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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ice Five Nov 23. 2022

BL콘텐츠에선 캐릭터 키워드가 중요한 것일까?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신체적, 성격적 DNA를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 고유의 콘텐츠의 소스가 된다.


나 역시도 타고난 게으름이 어쩌면 내 인생의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데 요소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글 좀 써야겠다며 의욕적으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작가 신청 하루 만에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이런 소식을 받고 나니, 매일 브런치에 글 한편씩 올릴 기세였고, 프롤로그와 첫 에피소드가 길다고 몇 번에 나눠 올리지 그랬어? 라며 주변인들에게 피드백만 몇 개일 정도로 내 세계에 빠져 긴 글을 발행하고, 에피소드 두 번째의 제목까지 미리 공지해 둘 정도로 매일 브런치에 글 한편씩 올리고 금방 브런치를 통해 책 한 권 뚝딱, 출판되는 영광을 누릴 듯싶었지만... 한 달 이상이 지나서야 자리에 앉아 머릿속에 있는 세 번째 글을 다다다다 타이핑 중이다.


오늘 점심, 지인과 식사 약속이 아녔으면 이 세 번째 글은 일 년 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를 너무 잘 아는 업계 선배님이

“왜 글을 안 써?”

“오늘부터 하루에 한 편씩 꼭 글을 써라”며 보자마자 매일 20분씩 글쓰기를 강요하신다.

그분은 언제나 심플하게 "이거라도 일단 해!” 디렉션을 주는 캐릭터의 소유자.



변명을 하자면 머릿속에 가득 있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써 내려갈지 정리가 되지 않아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만 시간의 법칙'처럼 꾸준히 매일 하는 것이 성공의 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자기 일처럼 매일 글을 잘 못 써도 좋으니 쓰라고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여,

오늘도 역시, 맘에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일단 쓰기 시작한다.

(부디 첫 단어부터 술술 풀리기를…)



BL 콘텐츠에서 내 성격을 캐릭터 키워드로 설명하면 #소심모브?


사람이 갖는 외모만큼 성격을 대신할 수 있는 캐릭터가 중요한 시대이다.

본캐만으론 살기 힘든 요즘이지만 부캐가 여러 개 있을수록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고 흥미로워진다.

나 역시 화이트 컬러라는 본캐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고민에 여러 부캐 활동을 모색하지만 여전히

#게으름모브

*모브란 BL에서는 주인공들과 서브들의 주변 환경 정도 되는 캐릭터 없는 그냥 일반인을 의미한다.


BL드라마에서 웹 소설과 웹툰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덕질의 깊이도 더욱 깊어진 요즘.

덕질의 맛은 역시 고민 없는 카드 결제.

나 역시도 BL 콘텐츠의 선수라는 리디 회원 가입 후 몇 달째 수 십만 원을 카드 결제하는 우량 회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처음엔 그냥 재밌다고 추천되거나 회자되는 소설이나 웹툰을 보곤 했지만 일정 작품 수 이상 보다 보니, 결국 리디가 만든 키워드 카테고리가 익숙해진다.


내 취향은 분명하다.

#현대물 #샐러리맨 #전문직

이 키워드는 고정이고 나머지 사람의 캐릭터는 그때 그때 꽂히는 것마다 골라본다. 요즘은 #여우수 #능력수에 꽂혀 공에 밀리지 않는 능력자 ‘수’가 나오는 콘텐츠들을 열심히 보며 대리만족.

아마도 여자 사람으로서 정글 같은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가 항상 고민이었고, 능력으로 이기고 싶은 욕망이 캐릭터로 표출된 게 아닐까도 싶다.



키워드, 누가 만들었을까?


BL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알게 되는 사실, ‘리디’는 개미지옥이라는 것.

리디 ‘리디북스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사명이자 콘텐츠 플랫폼 명을 변경한 것으로 ‘리디콘텐츠  특히 BL 콘텐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리디’ 회원으로서 이 ‘개미지옥’ 같은 ‘리디’ 영업으로 인해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밤에 전권 결제를 하게 된다. 보통 전권 결제는 최소 1만 원 중반~ 2만 얼마까지… (이런 가격도 키워드에 설정되어 있다)


‘리디’가 키워드 서비스를 진행하게 된 데는 회원끼리 콘텐츠 추천을 할 때 키워드 몇 개를 주고받으며 재밌는 콘텐츠의 정보를 교환하는 활동이 두드러져 이를 아예 마케팅 서비스로 시작했다.

장르/ 가격/ 콘텐츠 배경/ 할인 프로모션/ 주인공의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의 핵심 키워드들을 분류, 정리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 이는 트렌드와 유행에 따라 자주 변경한다고 한다.

처음엔 이런 서비스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달 이상 리디 플랫폼을 사용하다 보니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는 데 도움도 되고, 뭐 볼까 고민할 때 이 키워드를 조합하여 추천받은 콘텐츠를 보다 보면 크게 실패하진 않았다.

*점점 리디에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케팅 노하우가 궁금하다.


그렇다면 이 캐릭터는 왜 BL에서 중요할까?

마케팅 최적화의 산물 콘텐츠인 BL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여 작가들이 만들어 낸 창작물이다.

그리고 잘 팔리는 콘텐츠가 되려면 소비자, 특히 여성 2~30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캐릭터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캐릭터 키워드를 보며 현재 어떤 캐릭터에 스토리적 판타지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좋다.

내가 BL 작가라면 이 키워드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장 나의 경우도 일단 #리맨물 은 선호 작가를 불문하고 미리 보기 때문이다.


콘텐츠 소비의 즐거움을 위해서 캐릭터 키워드를 보기도 하지만, 내 주변에서 접하지 못한 신인류적 캐릭터를 콘텐츠로 접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체리마호’로 돌아가

체리마호는 남남의 러브스토리로 판타지 같은 캐릭터 남남이 등장하지만,

나의 이목을 끄는 건 주인공 커플의 여자 사람 회사 동료인  ‘후지사키’ 상이다.

후지사키 상은 연애에 관심 없는 여성인데, 그녀의 캐릭터는 #무성애자


‘누구랑 같지 있든지 말든지

연애를 하든지 말든지

전부 그 사람의 자유지만

무엇을 고르든

자기가

그 자신을 좋아해야지

안 그러면

어떤 답을 내도

상대방도 납득 안 되지 않을까’

- 에피소드 4회에 가장 기억에 남는 후지사키 상의 속 마음


‘연애가 없어도 매일을 즐겁게 살아가는 여성’으로 만화 원작에서 각색했다는 드라마 '체리마호'의 요시다 에리카 작가의 말처럼 로맨틱 드라마라고 꼭 연애를 해야만 행복할 것이라는 것을 강요하는 대신, 후지사키 상을 #에이섹슈얼(다른 사람에게 성적 감정을 느끼지 않는 섹슈얼리티)이나 #에이로맨틱 캐릭터로 설정하여 그동안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적 감정을 갖는다'는 사람만이 요즘을 살고 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것 역시 신선했다. BL콘텐츠의 매력은 이처럼 기존에 보기 힘든 캐릭터를 설정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콘텐츠의 신선함과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 대변해 주기도 한다.

이런 캐릭터를 만든 요시다 에리카의 체리마호 다음 작품은 본격 에이 로맨틱을 다룬,


‘사랑할 수 없는 우리’


일본  최고  배우로 자리 잡은 연기파 타카하시 잇세이와  인류 캐릭터 역할 단골인 키시이 유키노의 독특한 연기로 사랑하지 않지만 가족이   있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생각하게 되는 드라마다. 어려운 소재지만 다양한 인종, 다양한 생각, 다양한 취향으로 살아가는 요즘 사람으로서 관심도와 상관없이  번쯤 보면 좋을  같다.*도라마코리아에서 시청 가능.


오늘도 자기 전에 '리디'에 들어가서 '키워드'를 검색하며 콘텐츠를 추천받아보려 한다.

스트레스 많은 하루였기에

자기 전 만이라도 판타지스런 일상 이야기로 킥킥거리며 디톡스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키워드는,

#명랑수 #할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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