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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불씨 관리

불씨가 사라지면 삶은 무기력해진다. 나이 들수록 더욱더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불씨가 꺼진다는 건 곧 살아있더라도 죽어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자나 깨나 불씨 관리를 해야만 한다.


젊어서는 자의든 타의든 늘 목표를 바라보며 살게 되지만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모든 시간이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주어지게 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꿈꾸었겠지만 막상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이때부터는 무기력과 자신의 정체성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은 삶이란,,, 그냥 구름이나 안개 같은 것인데......

은퇴 후 꿈과 목표가 사라지고 나면 자유롭고 편안한 삶도 잠시 또 다른 형태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가슴저미는 그림움 한가득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나 꿈과 목표를 이루었더라도 마찬가지다. 삶은 항상 뜻밖의 순간에 나를 놀라게 하고 고요한 평화를 깨며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가곤 한다.

어쩌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할 때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며 느끼고 즐길 때 비로소 삶이 활력이 생기고 비틀거리거나 표류하지 않게 된다. 삶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을 때 인간은 무기력해지고 삶은 다시 흔들리게 되는 법이다. 이것은 영생의 삶을 살고 싶은 우리의 조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그렇게 진화해 온 결과이다.


성공한 사업가로 살았던 대기업 사장으로 은퇴했던 고위 공무원을 했었던 누구나 예외 없이 나이 들면서는  목표가 사라진 뒤 오게 될 무기력과 고독감을(때때로는 고립감도) 통제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계 여행을 떠나던 글쓰기를 하던 악기를 배우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탐닉해 보자. 살아가는 시공간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의 삶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고(여행), 글을 쓰며 자신의 민낯과 마주하고 자신이 누구였는지 제대로 앎으로서 환희의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나이 들어 새로운 것과의 만남은 자신을 실존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느라 무료하거나 무기력할 틈이 안 생길 테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깊어지며,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되었다는 만족감을 줄 것이다.


불씨가 사라지면 삶은 무기력해진다. 나이 들수록 더욱더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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