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하루의 박자에 맞춰

다시, 하루의 박자에 맞춰

by Everett Glenn Shin

아침이 다시 하루의 시작이 되었다.
병원에 있을 땐 시간의 감각이 흐릿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고, 졸리면 잠을 자는 것이 하루의 전부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내가 스스로 하루를 만들어야 했다.
알람을 맞춰 일어난 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 뒤 커피 한 잔을 즐기며 글을 썼다.

단조로운 동작들이 내 몸에 ‘리듬’을 만들어주었다.

처음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어도 피곤했다.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마음은 어딘가 늘 반 박자 늦게 따라왔다.
그래도 하루를 조금씩 채워 넣다 보니, 시간은 다시 ‘살아 있는 것’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면 공기가 바뀌었고, 그 변화가 하루의 경계를 알려주었다.

하루 동안의 생각을 한 줄씩 적으며 내 안의 고요를 다듬었다.
글을 쓰는 동안엔 시간의 속도가 느려지고,
느려진 그 사이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났다.

저녁이 되면 피로가 밀려왔지만, 그 피로조차도 반가웠다.
몸이 다시 하루를 보냈다는 증거였으니까.
병원에서는 생존을 위해 ‘버티는 하루’였다면, 지금은 ‘살아가는 하루’였다.
작은 일상의 루틴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회복하고 있었다.
‘걷고, 먹고, 쓰고, 웃는 것’ 그 모든 게 다시 나의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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