항연!

비엔나 여행 사진들만 봐도 사진에서 클래식 음악이 들려오는 것 같다. 여행지를 가면 그 여행지에서만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들이 머릿속에 박힌다.

비엔나하면 클래식, 미술…그리고 슈니첼! (돼지고기 요리라고 하면 더 공감이 잘될까)라고 할 수 있겠다.


클림트의 그림


물론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천재성도 클림트의 작품 키스의 아름다움도 다 모두 너무 좋지만,

나에게는 바삭한 슈니첼을 떠올렸을 때 더 기분이 좋아진다. (무식해 보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비엔나 의 나슈마르크트 전통시장을 방문해서 먹은 슈니첼은 지난번 독일에서 먹은 슈니첼과는 또 달랐다.


나슈마르크트 일요시장


슈니첼과 굴라쉬 ( Shcnitzel / Goulash)



나슈마르크트 시장 근처 한 비엔나 전통음식점


슈니첼(Shcnitzel)은 송아지 고기를 얇게 펼쳐 튀김가루, 빵가루를 바른 다음 바삭하게 튀겨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돈가스와도 흡사하게 생긴 이 요리는 시초가 비엔나인지 독일인지에 대해서 논쟁이 오가고 있다.


내가 슈니첼을 처음 접한 건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였다. (독일 미식여행기 보기-클릭!) 그리고 그다음 베를린에서, 마지막으로 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인데, 개인적으로 독일보다는 비엔나의 슈니첼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내가 먹은 바로는, 독일의 슈니첼은 좀 더 두껍고 소스를 많이 적셔먹는 느낌이라면 비엔나는 슈니첼은 소스 없이 자체로만 담백하게 먹을 수가 있다. 나의 이런 경험이 개인적인 것인 걸까?

다수의 국내외 블로거들의 후기와 고견을 합쳐보면 비엔나 슈니첼은 소스를 거의 안 뿌리고 레몬을 뿌려먹으며, 독일의 슈니첼은 그레이비와 같은 소스, 으깬 감자와 듬뿍 올려 먹는 것 같다.


갓나와 따끈한 비엔나 슈니첼

개인적으로 한국의 돈까스도 엄청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라 슈니첼을 먹었을 때, ‘우와!!! 이거 대박이다!’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맛도 괜찮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았으며 저렴한 가격에 배를 채울 수 있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그 옆에 함께 있는 요리는 바로 굴라쉬 (Goulash).


비엔나식 스튜 굴라쉬

한국인들이게 슈니첼은 익숙해도 굴라쉬는 생소할 것 같다. 나 역시 굴라쉬를 러시아에서 먹은 이후로 두 번째로 먹는 것이었음에도 “무슨 맛이었더라?”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진에 보이는 요 굴라쉬는 ‘Fiaker Goulash’

Fiaker가 오스트리아어로 마차를 끄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Fiaker Goulash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는 뜻이 아닐까? (헝가리 사람들이 비엔나로 이동할 때 이 굴라쉬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굴라쉬는 오스트리아 정통 음식이라기보단 헝가리의 것이다.)


내가 먹은 굴라쉬는 Bread dumpling (밀가루, 우유, 계란을 넣고 동그랗게 반죽한 것)과 야채를 넣고 푸욱 끓인 스튜에 절여진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파프리카 가루를 듬뿍 넣는다고 한다.)


함께 먹은 흑맥주 Murauer Zwickel der Dunkel


처음 먹어보는 맛에 낯설었지만 계속 음미하다 보니 중독적인 맛을 자랑했다. 토마토 맛이 날 것 같았지만 그렇진 않았고 야채의 향이 국물에서 가득 느껴졌으며 돼지고기는 부드러웠다. 함께 나온 덤플링은 퍼석함과 쫀득함 그 사이의 식감이 나는데 비엔나로 치면 소스에 찍어먹으면 마치 밥을 된장찌개에 말아먹는 느낌이 아닐까.


Brauwurst (독일식 소세지)

시장에서 사먹은 소시지


지나 가다가 사람들이 푸드트럭에 줄을 서길래 궁금증에 홀린 듯이 줄을 섰다. 알고 보니 브라트부르스트를 즉석에서 구워내는 소시지 전문 푸드트럭이었던 것이다.

일반 소세지랑 다른 점이 무엇일까? 조금 더 짭조름하고 (맥주를 부른다) 신선한 돼지고기의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수제소시지가 그렇듯 신선하고 풍미가 깊겠지만 이 소시지는 고기 함유량이 굉장히 높아서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특히 육즙 가득 미친 식감이 나를 감동시켰다)


열심히 소시지를 구워주시는 친절한 사장님

특히 내가 먹은 소시지는 일반 브라우부르스트가 아니라 카제카이너 (Kasekiner)라고 치즈가 함유된 소시지이다! 친절하신 주인아주머니께 추천해 달라고 하니 이것을 주로 많이 먹는다며 구워주셨다. 주변에 서서 소시지를 먹는 사람들을 봐도 치즈가 들어있는 소시지를 많이들 먹고 있었다.


비엔나 커피 (Wiener kaffee)

시장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뒤로하고 우리는 비엔나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비엔나 커피를 먹으러 비엔나 센트럴 (Wien central)로 향했다. 이미 한국인들 사이에서,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있는 비엔나의 3대 카페( 카페 자허, 비엔나 센트럴, 카페 데멜) 중 이곳으로 향한 이유는.. 모두 예약이 가득 차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센트럴은 예약을 성공해서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를 반기는 메뉴판

가장 먼저 우리는 음식도 먹어보자! 싶어서 가볍게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했다. 별거 안 들어있는 (치즈, 햄, 루꼴라) 단순한 샌드위치였지만 햄과 치즈의 본고장이라 그런지 신선하고 맛있었다.


카페 센트럴 샌드위치



가볍게 배를 채운 후 시킨 우리의 커피.


아인슈페너
비엔나 멜란지

우리는 비엔나 멜란지 ( Wiener Melange)와 유명한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다! 멜란지 커피는 우리가 아는 라떼에 우유거품을 올린 음료로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었다. 일반 카푸치노랑 거의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아인슈페너..! 부드러운 크림의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그 아래로 커피가 들어있는데 커피 향이 강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쫀득한 아인슈페너 크림과 달리 부드러운 요 크림에 맛에 커피잔 바닥이 뚫리도록 크림을 긁어먹었다.


Apple strudel

마지막으로 디저트 Apple Strudel (애플 슈트루델)이 등장한다. 오스트리아 전통 디저트로 슈트르델 도우를 이용하여 만든다. 도우 자체가 워낙 얇아 먹을 때 케이크라기보단 파이의 느낌이 강했다. 이 도우 안에 사과, 럼, 레이즌 등을 섞어 필링을 만든다은 채워 넣어주면 애플 슈트루델이 완성된다.


포크로 잘라 입에 넣어보니 시큼하고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애플파이의 애플필링과 맛이 비슷하지만 시나몬 향은 약하고 시큼한 맛이 좀 더 강하다. 그 위에 뿌려진 슈가파우더가 한층 더 달콤한 맛을 내어준다. 비엔나에 오면 자허 토르테 (비엔나의 초콜릿 케이크)와 함께 한번 먹어보길 추천한다!


신기하게도 이 애플 슈트르델 역시 헝가리의 슈트르델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의 교류가 아직 음식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음식을 통해서 나라의 분위기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먹은 음식들을 되돌아보며 한번 더 여행을 추억하고 여행지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맛있는 걸 먹으며 문화를 이해하는 것! 다음 글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엥겔지수 최고봉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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