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가 필요할 땐 카페를 갑니다
귀로 듣는 드라마들,
가끔 생각할 힘조차 없을 때,
혼자 카페에 가서 멍 - 하니 있는다.
책 한 권은 (멋으로)
떡하니 펴놓고
글자 대신 허공을 읽는다.
그렇게 멍 때리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말이 하나씩 하나씩 들려온다.
“아니, 글쎄 우리 00 이가 말이야. 이번에 시험을 봤는데…”
이름 모를 어머니의 자식 자랑부터
“회사 생활 이래도 되는 거야? 나 진짜 00 대리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 죽겠어, 정말”
어느 직장인의 한탄까지.
카페 한가운데 앉은 나는
여러 사람 인생 드라마의 의도치 않은(어쩌면 의도가 다분한), 청취자가 된다.
우리는 드라마를 쓰고 있다.
각자만의 삶에서 치열하게, 한 편 한 편 찍어나가고 있다.
그렇게 한참 - 동안의
청취를 끝내고 나면
다시 펴져 있는 책을 바라본다.
’ 내 드라마, 꽤 순탄한 전개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