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노아빠 Oct 18. 2023

꼰대가 잘못된 건가요?

MZ세대를 향한 '신세대 꼰대'의 소신발언

꼰대 : 

① 은어로 '늙은이'를 가리키는 말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②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된 속어 (출처 : 위키백과)

* 꼰대질 :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방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착오적 설교를 늘어놓는 것을 말함.




요즘 MZ세대에서 가장 기피해야 할 대상 1호, '꼰대'.

꼰대 같은 상사를 피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고,

자신들도 꼰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작 실상은 기성세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 출처 : 중앙일보, [그래픽 Talk] ‘꼰대자가진단’ 해보니…‘멘토’와 ‘꼰대’는 한 끗 차이.


 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꼰대가 나이 많은 기성세대를 과연 지칭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나이가 많은 꼰대든 적은 꼰대든 결국 하는 행동은 똑같다. 꼰대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요즘 꼰대 : 기성세대의 업무방식이나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




군생활 중 업무 시작시간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간 적이 있었다.

일과 시작시간이 08시 30분이면 그 시간이 업무 시작시간인지, 출근하는 시간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막 30대에 접어들어든 '젊은 세대'인 나조차 당연히 업무 시작시간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20대 초중반 세대 중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출근시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실제로, 08시 30분에 출근하는 후배 장교들을 혼낸 적이 있다.

국민의 혈세를 받는 우리가 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 08시 30분인데, 그 시간에 딱 맞춰 출근하면 일할 준비가 되겠냐고 나름 호되게 혼을 냈다. 착한 후배들은 "죄송합니다. 좀 더 일찍 출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속으로는 나를 욕했을지도 모른다.


이 얘기를 동기들한테 하니 "요즘 애들 그런 분위기 아니야~. 너 그러다가 후배들 사이에서 꼰대로 유명해져. 그러지 마."라고 나를 나무랐다. 나름 나도 젊은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꼰대라니. 당황스러웠다.




MZ세대에게 지탄을 받을 수도 있지만 난 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꼰대력'이 없다면 조직은 정상적인 기능발휘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기성세대의 업무방식이 무조건 잘못된 것일까? 

물론, 잘못된 방식도 있지만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출근시간을 예로 들어보겠다.

내가 경험했던 훌륭한 상급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출근시간이 빠르다는 것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해가 뜰 때 출근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들의 업무 방식을 배웠다.


1. 부대원들의 건강상태와 시설물의 이상 유무를 제일 먼저 확인한다.

2. 사무실을 청소 및 환기 후 상급부대의 일정과 지시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3. 커피 한 잔을 내리며 오늘 자신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간대별로 정리한다.

4. 혹시 놓친 업무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위의 모든 사항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최소 한 시간 이상 일찍 출근해야 한다.

그렇기에 내 출근시간은 항상 07시 30분 이전인 적이 많았다.

(물론, 아침에 아내의 육아를 도와준 후 조금씩 늦어진 적도 있다.)


08시 30분에 출근하는 후배들을 보면 대부분 출근하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은 통상 09시를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업무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기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점이다.


그들에게 멘토가 되기 위해 나름 조언을 하며 좋은 선배 장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들의 눈에는 내가 꼰대로만 보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마음이 아팠다.


나도 모르게 하루의 시작부터 꼰대력이 발휘된 것이다.




꼰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바꾸고 가르치는 것이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조언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경험했고,

그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우리에게 하는 소중한 조언이다.

이런 조언들을 '라떼'로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군생활을 했다.

훌륭한 상급자와 정말 함께하기 싫었던 상급자도 많았다.

그들과 함께하며 올바른 업무태도와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 남편의 육아가 필요한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