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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강 Dec 15. 2024

F20. 조립 기술

 팹(FAB)에서 실리콘 웨이퍼 위에 MOS 트랜지스터를 형성하고 금속 배선을 완료하면, 절연체로써 칩(chip) 전체를 감싸고 나서 포토 공정과 에칭 공정을 통해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되는 패드(pad)를 만든다. 최종적으로 칩을 덮는 절연체는 보통 플라스마 촉진 화학기상증착(PECVD) 방법으로 저온에서 형성된 실리콘 질화막(silicon nitride)이다. 패드 에칭까지 마친 칩은 일단 팹에서 꺼내어(fab out), 제품 설계 과정에서 작성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전기적 특성이 맞는지를 검사하게 된다. 이 과정을 웨이퍼 테스트 혹은 웨이퍼 선별 테스트(wafer sort test)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양품으로 판명된 칩 위에 잉크로 동그라미를 쳐둔다. 한 실리콘 웨이퍼 위에 심은 온전한 칩의 총 숫자를 분모로 한 양품 칩의 수의 비율을 웨이퍼 수율이라고 하는데 보통 팹(fab)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웨이퍼 선별 테스트 후에 칩 불량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분석 즉 failure analysis를 실시한다.

    

 웨이퍼 선별 테스트를 마친 웨이퍼는 칩과 칩을 톱으로 절단하는 과정(sawing)을 거친 뒤에 어셈블리(assembly) 혹은 패키지(package) 공정으로 들어간다. 양품이라고 표시된 칩을 광학현미경으로 사람들이 일일이 골라내야 하므로 이 공정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이유로 그 옛날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은 태평양 건너 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외주를 주었다. 사람의 눈으로 양품을 구별해야 하는 공정은 오늘날 기계적 시각(machine vision) 기술이 개발되어 자동화되었다. 양품 칩을 다이(die)라고 부르는데, 양품 다이는 웨이퍼에서 픽업(pick up) 되어, 다이 본더(die bonder)라는 기계에서 금속붙이에 고정되고 와이어 본더에서 금 줄(gold wire)을 써서 패드(pad)와 패키지의 리드(lead)를 연결한다. 그리고 패키지 본체는 봉지재(封持材)라고 불리는 고분자 물질에 쌓이게 된다. 한때 이 고분자 화합물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반도체 업계가 고생한 적이 있다. 패키지의 형상도 변화가 있었다. 핀 수가 적을 때는 SIP(single in-line package) 형상으로 충분하였으나 I/O(input/output) 핀 수가 늘어나면서 DIP(double in-line package)가 대세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인라인(in-line)은 얼음 위가 아닌 맨땅에서 타는 인 라인 스케이트(in-line skate)라는 말에서 보이는 단어와 같다. 스케이트에서 바퀴가 한 줄로 있듯이 반도체 패키지의 핀이 일렬(一列)로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말을 쓰고 있는 것 같다. 그 뒤에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핀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핀 수가 많은 세라믹 패키지가 개발되기도 하고, 볼 모양 등 여러 가지 특수한 패키지가 소개되기도 하였다. 패키지가 끝난 반도체 칩은 최종 테스트(final test)를 거쳐 양품이 고객에게 인계된다.

     

 고객에게 인계되기 직전에 반도체 칩은 그 겉면에 그 제품의 회사 이름과 로고 그리고 제품명 등이 새겨진다. 옛날에는 도장으로 인쇄하였으나, 레이저 마커(laser marker) 기술이 개발된 뒤로는 글씨나 도면의 모양을 일일이 레이저로 쓰고 있다. 완전한 기계 자동화가 실현되었다. 그 반도체 칩을 인수한 고객은 최종 전자 제품에 그 칩을 적용하게 되는데, 보통 PCB(printed circuit board) 제조업체를 거친다. 보통 전자 제품의 PCB에 장착되는 반도체 칩의 집적으로 PCB의 크기가 대폭 줄어들었어도, 컴퓨터나 게임기 등 최종 제품에 반도체 칩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 결코 PCB를 이용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PCB 제조에 적용되는 기술은 반도체 칩 제조에 드는 공정에 비하면 쉽고 간단하지만, 다층 배선 기술이나 범프(bump) 제조 기술은 나름대로 특장이 존재한다.


 PCB는 반도체 제작 공정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다. 실리콘 웨이퍼 제작이 끝나면, 양품인지 테스트를 거치는데. 이때 푸로브 카드(probe card)라는 PCB를 준비해야 한다. 패키지가 끝난 후 최종 테스트를 위해서는 DUT(Device Under Test) 보드(board)라는 PCB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패키지 이후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가지 품질보증시험을 실시하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IM(Infant Mortality) test라고 초기 불량 제품을 걸러내고 85-85 test라고 85%의 습도 아래에서 85℃의 온도까지 올리는 과정에서 제품이 온전해야 하고, 수백 시간의 동안에도 제품의 성능이 변함없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PCB를 번인 보드(burn-in board)라고 부른다, 신뢰성 시험 과정 중에 성능 테스트를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번인 보드 제작에 나름대로 여러 가지 기술이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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