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링링 Mar 19. 2024

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

그건 침묵이야.

- 말이 너무 많아. 그건 큰 문제야.

- 말이 많으면 흠이 많고 만만해 보여.


"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정당하다고 생각하면 한 번만 말해요. 그걸로 충분해요. "

나에게 와서 자신의 정당함을 다시 말하려고 하는 직원의 말을 나는 잘라냈다. 그러나 직원은 다시 내게 말하려고 시도했다.

 " 지금 본인의 문제는 말을 너무 많이 한 거예요. 가만히 있어요. 그 정당함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까지. "

 그러나 직원은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여기저기 자신의 정당함을 이야기하고 다녔다. 문제는 더 커졌다. 사람들이 그 직원에 말을 좋게 듣지 못한 이유는 그 직원이 너무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많은 말은 오히려 신뢰를 떨어 뜨린다.

계속 떠들고 이야기하는 건 뭔가  찔리는 게 있기 때문에 요란히 떠드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말이 많으면 사람이 만만하게 보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했던가  말이 많은 사람이 더 실력이 없어 보이고 낮게 보인다.

 가볍게 보이지 않고 진중하게 보이기 원한다면 가장 먼저 침묵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말에 무게를 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다.


 내가 함부로 말하지 않는 건 말에 책임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가  말에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걸 알기에 나는 책임의 무게로 인하여 쉽게 입을 열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말을 하다가고 순간 멈춘다.

 " 이 말 내가 책임질 수 있나? "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망설이게 된다. 그렇게 말을 조심하다 보면 생각도 조심하게 된다. 함부로 생각할 수 없게 되고 함부로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쉽게 남의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건 말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서서히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침묵하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그리고 한마디 말에 조금씩 무게를 담게 되었다. 이것이 말의 무게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도 가볍고, 판단도 쉽고 빠르고 책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이 만만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한 사람도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인사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 회사는 말한다.

 " 저 사람 안돼! 말이 너무 많아. "

 

 그 말은 저 사람 말에 무게와 책임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책임 없는 말은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더 이상 그 사람을 그대로 믿을 수 없게 돼 버린다.
말의 무게는 책임을 실을 때 비로소 생겨 난다.

 

 우리는 유능하고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신뢰하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의 말은 많은 말을 하거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침묵할 줄 알고, 말에 무게가 담긴 이들의 말을 더 귀 기울여 듣는다.

 뛰어난 언변과 말재간도 오랜 시간 회사에서 부딪치다 보면 서서히 그 속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결국은 사람들은 그 속에 있는 깊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깊이나 무게는 겉으로 알아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말의 실수가 적고 조심하는 사람들을 서서히 찾기 시작한다.

 "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있던가! 아니면 알아보던가! "라고 이를 악 물고 말하는 직원의 속 마음은 그렇게 책임지지 못하는 말로 얼렁뚱땅 넘기고 내 말을 흘러 넘기지 말고, 같이 하는 이 일과 나와의 관계에 책임을 져 달라는 뜻이다. 그건 서로 간의 신뢰의 문제다. 그 신뢰가 있어야  협업을 할 수 있는 거다. 회사는 결국 협업을 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재간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도 가벼운 관계나 하루, 이틀 보는 사이라면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장기전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뛰어난 화술과 언변에 혹할지 모르나 서서히 그 속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침묵하는 자는 그 속을 알기 어렵다. 그리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심하게 되는 거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운 거다. 밑 천이 다 드러난 사람은 더 이상 조심할 게 없으나 침묵으로 자신을 지키고 감춘 자는 아직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게 한 실수가 적고,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거다.

 


 말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침묵을 배워야 하고, 누군가에게 함부로 대함을 받고 싶지 않는다면 참고 침묵하는 걸 익혀야 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나친 말보다 침묵을 익혀야 한다.

 침묵은 내 말의 무게와 신뢰를 지키고 날 조심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나의 방패가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몇 번 해 본거야? 안 해 봤잖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