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마란 무엇인가? 플라스마는 혈액 속의 혈장을 이르는 그리스 말에서 출발한 단어이다. 플라즈마로 읽히는 경우가 있으나 이 글에서는 플라스마라고 표기하려고 한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부분적으로 이온화되어 있는 기체 상태의 혼합물을 가리킨다. 부분적으로 이온화되어 있는 상태인 플라스마는 양이온, 전자 그리고 음이온 등의 전기를 띤 하전(荷電) 입자와 전기적으로는 중성이나 화학적으로 활성화된 물질(radical)을 많이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플라스마 내에는 전자나 이온에 비해 수백 배 이상의 활성화 물질들이 존재한다. 또한 입자들이 충돌로 여기(勵起) 상태로 전이되었다가 기저(基底) 상태로 환원되면서 각 입자 고유의 빛을 낸다. 이러한 특성은 외부에서 전기장을 가하여 플라스마가 형성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되며, 이에 따라 공정용 플라스마(process plasma)를 glow discharge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기 방전으로 형성된 플라스마는 내부에 거의 같은 밀도의 양전하와 음전하(전자+음이온)가 혼합되어 있어 전기적으로 준중성(quasi-neutral) 상태를 이루고 있다.
플라스마에 대한 이해는 플라스마가 외부 전기장을 흡수하는 과정, 플라스마 내부에 존재하는 입자들인 전자, 이온, 활성화 물질의 분포(밀도) 및 상태(온도)의 이해를 통해 이루어진다. 외부 전기장의 흡수는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전자에 의해 전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렇게 높은 에너지를 얻은 전자가 기체 분자와의 충돌로 이온과 활성화 물질들을 생성하게 된다. 따라서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전자의 에너지는 이온 및 활성화 물질의 분포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플라스마는 전자의 밀도와 전자 온도(에너지)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보이며 이들 값에 따라 플라스마를 구분할 수 있다. 매우 밀도가 낮고 에너지가 낮은(rarefied and cold) 성간(星間) 플라스마(interstellar plasma)로부터 매우 밀도가 높고 에너지가 큰 퓨전(fusion) 플라스마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플라스마가 있다. 우리가 관심이 있는 공정용 플라스마도 플라스마를 형성하는 방식에 따라 전자밀도는 세제곱센티미터(cm3) 당 108~1012, 전자 온도(에너지)는 1~10eV의 다양한 범위를 가지며 이에 따라 서로 다른 플라스마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활용 분야도 달라진다. 공정용 플라스마로 처음 개발된 플라스마 장비들은 0.01% 이내의 낮은 이온화율을 갖고 세제곱센티미터 당 109 이내의 낮은 전자밀도를 보이는 DC 또는 RF 플라스마가 주였으나 최근에는 1% 정도의 높은 이온화율을 가지며 세제곱센티미터 당 1012 이상의 높은 전자밀도를 갖는 고밀도 플라스마(high density plasma: HDP) 장비가 개발되어 있다.
플라스마 내에서 전자가 기체 분자와 충돌하여 기체 분자들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은 공정용 플라스마에서 우리가 이용하는 이온과 활성화 물질 그리고 전자 등을 생성하는 과정으로 플라스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전자와 이온 또는 중성 입자와의 충돌은 크게 탄성충돌과 비탄성충돌로 구분되는데, 탄성충돌의 경우에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두 입자 간의 질량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효율은 매우 낮다. 비탄성충돌은 상대적으로 충돌 빈도는 낮지만 기체 분자의 내부에너지를 변화시키므로 공정용 플라스마의 특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비탄성충돌의 종류에는 기체 분자를 이온화시키거나, 높은 에너지 상태로 여기(excite) 시키고, 분해하는 과정 그리고 재결합(recombination)하는 과정 등이 있다. 또한 여기 상태의 분자는 매우 짧은 시간(나노초 이내)에 빛을 내면서 기저 상태로 되돌아가며 이때 발생 되는 빛은 각 플라스마의 특성을 나타내는 고유의 색깔을 보인다. 이러한 다양한 비탄성충돌은 전자의 에너지에 따라 각기 고유한 충돌 빈도를 나타내므로, 전자의 에너지를 분석하는 것이 플라스마의 특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
플라스마에 에너지가 전달되는 과정은 플라스마가 켜지는 점화(ignition) 단계와 플라스마가 유지되는 유지(sustaining) 단계로 나뉘며 둘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흔히 플라스마를 형성하는 방식에 따라 플라스마 장치를 구분하는 것은 유지 단계에서의 에너지 전달 방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플라스마가 생성되는 과정은 대부분 동일(同一)한 방식으로 이해된다. 즉, 처음에는 자연계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소수의 씨앗(seed) 전자가 외부 전기장에 의해 가속되고 기체 분자를 이온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큰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러한 고에너지 전자는 기체 분자와 충돌하여 기체 분자를 이온화시켜 양이온과 전자를 생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전자는 다시 전기장에 의해 가속되고 이온은 전자와 반대 방향으로 가속되어 전극에 충돌한다. 큰 에너지를 가진 이온이 전극에 충돌한다면 전극의 표면에서 2차 전자(secondary electron)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많은 양의 이온화가 이루어지면 플라스마 방전(breakdown or ignition)이 이루어진다. 플라스마의 방전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자가 기체 분자의 이온화 에너지보다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큰 전압이 필요하며, 전자와 분자 간의 빈번한 충돌과정이 있어야 한다.
플라스마가 형성되는 최소 전압을 반응실(reactor)의 압력(P)과 전극 간의 거리(d)의 관계로 정리한 것이 파센 곡선(Paschen curve)이다. 압력은 전자가 기체 분자와 충돌하는 평균 충돌 거리(mean free path)를 결정해 주므로 충돌 횟수와 전기장에 의해 가속되는 시간을 결정해 준다. 전극 간의 거리는 전기장의 세기를 결정하며 매우 낮은 압력에서는 전자가 가속되는 거리를 결정한다. Pd의 값이 아주 작은 영역은 압력이 너무 낮아 충분한 충돌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전자가 가속될 수 있는 구간이 너무 짧아서 기체 이온화에 충분한 전자가 생성되지 못하여 플라스마 생성이 어려운 경우이고 Pd의 값이 너무 큰 조건은 압력이 너무 높아서 전자가 충분히 가속되지 못하거나 전극 간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전기장이 작아 전자를 충분히 가속시키지 못하여 플라스마의 생성이 어려운 경우이다.
기체의 이온화율이 높을수록, 낮은 전기장 하에서도 방전(discharge)이 될 수 있다. 또한 초기 전자가 많을수록 플라스마가 켜지는 시간(turn-on time)이 짧아진다. 스퍼터링(sputtering)이나 고밀도 플라스마 화학증착(high density plasma chemical vapor deposition: HDP CVD)의 경우 대개 압력이 낮은 영역에서 공정을 실시하기 때문에 압력을 높여서 플라스마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이온화율이 높은 아르곤 기체를 첨가하기도 한다. 플라스마가 켜지고(ignition) 나면 전자와 이온의 공간적인 재분배가 이루어져 전자와 이온이 같은 밀도로 존재하여 전기적으로 중성인 벌크(bulk) 플라스마와 이를 둘러싼 시스(sheath) 영역으로 나뉘게 된다. 시스 영역은 전자가 없는(depleted) 일종의 공간 충전(space charge) 영역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플라스마는 외부 전기장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를 벌크 플라스마에서 충돌을 통해 재분배하고 외부로 확산해 가면서 에너지를 잃는 과정을 거치는 동적인 정상상태(steady state)에 이르게 된다. 외부 전기장에 의한 에너지 흡수는 거의 전적으로 전자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흡수 방식은 각 플라스마 장치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플라스마를 구분 짓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CCP(capacitively coupled plasma) 방식은 전극과 플라스마 사이에 형성된 높은 전압에 의해 전자가 가속되는 방식에 의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플라스마이며, ICP(inductively coupled plasma) 방식은 반응실의 외부에 있는 코일을 통해 교류전류를 가하여 플라스마 내부에 유도전기를 일으켜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유지하는 플라스마이고, 파 가열 플라스마(wave heated plasma)는 외부에서 가해진 마이크로파(microwave)나 RF(radio frequency wave)와 같은 전자기파가 플라스마 내부로 진행하면서 흡수되는 방식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하는 플라스마이다. 외부 전기장으로부터 큰 에너지를 얻은 전자는 벌크 플라스마 영역에서 기체 분자와의 탄성 및 각종 비탄성충돌을 통해 에너지를 잃는다. 비탄성충돌이란, 이온화, 분해, 여기, 전자 부착(electron attachment), 재결합(recombination) 등의 과정을 포함하며, 이들은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이온 및 활성화 물질을 생성하는 주요 과정이다. 또한 벌크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입자들은 주변의 반응관 벽으로 확산해 가면서 손실된다. 정상상태의 플라스마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균형을 이룬 상태로 외부로부터 흡수한 에너지와 손실되는 에너지가 평형을 이루며, 생성되는 입자와 없어지는 입자가 평형을 이룬 상태다.
공정용 플라스마 소스는 외부 전기장으로부터 전자가 에너지를 얻는 방식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에 개발된 공정용 플라스마 원(plasma source)들은 두 개의 평판형 전극의 사이에 가한 직류 또는 교류 전기장을 이용해 에너지를 전달하는 CCP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방식의 플라스마 원은 전력 전달 효율이 낮아 플라스마 밀도가 낮은 편이나 최근에는 수십 MHz 이상의 고주파를 이용하여 전력 전달 효율을 높여 어느 정도 높은 밀도의 플라스마 밀도를 갖는 장비가 개발되었다. 이 장비들은 간단한 구조로 매우 높은 균일도를 갖는 플라스마를 생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플라스마 밀도를 얻기 어렵고, 전극이 플라스마와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기판이 전기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못한 단점이 있다. ICP 타입의 플라스마는 외부의 코일에서 발생한 교류 전기장에 의해 플라스마 내에 유도전기장이 발생하여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높은 에너지 전달 효율을 가져 비교적 밀도가 높은 플라스마를 형성할 수 있고, 기판이 전기적으로 독립되어 있어 기판에 도달하는 이온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때 사용하는 교류 전기장은 13.56 MHz의 RF나 수 MHz, 수백 KHz 등 다양하다. 파 가열(wave heated) 방식은 플라스마 내로 전파되는 전자기파를 흡수하여 에너지를 얻는 방식인데, 전파하는 전기장의 주파수와 자기장의 존재 여부, 플라스마 반응실의 구조, 플라스마의 밀도에 따라 다양한 흡수 방식이 존재한다. 이 플라스마 원은 매우 높은 플라스마 밀도와 전자 온도를 가질 수 있으며 기판이 전기적으로 독립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균일도(uniformity)나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는 아직 개발 단계의 플라스마라고 할 수 있다.
직류(direct current: DC) 플라스마는 강한 음 전위가 가해진 음극(cathode)과 접지 되어 있는 양극(anode, 대개 반응실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라스마가 형성되고 나면, 등전위면을 이루는 벌크 플라스마와 강한 전기장을 갖는(potential drop 구간) 음극 암 구역(cathode dark space) 및 약한 전기장이 형성되어 있는 양극 암 구역(anode dark space)의 세 가지 전기적인 구조를 갖게 된다. 이들 암 구역(dark space)은 전자의 밀도가 매우 낮은 구간으로 시스(sheath)라고 부르기도 한다. 벌크 플라스마 영역은 플라스마 주위의 어떤 영역보다 높은 전위(plasma potential, Vp)를 갖게 되는데 이는 전자와 이온의 이동도(mobility)의 차이에 기인한다. 즉, 매우 이동도가 빠른 전자(질량이 작고 에너지가 큰 상태)는 외부로 빠져나가는 플럭스(flux)가 매우 크고 상대적으로 이동도가 매우 낮은 이온은 플럭스가 적다. 따라서 플라스마가 형성되는 초기에는 전자가 더 많이 빠져나가고 이온은 상대적으로 덜 빠져나가 플라스마와 외부 사이에 전위차가 형성되기 시작하여 정상상태에서는 동일한 양의 전자와 이온이 빠져나가게 되며 이러한 상태에서는 플라스마는 주변의 어떤 물체보다 전위가 높게 유지된다. 음극 쪽의 시스에 존재하는 전자는 강한 자기장에 의해 가속되어 큰 에너지를 얻게 되고 벌크 플라스마 방향으로 운동하게 되며, 도중에 기체 분자와 충돌하며 이 중 일부는 기체 분자를 이온화시킨다. 이때 발생한 전자와 이온은 전기장이 없는 벌크 플라스마 내에서는 무작위 운동(random motion)을 하지만, 시스 근처에 도달하면 이온은 음극 쪽으로 가속되고 전극에 충돌하여 전극 표면으로부터 2차 전자를 발생시킨다. 발생한 2차 전자는 다시 벌크 플라스마 쪽으로 가속되면서 에너지를 얻고 다시 앞의 과정들을 반복하게 된다. DC 플라스마는 전기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전극이 반드시 도체로 이루어져야 하는 단점이 있다. DC 플라스마는 반응관 내에서의 위치마다 다른 색깔을 낸다. 보통 압력은 3x10-3 torr 이상, 인가전압은 수백 볼트 이상이며, 음극을 가열하면 열전자 방출로 인하여 충분한 전자를 플라스마에 공급하게 된다.
아주 낮은 주파수의 교류(alternating current: AC) 전기를 가하면 DC 방전이 교대로 일어난다. 주파수가 증가하면, 전극 극성의 변화에 양이온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주파수가 더 증가하면, 전자가 반대편 전극에 도달하기 전에 전극의 극성이 바뀌어 전자는 우왕좌왕(右往左往)하다가 기체 분자와 좌충우돌(左衝右突) 충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처음 반 회(one half cycle)에서 양전하가 축적되고 다음 반 회(next half cycle)에서는 전자 포격(electron bombardment)으로 중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조건의 주파수 한계가 대략 100kHz 이상이며 보통 라디오 주파수(radio frequency: RF) 영역이다. 실제로는 한쪽 전극을 접지(ground)시킨다. 교류를 쓰면 전극이 부도체인 경우도 플라스마 유지가 가능하다. 실제로 에칭(etching) 공정, 플라스마 촉진 화학증착(plasma enhanced chemical vapor deposition: PECVD) 공정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된다.
RF 플라스마의 경우에는 RF 전원이 가해지는 초기에 플라스마로부터 도달하는 전자와 이온의 양의 차이에 의해서 전극에 전하가 축적된다. 전원(power supply)으로부터 큰 음 전위가 가해진 상태에서 기판에는 플라스마로부터 전자는 도달하지 못하고 양이온만이 도달하여 축적되면서 전위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이때 도달하는 양이온의 양은 양이온의 밀도(=전자밀도)와 속도의 곱에 비례한다. 다음 주기에서 전원으로부터 양의 전위가 가해지면 기판에는 양이온은 도달하지 못하고 전자만이 도달하여 축적되는데 이때 도달하는 전자의 양은 앞서 도달했던 이온에 비해 훨씬 많아서 기판 전위의 큰 감소가 일어난다. 따라서 한 주기의 RF 전위가 가해지고 나면 전체적으로는 음 전위가 기판에 쌓이게 되어 기판은 음 전위를 갖게 된다. 이러한 음 전위는 전자를 반발하는 작용을 하게 되어 어느 수준에서는 한 주기 동안 기판에 도달하는 전자와 이온의 양이 같게 될 것이다. 이때 형성된 기판의 음 전위를 직류 자가 바이어스(DC self bias)라고 한다.
전극에 전원을 연결할 경우(RF powered electrode), 직류 자가 바이어스는 전하를 축적하기 위한 축전지(capacitor)가 있어야만 생성된다. 모든 RF 전원은 축전지를 갖고 있다. 전원이 연결된 전극(powered electrode)의 면적이 접지된 전극(grounded electrode)의 면적에 비해 작을수록 큰 DC 자가 바이어스가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13.56 MHz의 높은 주파수를 갖는 전기장을 가하는 경우 이동도가 큰 전자는 매 순간의 RF 전기장에 반응하여 움직이지만, 이동도가 작은 이온의 경우에는 이 주파수를 따르지 못하여 DC 자가 바이어스라는 평균적인 전위에 따라 가속된다. ICP와 파 가열(wave heated) 플라스마의 경우, 기판에 RF 바이어스를 독립적으로 가하여 기판에 DC 자가 바이어스를 형성할 수 있다.
생성된 플라스마의 진단이 중요하다. 플라스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전자의 에너지 및 밀도 그리고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이온과 활성화 물질의 종류 및 분포 등을 들 수 있다. 플라스마 분석장치로 질량분석기는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이온 및 활성화 물질(radical)을 검출하는 장치이며, OES(optical emission spectrometer)는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여기 상태의 물질이 기저 상태로 전이되면서 내는 빛을 검출함으로써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활성화 물질을 검출하는 장치이고, 랭뮤르 검출기(Langmuir probe)는 플라스마 내에 작은 탐침을 삽입하고 이 탐침에 가하는 전압을 변화시키면서 탐침으로 흘러들어오는 전류를 측정함으로써 플라스마 내에 존재하는 전자의 밀도 및 에너지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플라스마 기술이 어떤 물질을 빼는 기술 이외에 더하는 기술로도 쓰이고 있다. 즉 플라스마 기술이 빼기 기술인 드라이 에칭에 적용될 뿐 아니라, 박막 형성 기술인 스퍼터링(sputtering), 화학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등에도 응용되고 있다. 먼저 에칭 과정에 플라스마 기술이 적용되는 예를 살펴보자. 제조 중인 실리콘 웨이퍼를 플라스마 에처(plasma etcher) 장치 안에 넣고 반응실(reactor)을 진공 펌프로 공기를 뽑아내고 적당한 가스를 반응실에 유입시키고, 웨이퍼 집게(holder)에 전원을 연결하고 적당하게 압력을 조절하면 플라스마가 형성된다. 어떤 경우는 외부에서 전자기파를 반응실에 집어넣어 플라스마를 형성한다. 플라스마에 의해 형성되는 활성화 물질(radical)들이 웨이퍼 위의 제거할 물질과 반응한다. 이 반응의 생성물은 반드시 기체여야 된다. 이 기체를 진공 펌프로 반응실 밖으로 뽑아내면 드라이 에칭이 끝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플라스마 에칭 기술인 PR(photo resist, 감광액)을 제거하는 기술은 반응 가스로 산소(O2)를 쓴다. 이 과정을 일명 플라스마 애싱(plasma ashing)이라고도 부르는데, 플라스마 내에 있는 전자(e)가 산소 분자와 충돌하여 산소 활성화 물질을 만든다. 즉 e + O2 → 2O* + e. 이 산소 활성화 원자(O*)가 PR(유기물)을 태워 이산화탄소(CO2) 혹은 일산화탄소(CO) 기체와 수증기(H2O)를 만든다. PR 즉 감광액은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로 되어 있다. 마치 담배재와 같이 플라스마 아래에서 잔류하고 있는 감광막이 제거된다고 플라스마 애싱이라고 부르나 보다.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기체들은 진공 펌프에 의해 반응실에서 빠져나간다.
비슷하게 폴리실리콘이나 이산화 규소(SiO2) 박막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4불화 탄소(CF4) 가스를 쓰는데 플라스마에 의해 불소 활성화 물질(F*)이 생긴다. 이때의 화학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e + CF4 → CF3+ + F* + e. 이 활성화 물질이 웨이퍼 위의 박막과 반응하여 기체인 생성물을 만들고 진공 펌프로 밖으로 뽑아내어진다. 반응식은 각각 다음과 같다. Si + 4F* → SiF4(g), SiO2 + 4F* → SiF4(g) + O2(g). 알루미늄(aluminum)이나 구리(copper) 금속 박막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Cl2, BCl3, CCl4 등의 가스를 써서 플라스마에 의해 염소 활성화 물질(Cl*)을 형성하게 하여 이 활성화 물질이 제거할 금속과 반응하여 AlCl3(g) 등의 가스를 만든 후에 밖으로 뽑아낸다. 각 경우에 최종 생성물이 가스가 되는 반응 가스를 사전 실험을 통하여 찾아야 한다.
여기서 활성화 물질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는 영어로 래디컬(radical)이다. 이는 플라스마 내에서 전기 형태로 공급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전자와 이온들과 비탄성충돌을 통하여 에너지 상태가 높아진 원자들을 의미한다. 일반 원자들보다 에너지가 높아진 활성화된 원자들은 반응성이 높아 다른 원자와 훨씬 쉽게 반응한다. 래디컬(radical)은 화학용어로써, 기(基) 혹은 반응기라고 번역한다. 유리기(free radical)는 반응성이 높아 곧 다른 화학종과 반응하여 단명(短命, short-lived)하다. 수학 용어로 래디컬은 근(根, root)이라는 뜻도 있다. 사회적이나 역사적 의미로 래디컬은 ‘근본적인’이라는 뜻과 ‘급진적인’, ‘과격한’의 뜻이 있다. 래디컬이 명사(名詞)로 쓰이면 ‘급진주의자’, ‘과격파’라는 뜻이다. 래디컬은 기존 사회에 불만이 많아 사회 제도상으로 어떤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새로운 이론이나 술 등 약물에 의해 의식이 달라져서 과격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점에서 과격파는 플라스마 기술에서 말하는 활성화된 물질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플라스마 기술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더하기 과정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즉 박막 형성 과정에 플라스마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제조 중인 반도체 웨이퍼를 반응실에 넣고 진공 펌프로 공기를 뽑아낸 후 적절한 가스를 반응실에 불어넣어 웨이퍼 집게(holder)에 전원을 연결하여 플라스마를 형성하면 활성화된 물질들이 반응을 일으켜 고체 생성물을 형성하여 웨이퍼 위에 떨어지면 박막이 형성된다. 이는 마치 대기 중에서 하얀 눈이 형성되어 대지 위에 떨어지는 현상과 유사하다. 이 공정을 플라스마 촉진 화학 기상 증착(plasma enhanced chemical vapor deposition: PECVD)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반응생성물이 반드시 고체이어야 하고 적절한 속도로 반응실을 펌프로 뽑아내고 있다. 이산화실리콘(SiO2) 박막을 형성하기 위하여 기체 상태인 SiH4과 N2O을 반응실에 보내고 웨이퍼 위에 플라스마를 형성하면 플라스마 하에서 전자(e)가 N2O 분자와 비탄성충돌 하여 N2 분자와 산소 활성화 원자인 O*를 형성하고 이 O*가 다음 반응을 촉진한다.
SiH4(g) + 4N2O(g) → SiO2(s) + 4N2O(g) + 2H2O(g)
이때 반응생성물 중에서 SiO2는 고체 상태여서 웨이퍼 위에 쌓이게 되고 기체 상태인 N2O와 수증기(H2O)는 진공 펌프에 의해 빨려 나간다. 사전 실험을 통하여 고체 생성물을 만드는 기체 상태의 반응물을 찾아야 하고 반응실의 압력이나 펌프의 출력 등 최적의 공정 조건을 정하여야 한다. 알루미늄(Aluminum) 금속이 배선 재료로 쓰일 때, 알루미늄 박막을 형성하기 위하여 스퍼터(sputter)가 많이 쓰였다. 웨이퍼를 스퍼터 반응실에 장착한 후에 아르곤(Ar) 가스를 주입하여 플라스마를 띄우면 활성화된 Ar 원자가 알루미늄 금속 덩어리인 타깃(target)을 포격하여 알루미늄 증기(vapor)가 발생하여 반응실 공간에 떠다니게 된다. 웨이퍼 위에 안착한 알루미늄 증기가 Al 박막을 형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