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일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늘은 『증언』 중 한 부분을 옮기고자 한다. 시대적 배경은 스탈린 시절이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음유 시인들이 우크라이나 지역에 떠돌아다녔다. 그들은 그 지역에서 리르니키(lirniki) 또는 반두리스티(banduristy)라고 불렸다. 어느 지방에서나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장님이었다.”
“그런데 1930년대 중반, 제1차 전-우크라이나(All-Ukrainian) 리르니키-반두리스티 집회가 열린다는 공고가 나왔다. 모든 음유 시인들이 함께 모여 장래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스탈린이 말했다. '인생은 더 좋아지고 즐거워지리라' 장님들은 이 말을 믿었다. 그들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역으로부터, 작고 잊혀진 마을로부터 모여들었다. 집회에 모인 장님의 수는 수백 명이나 되었다. 집회는 러시아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었고, 이 나라의 산 역사였다. 모든 노래와 음악과 시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총살되었다.”
“왜 그랬을까?”
“그들이 발에 거치적거려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는 위대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완벽한 집단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정시대의 부농(kulak) 계급도 이미 파괴되었는데, 이 장님들은 내용이 수상한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그 노래들은 검열에 통과된 것도 아니다.”
스탈린 정권이 이 내용을 보도했을 리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세상일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음 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