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에서도 티라미수 만들어먹자!
이탈리아에 다녀온 후유증 때문이었을까?
나는 여전히 영혼을 울리는 티라미수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그게 뭔데 도대체!!)
(밀라노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 보려면 이 글 바로 밑 미식여행 밀라노편 참고)
나의 관심사를 알아챈 알고리즘 덕분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넘기고 넘기다가 ‘구찌 티라미루 레시피’라는 영상을 몇 개 보게 됐다. 유심히 보니 만들기도 너무 쉽고 재료도 이미 밀라노에서 다 쟁여왔기 때문에 바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긴말은 각설하고 바로 만들어보겠다!
맛봉이 버전 ‘마음을 위로해주는 티라미수(라고 쓰고 아무렇게나 만든 티라미수)‘
주 재료는 레이디핑거스(티라미수 사이의 시트) 마스카포네 치즈, 생크림(혹은 휘핑크림) 되겠다.
구찌레스토랑의 셰프가 말한 정식 레시피는
휘핑크림 250g
마스카포네 치즈 250g
슈가파우더 80g
바닐라 익스트랙
계란 노른자 4개
하지만 나는 매거진의 주제인 우당탕탕 요리답게 필자 본인답게 연필로 낙서하듯 만들어보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요 마스카포네 치즈는 티라미수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기 때문에 꼭꼭 챙기도록 하자.
사실 요 치즈가 한국 마트에서 흔하게 구하긴 힘들어서 몇몇 티라미수 가게들은 생크림만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진짜 티라미수의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영혼을 달래주고 마음을 위로해 주는 소울 충만한 티라미수를 만들고 싶다면…
티라미수의 소울 격인 마스카포네 치즈! 잊지 말자.
나는 휘핑크림을 이용하여 먼저 휘핑을 해주다가 마스카포네 치즈를 눈대중으로 넣었다. 치즈가 크림과 혼합이 한 번에 되지는 않기 때문에 여러 번 저어서 섞어주어야 한다.
달콤한 맛을 위한 슈가파우더도 투척-
계속 맛을 보며 달기를 확인했다. 그러다 보니 크림에 맛들려서 간만 열 번은 넘게 본 것 같다. 또 휘휘 저어준다.
맛있는 티라미수를 향한 우리의 열정만큼 더 많이 저어준다.
계란 노른자는 네 개라고 적혀있었지만 난 하나만 넣었다. 왜냐? 그냥 뭔가 비릴 것 같았고 티라미수 만드는데 네 개나 넣자니 요즘 같은 경기에 달걀들이 아까웠다.
하나만 넣었는데도 맛있었다.
만약 레시피대로 네 개다 넣으면 엄청난 맛일지도!
그다음 바닐라 익스트랙이 없어 바닐라 오일을 대신 세 방울 떨어뜨려주었다. 이렇게 되면 계란의 고소함과 바닐라 향이 크림에 더해져 더욱더 풍미가 깊은 마스카포네 크림 베이스를 만들 수 있다.
커피를 준비해 준다. 요 커피에 레이디핑거 과자를 살짝 적셔 우리가 흔히 보는 티라미수 사이사이의 시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간단하고 단순하게 집에 굴러다니는 이디야 커피가루 두 개와 물 한 컵을 섞어준다. 요 뜨거운 커피를 한 김 식히는 사이에 크림이 되직한 농도가 될 수 있도록 또 휘휘 저어준다.
이 준비된 커피에 귀여운 레이디핑거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빠트려준다. 가볍게 목욕을 마친 과자들을 이제 하나씩 하나씩 쌓아줄 차례다.
하나 둘 하나 둘…
고인돌 마냥 쌓여가는 레이디핑거들…
참!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너무 적시면 요놈들이 부스러지고 질척해진다. 조심조심 소중히 다뤄주자!
마지막 대미를 장식해 줄 코코아 파우더. 이탈리안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람에 마트에서 요 코코아 파우더를 구매하느라 한 시간 정도를 헤맸다. 결국 레이디핑거와 코코아파우더를 어떤 걸 구매해야 할지 몰라 마트 베이킹 코너 아주머니에게 손짓 발짓 써가며 “티라미수! 티라미수 cocoa powder and lady fingers!”거렸다.
이해하신 이탈리안 아주머니께서 날 데리고 다니시면서 이거 이거 사! 라며 골라주신 재료들이다. (아주머니 고마워요!)
아무튼 요 파우더를 체에 쳐서 이쁘게 뿌려주면 되는데… 나는 그냥 부어버렸다.
그래도 나름 예쁜 티라미수 완성!
맛만 좋으면 되지 않겠는가? 맛을 보라며 포크를 오빠에게 건네주었다.
먹자마자 나오는 반응은 “우아 맛있다!!”
뿌듯함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오늘 글의 제목을 마음을 위로해 주는 티라미수로 지은 이유는 긴 회사근무를 마치고 온 오빠에게는 달콤한 마음의 휴식을, 그리고 내일 출근할 엄마에게 설레는 기쁨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나 자신에게도!
레시피에 구애받지 않고 금방 만든 티라미수지만 만들면서 좋아할 가족들 생각에 나의 마음 역시 위로받았다. 또 마음 가는 대로 만들면서 즐겁고 달콤한 시간을 즐겼다.
이 티라미수를 만들고 나서 바로 해외로 출국해야 했는데, 만드는 동안 만들기에 집중해서 슬프고 아쉬운 마음을 금방 잊어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메시지로 “티라미수 회사 사람들과 나눠먹었어~다들 맛있다고 하드라”라고 하는 엄마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마 이 티라미수 정석대로 만들면 훨씬 맛있을 거다!
이걸 읽는 독자분들도 티라미수 만들고 마음 위로받는 시간, Tirar mi su! (나를 위로 끌어올리다/기분 좋아지다) 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