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을까
내가 끄떡없다고 말했다면 믿었을까
잘 먹고 잘 자고 하루를 남들처럼
스물 네시간으로 쪼개어 쓰고 있다고,
쪼갠 시간 안에는 생각이 끼어들 틈 없고
이웃을 보면 인사를 건네고
드물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뚝뚝 녹아내리는 걸 닦으며 길을 걷는 시간도 있다면 믿어줬을까
지루하리만큼 평범하고 안전하다고
말한다면 믿었을까
밥을 먹는지 잠을 자는지 별일은 없는지
스물 네시간을 1440분으로 쪼개어도
그 중 단 일분도 당신이 무얼 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해하지 않을거야
나는 이전에도 지금도 처음부터
당신에게 없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러니까 당신은 거기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