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재밌다] 데미안 2편
'나'의 사춘기를 돌아봅니다.
세상은 거짓말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그래서 화가 나거나 우울했던 것 같아요.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던 것도 같고, 성취한 것 별로 없는 현실이 암울했던 것도 같고요. 그런 때 저에게 한줄기 빛이 되는 존재가 뭐였던가.
확실히 부모님은 아니었어요.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저보다 좀 더 마음이 깊어 보이거나 어른스러워 보이는 친구.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거나. 내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판단하더라도 건성이나 농담으로 하되 잘 들어주던 친구요. 책이나 음악, 그림, 라디오도 그런 어른스러운 친구의 범주에 들어갔습니다.
소설 <데미안>의 싱클레어도 그러합니다.
부모보다는 어른스러운 친구죠. 이야기는 싱클레어가 부모의 밝고 정돈된 세계로 대표되는 유년을 벗어나면서 시작돼요. 부모는 싱클레어의 고민을 덜어주지 못해요. 다행히 거기엔 데미안이라는 어른스러운 친구가 존재하죠. 데미안은 그를 도와주기도 하고 자극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이는 인간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이제 부모가 된 저는 좀 씁쓸합니다.
저 시기 아이의 마음을 위해 부모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겠구나 싶어서요. 아이의 이야기 속에서 부모는 슬슬 나와야 하는구나. '나'는 아이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구나 싶습니다. 세상 많은 부모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성장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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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 그렇게나 부모로부터 떨어지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부모의 도움을 바랄 때가 오더군요. 인생 생각보다 깁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