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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수 뒤로 좌측담장 넘어갑니다

2025 프로야구가 돌아왔다!

by Rosary

올해처럼 야구가 빨리 돌아온 것처럼 느껴진 해는 없었다. 이렇다 할 거물급 선수 이적이 없었던 지루한 스토브리그, 계엄령 이슈로 뒤덮어버린 겨울, 개인적인 일상의 변화 등등… 야구에 관심을 기울일만한 여유가 없어서인지 2월의 강추위로 봄이 오긴 올까 싶었던 날들이 훌쩍 지나고 시범경기 몇 경기 보고 나니 어느새 정규리그 개막일이 돌아왔다.


42경기가 치뤄진 시범경기 관중 32만 명 동원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올시즌도 야구흥행에 대한 전망은 쾌청하기만 하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불경기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야구의 인기만은 고공행진 중이다. 경기 시간 직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어슬렁어슬렁 입장하던 시절은 뒤로 하고 시범경기 예매전쟁이라는 기현상을 목격하니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비 오는 날과 미세먼지가 많아진 기상이변으로 인해 여느 해보다 서둘러 개막한 KBO 첫 주말 이틀 동안 전 구장 10경기가 모두 매진되면서 21만 9천9백 명이 입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예년에도 인터넷 예매경쟁이 만만치 않아서 인기 없는 매치업(?) 경기에 현장판매로 입장하던 여유는 이제 추억 속에 묻어두고 TV 중계로 만족해야 할 시즌이 될 것 같다.


펑펑 홈런이 터지는 다른 팀들을 부러워하면서 답답한 타선으로 속이 터져버릴 것만 같던 시범경기를 보면서 퓨처스를 폭격했다던 문정빈과 올시즌은 제발 재능이 만개하길 바라고 또 바라는 송찬의 타격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즌 개막을 기다렸다. 개막전 상대는 그들만의 명승부(?)를 쏟아내는 엘롯라시코.

0322.jpg 3월 22일, 23일 이틀 연속 홈런의 주인공 문보경 선수

전년 성적으로 상위 5개 팀이 홈개막전을 할 수 있는 까닭에 최근 몇 년 동안 잠실 개막전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마당에 엘롯기의 한 축을 차지하는 롯데와의 경기는 개막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개막 주말 두 경기는 12:2와 10:2 대승을 거두며 다소 허무하지만 기분 좋게 시작하였다.


2경기 동안 잠실에서 무려 7 홈런을 날리면서 낯선 거포군단의 위용을 과시하는데 이 팀이 내가 아는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시범경기에서 기대를 걸었던 문정빈, 송찬의와, 문보경, 오지환, 박동원, 오스틴까지 좌측 담장과 우측 담장을 정신없이 넘겨버리고 선발 치리노스와 손주영이 호투를 펼치면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LG가 잘하기도 했지만 롯데가 부진하기도 했고, 운도 LG에 기울다 보니 롯데팬 입장에선 시즌 전망이 영 좋지 못했겠지만 시즌은 길고, 전망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이 야구 보는 재미 아니겠는가.

0323_p.jpg 3월 23일 선발투수로 나와서 7이닝 1피안타 호투한 손주영 선수

출발을 산뜻하게 하고 맞이하는 다음 상대는 막강한 투수진 완성으로 올시즌 파란을 예고한 한화 이글스 상대로도 잠실 좌측담장과 우측담장을 넘길 수 있을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이미지 출처.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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