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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럽맹 Apr 14. 2023

04. 인정받고 싶었던 나

해내고 싶은 욕망

학교를 다닐 때 학생회를 했다.

작은 학교에서 무슨 발자취라도 남기려는 의도였을까?

그냥 뭐라도 해야 했다.


사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나는 주변에 4년제 친구들이 많아 스스로 열등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래서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학회장이라는 타이틀이라도 있으면 다른 사들이 인정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모든 감투는 잘하면 본전, 못 하면 욕 한 바가지다.

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신이 나게 학교 일을 했다.


학회장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OT, MT, 체육대회, 축제 등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차도 없이 발품을 팔며 많이 돌아다니며 경험을 했다. 그냥 좋았다.


내가 무언가를 책임지고 하는 게 좋았고,

내가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힘든 일도 많이 있었다.


MT때의 일이다.

제대로 하고 싶었다.

360명의 학생들을 이끌고 싶었다.

철저하게 사전 조사를 하고 행사 관련 사람들과 함께 숙소, 식사, 행사, 캠프파이어 등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저녁까지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학생들만 있는 과이다 보니 숙소로 잡은 건물의 한 층을 빌렸고, 지켜야 했다.

그 건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게 아니라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MT를 즐기러 왔기 때문에 학생회였던 나는 계단 앞에 앉아 학생들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지켰다.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베란다를 통해 다른 남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다행이지 않은가 소통만 했으니

몸으로 대화를 나누었다면 진짜 큰일이 났을 텐데 말이다.


밤새 제대로 잠을 자기도 못하고, 의자에서 졸던 나는 고양이 세수를 하고 눈곱만 떼고 아침에 학생들과 교수님의 식사를 챙기기 위해 나갔다.


지금은 교권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그 시절에는 아무리 작은 대학교라고 하더라도 교수님들의 입김에 왔다 갔다 하는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권위를 하늘을 치솟았다.

그래서 대접해 드려야 했다.


행사 책임자들과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교수님과 학생들을 분리시켜 제대로 식사를 챙겨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특별식을 만들어서 제대로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게 그 계약의 최우선의 옵션이었다.


식당을 내려가서 보니 우글우글 학생들 사이에서 교수님들께서 식사를 하고 계시는 게 눈에 띄었다. 심지어 뷔페식.


나는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행사 책임자를 찾았다.

그리고 소리쳤다.


"뭐 하는 짓이에요?"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그는 되려 나에게


"이런 싸가지 없는 것을 봤나,

네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런 말을 해?

젠장! 안 해! 네가 행사 알아서 다해!"

라면 뒤돌아 가버렸다.


당연하다 나도 잘못이 있다.

감정조절에 실패해 나보다 나이도 한 참 많은 사람에게 "짓"이라는 표현을 했다.


기대고 싶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나를 이해해 줄 사람도 나를 위로해 줄 사람도 없었다.

눈물을 꾹 참으며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을 가는 길에 누군가를 만나도 웃으면서 아침식사 잘하라고 이야기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핸드폰으로 단축키를 눌렀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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