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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 빈 Sohnbin Nov 13. 2022

브랜드는 자본력

Christian Dior은 L.V.M.H 그룹 아르노 회장이 1990년에 소유한 개인 회사다. 이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 회사로 볼 수 있는 구조인데, 오랜 기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네이밍을 Dior로 단순화해서 부르기 좋고  인지하기 좋도록 바꾸고서도 최근 몇 년까지 성장세가 완만했는데 마케팅과 물량 공세를 꾸준히 강화해서 2년 사이 급속한 매출 신장을 가져오게 되었다.

국내 신문 보도상 데이터를 보면 2017년 매출 37억이었고  48억의 영업손실까지 났는데  2020년에 와서 매출은  3285억으로 그리고 작년 2021년 6139억으로 단순 전년비 두 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는 심화된 손실에도 불구하고 Dior이 동 그룹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특별함은 물론 럭셔리 브랜드가 꾸준한 투자와 히스토리의 주목도로 만들어지는 사례임을 보여준다.

단순 럭셔리 혹은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는 전설적 스토리로 회자되는 긴 히스토리, 장인의 수작업과 희소성을  강조한다. 당연히 제품에도 최고급 소재 사용, 신소재와 신기술의 빠른 도입, 소비자 반응에 좌우되지 않는 계획적 수량 조절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다.

자본은 제품의 콘셉트와 디자인 역량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주목도 높은 최고의 글로벌 모델을 브랜드 뮤즈로 등장시키고 광고 사진과 영상의 대가를 동원한 컷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00/01(?) 시즌 존  갈리아노는 파리의 승마장이었던 장소의 마구간 실내를 개조하여 패션쇼를 진행할 때 필자도 참석한 적이 있다. 아르노 부부의 참석은 그 자체로 디오르의 비중과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었다.

당시 중동의 전운이 감돌던 시기라 그의 디자인 주제도 밀리터리 룩과 소재가 중심이었는데 패션은 이미 기능을 넘어서서 새로운 형태의 용도와 분위기를 창조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예속하도록 강화하는 일이 된 것이다. 그가 유태인 차별 구설로 떠날 때까지 그의 기행과 혁신적 제안은 다분히 매출 보다 쇼에 치중하고 자본은 거대한 힘으로 미는 형국이었다,

북극 빙하의 일부를 가져와서 패션쇼를 했다고 국내에 보도된 일이 있는 2년 전 샤넬 F/W 쇼를 예를 보면 기후 위기로 지구 온난화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선한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며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거대한 연출이다.(실제 스웨덴에서 260여 톤을 가져왔다고) 사실 이미지 연출을 위한 작업과 운반에 소요된 탄소 발생량과 자연 얼음을 훼손한 행위는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비용을 투자해 스토리와 이미지 조작을 하는 셈이다.

이처럼 자본은 상징 조작과 스토리 창조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파워를 만드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아르노 개인의 다양한 브랜드 인수 과정의 교활한 작업 경과를 본다면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환상을 지울 수 있겠지만 대중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실체가 현실감이 있고 자신을 그 이미지에 덧씌우려는 욕망에 늘 굴복하고 그 이상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도덕적 소비나 공정무역, 선한 기업을 판별하려는 NGO 단체들의 활동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에서 쉽게 잊고 마는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 앞에서 당당한 소비자 되기가 어려운 일이다. 이미 의지 이전에 광고 등 각종 정보로 세뇌당한 각자가 쇼윈도 앞에서 서 있게 되는 것이다.

청담동에 들어선 플래그십 부띡들을 보면 디오르는 튤립 모양으로 크리스천 포잠박이 설계하고 인테리어는 피터 마리노가 했다.루뷔똥은 프랑크 게리의 설계로 첫 건물을 부수고 새로이 만들었다. 어느 분야나 세계 최고의 반열에 있는 대가들의 힘을 비는 것이 자본의 힘이다. 구찌도 기존 건물을 재건축했는데 브랜드가 갖는 이익의 크기가 그 갭을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샤넬은 갤러리아에 국내 첫 부띡을 만들 때 유리 박스의 경우 무접착 방식을 선보였는데 실리콘 접착제로 시선이 조금이라도 방해받지 않는 당시 신기술을 도입해서 선보였다. 루뷔똥은 갤러리아 다음 2호점에 세로 비젼을 초대형으로 설치해서 패션모델이 매장을 종일 활보하는 실물 크기를 선보여서 무엇이든 새로운 첨단의 이미지를 고유한 역사와 함께 병행해 보여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음 기회에 또 쓰겠지만 이들 메이저 브랜드들은 국내 유통망의 기존 룰에서 벗어난 존재들이다. 그들은 백화점 측에서 모든 부띡 공사 비용과 부대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으며 간혹은 운영요원의 인건비도 추가 지원받는 사례가 있었다. 

인테리어 비용은 상상 이상이라 평당 단가로 비교할만한 국내 마땅한 곳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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