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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티스트 ‘Summer Soul’의 이야기

“취약함과 정체성, 그리고 자기 회복의 여정”

by 손익분기점

안녕하세요. 손익분기점.입니다.

우리의 취약함은 가면을 벗고 진정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용기 있는 고백입니다. 상처 입은 경험이야말로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고유한 색깔이며, 이를 숨기지 않고 마주할 때 비로소 외부 시선에서 해방된 견고한 자기 수용의 기반이 됩니다.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조건 없는 자기 사랑을 선언하는 첫걸음입니다.


자기 회복의 여정은 부서진 자아를 다시 맞추는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모아 더 단단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빚어냅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상처 입은 내면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나는 이대로 충분하다'는 가장 근본적인 진실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확신시킵니다.


오늘 소개할 아티스트는 아티스트 속 삶의 여정을 감각적인 음악으로 풀어내는 실력파 아티스트 ‘Summer Soul‘입니다.


지금 바로 아티스트 ’Summer Soul‘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Q : 먼저 채널 구독자분들께 근황과 함께 짧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새로운 싱글 트로피걸로 돌아온 썸머소울입니다! 인터뷰로 근황 전하는 건 오랜만인 것 같아요. 새로운 구독자분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에요. 데뷔한 지 벌써 7년이나 됐지만 썸머소울에 대해 아직도 열심히 알아가는 중입니다. 같이 알아가 보아요.



정규 앨범의 '서막'에 대한 질문


Q : 디지털 싱글 'Trophy Girl'은 다가올 정규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입니다. 이 곡이 정규 앨범의 서막으로서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A : 확신 아닐까 싶어요. 보통 정규 앨범이 다 준비되어 있는 상태에서 수록곡들을 하나씩 선발매하죠. 저는 완전 반대로 가고 있어요.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요. 무작정 만들고 있어요. 정규가 언제 완성될지도 언제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거죠. 그리고 만들던 트랙에 확신이 서는 순간 정규에 넣기로 마음먹고 마음이 가는 대로 선발매를 하고 있어요. 그 첫 곡이 트로피걸이었던 거죠. 꼭 퍼즐 맞추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오늘도 엄청 좋은 곡이 나왔어요. 그 곡도 정규가 나오기 전 선발매할 예정이에요. 선발매는 최대 3곡 정도로 스스로 제한해 두긴 했어요.



Q : 이전 작업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싱글과 정규 앨범 전반에서 써머소울 님이 새롭게 시도하거나 탐구하고자 한 음악적 방향성 혹은 정서적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 제가 처음 음악을 발매했을 때, 독학으로 기타 하나와 로직 프로그램으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기타의 튠도 안 맞았고 BPM을 켜고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몰랐어서 오직 귀로만 의지해서 음악을 만들었죠. 정말 놀랍게도 그 음악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어요. 제가 처음 꾸렸던 저의 공연 세션 멤버들은 제 노래를 공연하기 위해 귀 카피를 하는데 너무 엉터리라 “썸머야 너 취했을 때 만들었던 노래야?” 라며 농담을 던지곤 했는데 저는 그게 저의 단점이라 생각하고 7년 동안 열심히 완성도를 높였죠. 완성도가 높아진 후 깨달은 건, 사람들이 원하는 건 완성도가 아닌 진정성이었죠. 그래서 다시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됐어요. 음악의 완성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제 감각과 감정을 따라가는 것. 제 노래지만 저에게도 울리는 음악이 있고 전혀 감흥이 생기지 않는 음악들이 있더라구요.



Q : 정규 앨범은 '취약함, 정체성, 그리고 자기 회복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Trophy Girl'이 그 여정 중 어떤 감정이나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A : 딱 중간 단계가 아닐까 싶어요. 아주 애매한 상태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지금 그래요. 그래서 정규 앨범 초반 단계의 제 감정이랑 아주 비슷한 상태의 곡을 첫 발매로 꺼내든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제 무의식을 믿거든요. 지금 제 상태에서 정말 회복을 하고 성장을 할 수 있다면 마지막 트랙이 해피엔딩이 될 것이고 그게 안 된다면 마지막 트랙은 새드 엔딩일 거예요. 말 그대로 오픈 엔딩의 정규 앨범이 될 거예요. 앨범 작업 과정 그리고 제 감정의 흐름 자체가 앨범 그 자체가 되는 거죠. 그러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들은 제 정규 앨범이 완성되고 세상에 나올 때까지 관심을 끊을 수 없겠죠?



신곡 <Trophy Girl>의 콘셉트와 내면 심리


Q : 곡의 제목이자 핵심 콘셉트인 'Trophy Girl'은 '누군가의 자랑, 유리 진열장 속 완벽한 모형' 등 이중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써머소울 님은 이 초상을 통해 우리 시대의 어떤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나요?

A : 질문이 정말 뾰족한 것 같아요. 사실 앨범 자체에 내포하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생각하는 것들이죠. 앨범에서의 트로피걸은 한정되어 있는 범위이긴 하지만 어쩌면 지금 이 시대는 온통 트로피 인간들로 가득 찬 시대예요. 나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수록, 노골적일수록, 드러낼수록 관심을 얻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우리는. 특히 그것들이 더 근사하고 행복하고 과장될수록 더요. 우리는 정말 빛나는 게 뭔지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정말 행복한 게 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다룰 필요가 있어요. 꼭 전시해야만 행복일까요?



Q : "사랑받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동시에 모든 걸 망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잘 보여줍니다. '애정과 혐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이 여자의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 저는 거짓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가사 쓰는 것에 어려움이 있죠. “나는 내 이야기를 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여자인데 누가 이걸 픽션이라고 생각할까?” 이 부분을 극복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제 이야기를 하는 건 정말 부끄럽거든요. 그리고 저는 일기장도 누가 훔쳐볼까 봐 100% 솔직해지진 못하더라구요. 누군가가 내 일기장을 훔쳐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주 근사하게 쓸 때도 있고요. 아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순간 앞으로 나올 제 노래들은 다 제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거네요. 결국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력한 부분은 저의 감정에 더 솔직해지고 진실해지기였죠. 그렇게 가사를 한 줄 한 줄 써내려 갔습니다.



Q : 이 곡은 인물이 '스스로를 조금씩 소모하며 버텨온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티스트 본인 또는 주변에서 이러한 '자기 소모'의 감정을 포착한 경험이나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 꽤나 오랫동안 자기 소모가 제 안에 깊게 스며들어 인지도 못한 채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냥 나 자체로 존재하며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며 살아왔어요. 진짜 나는 누구지? 어떨 때는 그런 만들어진 모습으로 있는 게 훨씬 편안하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삶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진짜 내 모습은 사랑받을 수 없다고 스스로도 믿게 됐고 그렇게 믿게 되니 그렇게 행동하게 되더라구요. 저조차도 제 자신을 무시하고 있었으니까요. 한때는 사랑에 중독됐었어요. 내 진짜 모습을 없애면서까지 사랑을 갈구하던 날이 있었죠. 나를 그렇게 내팽개쳐 가면서도 누군가의 트로피가 되는 게 즐거웠어요. 그날들의 후유증은 길게 갔고 오래된 습관을 고치는 데엔 많은 시간과 힘이 들었어요. 그런 흔들림 속의 저를 떠나보내는 곡이에요.



Q : 'Trophy Girl'이 궁극적으로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자유를 갈구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표현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두 가지 상반된 욕망이 곡의 몽환적인 멜로디와 진솔한 가사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했나요?

A : 대부분의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주제 아닐까? 싶어요. 저도 지금 위스키 한 잔 들이켜서 과감하게 하는 말이지만 여자는 아주 옛날부터 변화를 갈망하는 동물이었대요. 그래서 지루한 건 질색이지만 정말 사랑하는 한 사람이 나타나면 그 지루함을 무릅쓰고 뜨개질 같은 따분한 행위를 참고할 수 있는 거래요. 여자로서 질투 나는 대상이 하나 있다면 저는 새로운 여자예요. 저도 누군가에게 새롭고 신선한 여자겠지만 저한테는 그건 아무 상관이 없죠. 여자는 한 사람과의 깊은 교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열정적인 사랑을 갈망해요. 언제까지나 신선하고 싶다는 환상을 갈망하죠. 그게 한 사람과의 사랑으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자유를 갈구하게 되는 본능이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불안하고 불완전한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녹였어요.

Summer Soul - Trophy Girl Official M/V


음악 스타일 및 작업 과정 질문


Q : 이번 싱글의 장르를 Alternative Rock/R&B로 소개하셨습니다. 이 독특한 조합이 'Trophy Girl'이라는 콘셉트와 어떻게 만나 곡의 강렬함을 더했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A :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지만 질문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너무 감동이네요. 제가 분류해 놓은 장르까지 이렇게 파고드실지는 몰랐습니다. 저는 항상 제 장르를 분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제가 하는 음악이 크게 R&B로밖에 분류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R&B는 제가 하는 음악이 아니에요. 그런데 다른 선택권이 없어 항상 거기에 분류할 수밖에 없었죠 너무 서럽습니다. 저는 어디에도 낄 수 없는 Alternative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외롭긴 하지만 Alternative의 단어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기도 저기도 아닌 Alternative에 껴 있는 음악들을 정말 사랑해요. 뭔가 별나거든요. 그런 음악을 즐겨 들어서인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그곳으로 항해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움들이 모여 Trophy Girl 이 탄생했습니다.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Q : 'Trophy Girl'이 다가올 정규 앨범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곡이라고 하셨는데, 이 곡의 사운드나 분위기가 정규 앨범 전체의 정서와 어떻게 이어지거나 대비를 이룰 예정인가요?

A : 정규가 아티스트 커리어의 정점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부터 저에게 정규 앨범이라는 건 아티스트 그 자체여야 한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리고 때가 온 거죠. 솔직해질 때가, 그리고 나를 내세울 수 있을 때가. 한 여자의 긴 서사 그 시작쯤에 있는 곡이에요. 트로피걸의 딥하고 진한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녹아 있을 예정이에요. 그러다 트로피걸의 음악이 확 대비되게 느껴지는 곡들이 등장하면서 캐릭터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캐릭터가 갇혀 있던 울타리를 부수고 나오길 기도할 거예요.


Q : 이 곡을 통해 청취자들이 가장 깊이 공감하거나 새롭게 발견해 주기를 바라는 써머소울 님만의 정체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 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느끼는 감정이 뭔지를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조차도 그게 쉽지 않았구요. 감정을 숨기는 데에 익숙해서 까먹어 버리거나 그다지 본인에게 애정이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좀 열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러길 바라요. “좀 별나도 괜찮아”가 아니라 “난 좀 별나, 그냥 그렇다고”에 가까운 곡이거든요. 그리고 저 되게 별납니다. 좀 삐뚤해요.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 때가 정말 많구요. 스스로를 파괴하고 싶을 때도 많고 또 꽤 괜찮을 때도 많아요. 그냥 그렇답니다.



현재와 미래



Q : 오랜 시간 꾸준히 활동해 오셨습니다. 뮤지션으로서, 또 한 명의 사람으로서 변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가치와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 진정성 그리고 감정을 깊게 바라보는 태도예요. 지금처럼 음악이든 관계든 진짜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짜 인생은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거든요. 지금처럼 마음이 가는 대로 할 수 있게 스스로를 깊게 지지할 거예요. 요즘엔 영화 음악에 관심이 많이 가요. 60년대 영화 음악도 많이 듣고 classic 장르의 영화 음악도 많이 들어요.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있어요.



Q : 마지막으로, 써머소울(Summer Soul)님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팬들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사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올 겨울바람이 칼날처럼 매섭습니다. 따듯하게 몸 잘 챙기시고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금방 또 뵙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밤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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