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는 울산에 있는 게 아니었어?"
속초에서 만난 울산바위를 보며 내가 한 말이었다.
금강산에서 멋진 바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가 금강산으로 출발한다.
열심히 걸어가던 울산바위는 경연대회날까지 금강산에 도착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울산바위는 속초와 고성 사이에 있는 설악산에 눌러앉게 되었다.
따흐흑 ㅠ.ㅠ 울산바위의 옛날 옛적이야기다.
내가 이곳에 도착한 날은 비가 많이 내렸다.
다음날까지 비 예보가 되어 있어서 '이번에는 울산바위를 못 보고 가겠구나' 싶었다.
아침이 되었다. 눈을 떠보니 기상청의 예보는 기똥차게 빗나갔다. 비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울산바위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연신 '좋다. 좋다.' 이 말만 나올 뿐 다른 감탄사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 내 뒤에 있던 남자(50세는 훌쩍 넘으신 듯 보였음)의 한마디에 눈물이 울컥했다.
"여기 너무 좋다. 여기 있는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네."
나도 참 복 받은 사람이었다.
이 풍경을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말이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가지 못하고 여기에 눌러앉게 되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고맙다! 설악산 울산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