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엔 가지 말래요_제주여행 네 번째 이야기
3ways와 두 번째 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요리를 못한다는 사실이에요.ㅎㅎ 그것도 물을 맞춰야 하는 요리는 아마도 당분간 계속 못할 예정인가 봐요.
문경으로 여행을 갔을 때, 술이 얼큰하게 오른 밤. 제가 미리 사갔던 밀키트로 국물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저는 분명히 시킨 대로 했을 뿐인데 물이 너무너무 많은 거 아니겠어요? 국물 떡볶이가 아니라 떡볶이 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국물에 밍밍한 맛이 돌아서 못쓰겠더라고요.ㅎㅎㅎ 그럼에도 우리 지금사진 작가님은 맛있다며 잘 드셔주었고, 팩폭을 무참히 날리는 지노그림 작가님은 물이 너무 많다며 드시기를 거부하셨죠.ㅋㅋㅋㅋ
이번 제주 여행에서는 그때의 그 떡볶이 요리가 실수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또 술이 얼큰하게 취한 밤에 이번에는 해물라면을 끓이기 시작했어요. 해산물을 먹다 남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라면을 2개 끓였는데... 분명히 레시피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번에도 물이 한강이었습니다.ㅠㅠㅠㅠ 난감한 저의 표정을 읽은 지금사진 작가님은 냄비를 가져오기도 전에 허허 웃고 계셨죠.
알고 봤더니 라면을 두 개 끓일 때는 레시피에 적힌 것보다 약간 적은 양의 물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또 망했습니다. 저보고 앞으로는 주방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더라고요.ㅎㅎㅎ
그런데 여러분, 혹시 요리할 때 우리 모두 눈대중으로 대충 하지 않나요? 정확하게 계량기로 물의 양을 재고, 스톱워치를 꺼내 시간을 재는 분이 있을까요? 저와 지금사진 작가님은 100% 문과생입니다. 저희는 음식은 손맛이라고 믿어요.ㅋㅋㅋ 그런데 우리 지노그림 작가님은 정확하게 양을 계량해서 넣고, 스톱워치를 꺼내어 요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맛있었습니다... (글 쓰면서도 느끼는 의문의 1패...ㅋㅋㅋ)
아무튼 앞으로 3ways가 여행하며 제가 주방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또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요리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한식은 또 자신 있다고 자부하는 저입니다.ㅎㅎㅎ 1월에 떠나는 국내여행에서는 어떤 요리를 만들어주어야 할지 벌써부터 심오하게 고민이 되네요. (생각나는 것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제가 요리를 잘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요리에 성공하는 그날까지, 저의 요리 도전은 계속됩니다. : )