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큰 아버지의 소개로 도자기 공예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저를 만나고자 하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당시 도자기 공예 관련하여 스토어팜[스마트 스토어]을 운영하고 있는데, 판매가 잘되지 않아 도움을 받고자 하셨습니다.
의뢰를 받은 것도 아니고 , 너무 하기 싫었지만 큰 아버지의 친구이시기도 하고 아무튼 강제적으로 쇼핑몰을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뭐 의례 그러하듯 하루에 1~2개 정도의 판매량이더군요.
그런데,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도자기하면 사람들의 식기 또는 관상용 제품이겠거니 했는데, 반려견/묘를 위한 제품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제품 들중에, 제 눈을 확 사로잡았던 제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품이라고 말씀드리면 불편해하실 분들도 있지만, 반려동물 유골함을 판매하고 계셨습니다. 눈에 띄었던 이유는 3가지입니다.
하나. 당시 소위 말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둘. 소구점만 잘 정리하면 전문 브랜드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셋. 도자기 공예가로서 수제작이 가능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제안을 드렸습니다.
1. 선택과 집중을 하자.
브랜드 네임도 반려동물 전문 도자기를 내세우고 있는데, 굳이 팔리지도 않는 사람의 식기 또는 관상용 제품은 필요가 없어 보인다. 아깝더라도 재고 있는 만큼만 털어내시고 반려동물 유골함 전문 공방으로 전환을 시키자.
2. 반려동물의 유골함의 필요성을 부각하자.
그때 당시 알게 된 사실인데 관련 법에 의하면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일반 쓰레기에 담아, 처리하도록 규정이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공방에서 유골함뿐만 아니라 , 반려동물과 이별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정보 전달과 준비 방법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자.
3. 주문 제작 시스템으로 하자.
소중한 반려동물을 보내고 간직하기 위한 도자기인 만큼 , 웬만하면 주문 제작으로 고객들에게 진정성이 느껴지도록 하자. ( +@ 반려견의 추억할 수 있는 ,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풀어내면 더 좋다. )
대략적인 쇼핑몰 구성과 채널전략을 조언드리고 마무리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쇼핑몰 쪽은 키워드들이 활성화되지 않아 판매가 저조했지만, 반려동물 커뮤니티와 크라우드 펀딩 등에서 판매를 진행하여, 3개월 만에 월 4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셨습니다.
그런데 , 1년 뒤 도자기 사장님이 심각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매출이 급감하여 미치겠다는 겁니다. 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단박에 매출이 떨어진 이유를 알겠더군요.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래도 공방이다 보니 주문 소화능력이 좀 떨어지고 , 경쟁자들이 조금씩 생기자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다음부터였습니다. 매출의 감소를 극복해 보고자, 중국산 유골함을 수입하게 되었고 , 더 나아가 유골함과는 상관없는 제품들에 브랜드 마크를 박아 대량 제작하여 판매를 하시고 계시더군요.
( 중국산 유골함. 반려동물모양 그림 티 / 식기 / 주류 용품 / 친환경 사료 / 목줄 / 하우스 등등 )
제가 도자기 사장님께 말씀드렸던 포인트 즉고객=나의 관계는"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반려동물의 장례절차에 대한 인식개선과 그 방안과 함께 , 진정성 있는 유골함을 제작하여 전달하는 공방."이었습니다.
반려견유골함을 찾는 고객에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
어떤 심정으로 유골함을 찾고 있었을까요?
가격은 천차만별에다가 귀엽고 아기자기한 잡동사니들이 어떻게 느껴졌을까요?
고객은 쇼핑몰을 보고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을까요 ?
하나만 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반려동물 식기 / 목줄등을 팔면 안 된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시장의 확장은 매출 증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방식이 잘 못 되었다는 거지요.
성공적인 확장은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왜 그렇게 하는지 살펴보시려면 , 쌤소나이트의 사례를 찾아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전직 마케터 / 현직 장사꾼으로 일상 속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놨던 개인 노트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 장사에 정답이 있는 거 같지만, 하면 할수록 미궁 속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시선으로 한 번 접근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미천한 글 솜씨와 생각이지만 , 저런 생각도 하면서 사는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