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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삼 Jun 26. 2024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라고? 내가?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매주 2편씩 글을 쓰다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 글태기를 보내고 있을 무렵, 새로운 알림이 왔다.


글태기에 빠질 시간 없어! 라는 채찍..?


 스토리 크리에이터라고? 내가? 그게 뭐지?


내 브런치 스토리에 못 보던 마크가 붙어있었다.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이건 마치 블로그로 따지자면 인플루언서 같은 건가 보다.

뭔지는 알겠는데 내가 왜 선정됐는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도 가족분야라니. 아마 나와 가장 거리가 먼 단어가 있다면 가족이 아닐까? 아, 이렇게 말하면 나를 오해할 분이 생길 수도 있겠다.


나도 물론 가족이 있다. 단지 성장과정이 단란하고, 화목하지 못했을 뿐.

가족 식사시간에 "우리 그때 스키장 갔을 때 있잖아~"라고 시작하는 엄마의 말씀에 "언제? 우리 언제 스키장 갔는데?"라고 대답했더니 "어머, 넌 그때 없었나? 우리 가족끼리 갔었잖아"라는 대답이 돌아올 정도라면, 내가 얼마나 마이웨이 아웃사이더였는지 설명이 되려나. 그때 나에게는 가족 <친구였다.


아마 가족이 나에게 있어 점점 커지고 소중해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가족의 탄생과 가족의 해체라는 수순을 밟으면서가 아니었을까? 맞다. 바로 이혼을 하고 아이와 친정에 들어오면서. 내가 책임져야 할 나의 가장 큰 관심사, 아이라는 존재와 그 아이를 돌봐주는 부모님과 형제라는 존재가 나에게 잠들어있던 가족애를 샘솟게 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철저히 이기적이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내 아이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이래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는 건가 보다 한다. 내 사랑은 지독히 일방향이라서.


15년 전 학생일 때와 같이 여전히 부모님의 속을 썩이며 예쁜 말조차 하지 못하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방해하고 있는 내가 가족분야 크리에이터라니 의아하지만 꼭 가족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것만이 크리에이터의 역할은 아니니까, 라며 애써 생각해 본다.





가족

참으로 어려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 가족의 정의란 이러하다.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없이 시작되어 내 인생 전반에 가장 어마무시하고 강력하고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죽도록 사랑하지만 그만큼 미워지기도 하는 것. 만약에 잘된다면 배 아파하지 않고 진심 100%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존재. 어떤 가족은 그 자체로 구렁텅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최소한의 울타리.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는 좀 더 넓게 확장됐다. 사랑과 책임감을 가르쳐준 존재로.



가족이 없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강아지를 키우더라도 내 가족인 거니까. 내 마음을 주고 생각만으로도 든든한 의지가 되는 존재라면 뭐든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꼭 피와 법적으로 묶인 존재만이 가족이라는 건 너무 편협한 생각이니까. 또 살아가면서 가족의 구성원이 바뀌기도 하니까.


“가됵? 가됵이 머야? “라는 아이의 질문에 나의 엄마, 즉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었다.

“한 집에 같이 살면 가족이야”


우리는 지금 가족이다가 내가 독립하면 따로 사니까 가족이 아니게 되는 건가? 푸하하. 실없는 생각.


개개인에게 가족이 의미하는 바는 천차만별일 거다. (각자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가 궁금해요!)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라는 것은 나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며 글을 쓰는 계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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