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6월 9일에 녹음된 <Wrap Your Troubles in Dreams>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각각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식을 내놓는다. 빙 크로스비가 불렀는데 그는 당시에도 최고의 스타였지만 3년 뒤인 1942년에는 산타만큼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 <White Christmas>를 녹음해서 초대박을 치게 될 팔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Wrap Your Troubles in Dreams>은 제목에서 짐작되다시피 감미로운 발라드였다. 마침 빙에게는 신께서 들을만한 노래 좀 자주 불러달라고 내려주신 훌륭한 바리톤 보이스가 있었다. 더구나 그 곡은 전에도 이미 여러 번 불러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따라서 그에게 이번 작업은 쉬운 죽 먹기였다. 밴드가 연주를 시작했고 그는 1절을 불렀다.
When skies are cloudy and gray
They're only gray for a day
So wrap your troubles in dreams
And dream your troubles away
그의 목소리는 최고급 침대에 몸을 눕히는 경험을 청각적으로 구현한 것 같아서, 잠드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가사를 전달하기에 아주 어울렸다.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녹음실 의자에 앉아서 자기가 빚어낸 목소리를 감상하고 있던 신은 가사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가 생각하기에 그 가사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그래서 신은 장난을 좀 쳤다. 1절 간주가 끝나고 2절로 넘어갈 때 밴드가 갑자기 상의도 없이 리듬에서 8마디를 생략하게 만든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박자를 놓쳤을 때, 빙은 공교롭게도 “Life’s really funny that way.”라는 가사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후로도 40여 년간 연예계에서 최고의 스타로 살아남을 만큼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녹음이 망했다는 것을 느끼자마자 그는 노래 부를 때 쓰는 부드러운 가면을 빠르게 벗고, 대신 훗날 밥 호프와 공연할 때 자주 쓰게 되는 유머용 가면으로 잽싸게 바꿔 썼다. 그리고 즉석에서 가사를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Life’s really funny that way...
Sang the wrong melody
We’ll play it back
See what it sounds like, hey-hey.
They cut out eight bars,
the dirty bastards...
그가 바꿔 부른 가사에 음향 엔지니어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는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한 것이다. 그들은 잠시 웃고 떠든 뒤 두 번째 녹음을 시작했다. 더 이상 장난은 없었고 그들은 원래 가사대로 녹음된 두 번째 버전을 발매했다. 문제가 생기면 시원하게 욕 박아버린 뒤 다시 시작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는 첫 번째 버전은 당연히 발매되지 않았다. 좀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가사긴 했지만, 1930년대에는 ‘Damn’조차 큰 욕이었으니 ‘Dirty Bastards'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른 뒤, 첫 번째 버전마저 공개되었다. 세상 어딘가에 녹음본이 계속 존재했던 것이다. 발라드를 부르다가 쌍욕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고, 같은 이유로 그것은 빙 크로스비의 가장 유명한 NG가 되었다.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그것이 공개되었을 때 이미 그는 잠든 지 오래였고, 이번에는 문제가 원래의 가사대로 해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