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정션 아시아 해커톤 참여 기록
HACK YOUR POTENTIAL
지난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정션 아시아 2022 해커톤에 iOS FE 개발자이자 기획자로 참여했다.
나의 첫 해커톤이었기에 두려움, 설렘, 흥분 여러 감정이 뒤섞이며 대회장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대회장과 넓은 자리, 신나는 EDM, 설레는 웰컴 굿즈들까지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짧은 네트워킹 및 준비 시간을 마치고, 4개 트랙에 대한 발표가 시작되었다.
각 트랙은 다음과 같은 주제의 과제를 제시했다.
1. Microsoft
- Build Collaborative Apps for More Business Values and Productivities
2. ZEP
- Make ANYTHING with ZEP Script!
3. AWS GameTech
- 'Zero-operation' game on AWS
4. Chainapsis
- Building your first crypto product
우리 팀은 4명 모두 프론트엔드 개발이 가능하지만 전문적으로 백엔드만 다루는 팀원이 없었다.
일단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AWS와 Microsoft는 제외하고, ZEP과 Chainapsis 중에서 고민했다.
ZEP의 과제는 누구나 툴을 사용해 구현할 수 있지만 쉬운 만큼 참가자가 몰릴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은 못하더라도 아이디어로 수상 가능성이 높은 Chainapsis를 선택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아이디어
본격적인 해커톤 시작에 앞서 각 트랙 부스에서 과제에 대해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힌트를 얻고자 Chainapsis 부스로 갔는데, 초반만 하더라도 Chainapsis 트랙을 선택한 팀이 극소수였기에 대표님은 우리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중에서 대중들이 블록체인을 아직 어려운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블록체인을 대중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대표님의 조언을 토대로 우리는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다.
간단한 투표 앱부터 스니커즈 아이디어, 코인 거래를 더 쉽게 만들어주는 블록체인 지갑 아이디어, 식재료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으로 이루어진 정보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 개발자의 코드를 블록체인화해서 저작권을 보장해 주자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첫날밤 12시까지 긴 회의가 이어졌지만 끝내 팀원들 간에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숙소로 돌아왔다. 각자 개인정비 시간을 마치고, 다시 숙소에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이어나갔다. 이후에도 30~5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오고 갔지만 모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고, 하염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이어지는 회의에도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과반수가 원하는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최종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선정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모두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가
이틀 안에 구현해 낼 수 있는 수준의 아이디어인가
4명 중 3명의 동의를 얻은 "남산타워의 자물쇠를 블록체인으로 바꿔보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
다음날 오전 9시에 일찍 일어나 새벽에 정해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시중에 나와있는 서비스들이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찾아보며 여러 레퍼런스들을 모았다. 단순히 남산타워의 자물쇠를 블록체인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서 NFT를 적용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이렇게 사랑을 영원히 자물쇠로 간직할 수 있는 컨셉의 "Lock your Love, LoveChain" 앱이 탄생하게 되었다.
Lock your Love, LoveChain
아이디어 선정이 늦어지며 노션에 기획안을 작성할 시간도 부족해져 피그마에 간단하게 유저 플로우와 IA만 그리고 빠르게 디자인과 개발을 시작했다.
1명이 블록체인 구현, 2명은 프론트엔드 개발, 1명이 디자인을 맡아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기획과 디자인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디자인이 끝나면 바로 개발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작업하게 되었다. 이튿날에는 팀원 모두가 밤을 새가며 작업을 이어나갔고, 그렇게 LoveChain이 탄생하게 되었다.
완성된 우리의 결과물이다.
남산타워는 커플이 그들의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다.
그들만의 자물쇠를 채우고 키를 던져 영원히 잠가놓는다. (Permanent Locker)
블록체인과 남산타워 자물쇠는 부수기 힘들고,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Permanent Data)
블록체인 시스템을 사용해서 영원히 커플들의 자물쇠를 잠근다면?
간단하게 요약한 우리 팀의 발표 중 기획 파트 내용이다.
이 발표자료는 결과물 제출 후 심사위원들이 돌아다니면서 평가를 진행하는 시간에 발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하게 정션의 우승자 선정 방식을 설명한다.)
정션에는 트랙 우승자와 최종 우승자가 있는데 심사위원들이 트랙 우승자를 뽑고, 각 트랙에서 뽑힌 1등 팀은 참가자들 앞에서 발표를 한번 더 진행하고, 참가자들의 투표 시간이 주어진다. 여기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얻은 팀이 최종 우승자가 되어 핀란드에서 개최되는 국제 정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을 얻게 된다.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다른 팀의 결과물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었는데 영상은 다른 팀에게 홍보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에 만약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다른 팀에게 투표를 얻기 위한 용도였다.)
우리 팀의 앱은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심사위원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해커톤이 끝나고 느낀 점
이번 해커톤은 아쉬움이 정말 많았다. 팀원 대부분이 해커톤에 처음 참여하다 보니 아이디어 선정부터 쉽지 않았고, 개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또한, 블록체인을 구현해 본 경험이 있는 팀원이 없었기에 개발이 얼마나 걸릴지도 미지수였고, 우리 실력에 맞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디자인과 개발 시간이 많이 부족해졌다.
그래도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우리 팀원들의 열정은 그 어떤 팀보다도 대단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결과물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나는 Thina)
LoveChain으로 트랙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재밌는 아이디어로 코인을 상금으로 받는 성과를 얻었다.
지금까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