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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Feb 05. 2024

끝나지 않은 2박 3일의 3일

‘누구나 한 번쯤’- 부산 3편

2021년 4월 12일 월요일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 짧지만 너무 좋았던 부산에서의 2박 3일이 끝나.... 지 못했다

복통을 호소하던 친구는 증상이 더 심해졌고 열도 너무 심하게 났다 1층에 안면인식 체온계에서는 정상온도로 나왔지만 약을 짓고 진찰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는 38도가 훌쩍 넘는 온도로 나왔다


이때 당시에는 살짝 느슨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열이 있으면 코로나 검사 결과 없이는 병원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큰 병원으로 향했다


거기서 듣게 된 소식. 검사 결과가 다음 날 아침에 나오기 때문에 그전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2박 3일이었던 여행은 뜻밖에 3박 4일이 되었고 우리 사이에 순간 정적이 있었다가 다들 일제히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비행기 표를 취소하고 다시 병원에 올 수 있게 근처 숙소에 방을 2개를 잡았으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렌트를 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차 렌트 후엔 체크인 시간까지 기다려야 되었기에 숙소에서 먹을 음식들을 사러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도 아픈 친구는 차 안에서 휴식을 취했고 나와 다른 친구만 들어갔는데 둘 다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음식을 엄청 사 왔다

닭강정을 거의 1킬로짜리를 사 왔는데 아픈 친구가 누가 둘이 먹는데 1킬로를 사 오냐면서 아픈 와중에도 웃으며 말했었다 나도 친구도 사면서 그리고 먹으면서도 이건 무조건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녁에 이어 다음 날 아침 식사까지도 닭강정을 먹게 되었다...   (역시 배고플 때 쇼핑은 금물이다,,,)


장을 보고 나와 우리 다 아직 한 끼도 먹지 못한 데다가 친구도 약을 먹으려면 밥을 먹어야 되는데 식당에 갈 수 없어서 차 안에서 최대한 냄새도 안 나고 흘리지 않을 수 있는 음식들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웠다 복통도 좀 가라앉고 열도 내려 차 안에 있으면 괜찮을 거 같다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은 관계로 관광을 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3박 4일 일정에 무얼 해야 될지 몰라 일단 드라이브를 하다가 달맞이 길이라는 곳 표지판을 통해 발견했고 이름도 신기하니 저기를 가보자면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 정보도 없이 그곳을 갔기에 계속 같은 자리만 맴돌았고 잠시 주차를 했다가 3분 만에 다시 곧 체크인 시간이니 아무것도 없어 보여 돌아가자며 주차장에서 나왔는데 300원의 주차요금이 나와 웃기도 했다


드라이브 중 잠시 멈춰서 본 풍경


숙소에서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들어가 나와 친구는 마트에서 나온 간식들과 닭강정을 먹으며 영화를 한 편 봤다 로맨스 영화였는데 완전 서로 난리를 치면서 때로는 욕도 하고 너무 재밌게 두 시간을 보내었다

다른 방 친구도 tv를 보는 중이라고 해서 영화에 이어 마스크를 끼고 그 친구방으로 건너가 또 tv를 보았다

계속 앉아있기만 해 답답하여 근처 해운대를 보러 나가기로 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나름 운치가 있었다 비도 많이 내린다기보다는 약간 미스트처럼 힘없는 빗줄기가 날리고 있었다 그런 비라 정면으로 부는 바닷바람에 의해 우산을 쓰고 있어도 옷의 앞쪽만 싹 다 젖었다

운치 있다며 밤바다를 보다가 친구가 동영상을 찍길래 한 바퀴 돌았는데 우산이 뒤집어지며 옷이 또 한 번 젖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너무 터무니없이 웃겼고 둘 다 좋다며 이어서 해운대 시장까지 구경을 했다


갑작스러운 뒤집힘에 다급함과 웃음을 담은 사진


숙소에 돌아와 방 내부에 보일러가 있어서 온도를 높인 뒤 옷을 말린다며 바닥에 깔아 두었다

오늘 하루가 계획 밖의 예상치 못한 일들 가득에 터무니없이 웃긴 일들도 가득했기에 오히려 3박 4일이 된 지금이 너무 좋았다 이 구성원으로 만나면 말이 진짜 많아서 매번 그렇게 말을 많이 해도 계속 생성되었기에 오늘 밤도 친구랑 늦게까지도 tv를 보면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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